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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호이어 까레라 찬 스트리트웨어의 대부 히로시 후지와라

2025.12.11.조서형, Eileen Cartter

스트리트웨어의 교황이 스위스 시계 브랜드 태크 호이어와 협업해 자신의 비전을 담아냈다.

스트리트웨어의 개척자 후지와라 히로시는 종종 마이애미에서 시간을 보낸다. 이곳 해안의 고요함이 그와 잘 맞는 것처럼 보였다. “좋은 해변이네요.” 도쿄 기반의 디자이너는 지난주 발코니가 있는 호텔 회의실에서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조용히 웃었다.

후지와라는 태그 호이어와의 세 번째 협업작인 까레라 크로노그래프 x 프라그먼트 리미티드 에디션을 공개하기 위해 이 도시에 왔다. 이 새로운 시계는 전형적인 후지와라 스타일로 플래그십 모터스포츠 디자인을 그래픽적이고 미니멀하게 재해석했다. 매트 블랙 오팔린 다이얼, 대비되는 화이트 베젤, 실버 “비즈-오브-라이스” 브레이슬릿, 그리고 데이트 창에 아주 작은 번개 모양까지. 약 10,000달러 수준의 가격으로 500피스 한정 제작된 이 시계는 지난 수요일 출시와 동시에 거의 그날 오후까지 매진되었다.

후지와라가 처음 이 브랜드와 협업한 것은 2018년이었다. 그때도 그는 브랜드의 전형적인 레이싱 크로노그래프인 까레라를 기반으로 한 작품을 발표했다. 그때 그는 “두 개의 시계를 만들 계약이 있었기 때문에 그걸로 끝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세 번째 시계에 대한 제안을 보았을 때, 그는 단순한 이유로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이 시계가 아름답기 때문이죠.”라고 그는 말했다.

새로운 디자인은 약 일주일 만에 완성되었다. “저는 디자인 작업이 정말 빨라요.” 그는 인정했다. 협업이야말로 후지와라의 주력 매체이기 때문에, 이런 시너지 기반의 과정은 그에게 매우 자연스럽다. 하지만 브랜드 파트너십 안에서 창의성을 발휘하는 데 있어 “패션은 더 자유로워요.”라고 그는 말한다. 그러나 시계는 “바꿀 수 있는 게 아주 조금 뿐이에요. 세 번이나 해봤으니 이제는 무엇이 가능하고 무엇이 불가능한지 알아요. 하지만 이런 작고 아주 작은 틀 안에서 디자인하는 걸 정말 즐기고 있어요.” 그는 덧붙였다. 이런 제한된 영역은 “스니커즈 디자인과도 비슷하다”고.

어려운 점은 전체 과정에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마치 원격 체스를 두는 것처럼, 브랜드는 협력자가 검토할 완벽한 프로토타입을 보낼 때까지 수많은 수정을 거친다. 이런 긴 대기 과정 때문에, 후지와라는 “좋은 시계 협업을 할 수 있는 창의적인 디자이너가 많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운동선수나 팝스타와 협업하는 게 더 쉬울 거예요. 시계에서 할 수 있는 건 아주 작은 변화뿐이니까요. 색을 바꾼다든지 그런 정도.”

후지와라는 개인적으로는 번쩍번쩍한 새 시계보다 빈티지, 아카이브 시계를 더 좋아한다. 이번 까레라에서도 자신의 고유한 심플하고 선명한 디자인 철학을 유지했다. 그는 이 시계가 “블링블링한 패션 시계가 아니다. 훨씬 더 단순하고 헤리티지적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이런 미니멀한 시계를 마이애미 아트 위크처럼 화려한 행사에서 공개하는 건 다소 우스워 보였다. 행사 기간 동안 마이애미는 과시적인 컬렉터, 화려한 파티, 그리고 내가 이전에 본 적 없는 수의 사이버트럭으로 북적였다. 실제로 우리의 대화 몇 시간 뒤, 후지와라와 태그 호이어팀은 윈우드의 한 일본 퓨전 레스토랑에서 늦은 저녁 식사를 함께하게 되었고, 브랜드 앰배서더 알렉산드라 다다리오를 포함한 글래머러스한 인파 속에서 꼬리살 우동과 크림치즈가 들어간 꽈리고추를 즐겼다.

하지만 어쩌면 이 모든 상황이 그리 어울리지 않는 것도 아니었을지 모른다. “아트 바젤에서는 아주 작은 것들도 볼 수 있어요.”라고 후지와라는 말했다. 그는 손목의 까레라를 들어 보이며 농담했다. “아마 이걸 바나나처럼 캔버스에 테이프로 붙여놓을 수도 있겠죠.”

마이애미 비치 에디션 호텔에서 열린 위블로 빅뱅 20주년 파티에서 공연하고 있는 50센트. Hublot
커스텀 빅뱅 스트리트 아트 MECA-10을 착용한 50센트 Hublot

물론 마이애미 아트 위크 기간 동안 사우스비치에서 화려한 시간을 보낸 LVMH 소속 스위스 시계 브랜드는 태그 호이어만이 아니었다. 목요일 저녁에는 위블로가 빅뱅 20주년을 기념하는 대형 파티를 열었다. VIP 게스트들은 에디션 호텔 지하 클럽에 모여, 이번 주 넷플릭스의 새로운 디디 다큐멘터리를 총괄 제작한 것으로 화제가 된 50센트의 공연을 관람했다.

이날 50센트는 영화에서 자기 캐릭터를 기념해 만든 열대색 스플래터 페인트 디자인의 커스텀 빅뱅을 착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히트곡 몇 곡을 선보였다. 그중에는 2005년의 히트곡 ‘Candy Shop’도 있었다. 이는 위블로의 플래그십 시계처럼 올해로 20주년을 맞는다. 정말 달콤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