크리스틴 스튜어트가 모든 1990년대 남자 배우들을 능가하는 패션 센스를 선보였다. 이번 계절 옷을 잘 입고 싶다면, 여기 그를 참고할 것.

1990년대에 할리우드에서 가장 스타일리시한 남자들은 고급 레이어링의 달인이었다. 1993년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에서 키아누 리브스가 만다린 칼라 셔츠 위에 토프색 수트 재킷을 걸치고 그 위에 가죽 재킷을 끼워 넣었던 모습을 떠올려보거나, 커트 코베인이 구겨진 플로럴 버튼다운 셔츠와 그래픽 티셔츠 위에 치타 프린트 퍼 코트를 겹쳐 입었던 모습을 생각해보라. 물론 지금도 로에베와 에크하우스 라타의 최근 런웨이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남성복에는 뛰어난 레이어링이 꽤 흔하게 하게 존재한다. 그러나 90년대 스타들이 보여주던 그 자연스러움과 무심함은 2025년에는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물론 예외가 있다. 바로 이번 주, 맨해튼의 바워리 호텔에서,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두 개의 멋진 남성복 재킷, 헐렁한 가죽 피코트와 검은 지퍼 윈드브레이커를 겹쳐 입고, 흰색 티셔츠, 플리츠 카키 팬츠, 블랙 하이톱 스니커즈로 마무리한 채 걸어나오며 그 시대 특유의 여유를 포착해냈을 때다.
그 룩 자체는 따라 하기 꽤 쉽다. 지금 당장 당신의 옷장에도 이 아이템들의 변형 버전이 있을 확률이 높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지난 세기의 할리우드 훈남들이 보여주던 그 고전적이고 여유로운 스웨거를 똑같이 꾸밈없이 표현해내는 것이야말로 전체적인 앙상블을 완성시키는 요소다.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이런 부분에서 선천적으로 강점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늘날 남성들이 우디 해럴슨과 키아누 리브스 특유의 데님 차림, 가죽 차림의 그 느긋한 루시네스를 따라 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그런 스타일은 결국 당신에게 진짜로 어울려야 한다. 때때로, 포기하지 않는 어떤 ‘기이한 고집’이 그런 순간을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스튜어트는 하이힐 신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수년에 걸쳐 그녀는 포멀 스니커 스타일을 완성했다. 칸 영화제가 ‘플랫 금지’ 규칙을 깬 다음 해, 런던에서 열린 프리미어에서 바닥을 끌 만큼 긴 톰 브라운 가운과 나이키 코르테즈를 매치한 적도 있다. 그녀는 또 항상 새롭다. 남성복, 여성복, 그리고 그 중간에 있는 모든 것들을 즐기기 때문이다.

그 발언에 걸맞게, 지난밤 행사에서 스튜어트는 공항 갈 때 입을 법한 90년대 훈남 패션에서 벗어나, 칼빈 클라인 롱존, 화이트 브리프, 그리고 탱크톱으로 구성된 모노크롬 레이어드 룩을 선보였다. 그녀는 그 약간 ‘모르몬교 풍’의 베이스 위에 먹색 블레이저와 매칭되는 스틸레토를 걸쳐, 전날 밤의 투박한 룩과 같은 느긋한 멋을 어떻게 구현해냈다. 인디와이어에 따르면, 매버릭 상을 받기 위해 연단에 오른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이렇게 농담을 던졌다고. “Hey, guys, I got some Chapstick. I’m not thirsty. Let’s fucking do this.” 해석은 자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