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독서의 계절 하면 가을을 떠올리지만, 겨울에 책을 읽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연구는 적지 않다. 따뜻한 담요, 손에 감기는 머그잔, 잔잔한 음악 속에서 시작하는 독서. 이 감각이 단순한 분위기 연출이 아니라는 점이 흥미롭다. 겨울 독서에는 실제로 과학적 근거가 있다. 이제 그 이유를 차례로 살펴보자.

계절성 우울증 감소
일조량 감소로 세로토닌 분비가 줄고, 생체리듬이 흐트러지면서 계절성 정서장애가 더 쉽게 나타나는 겨울. 이런 시기에 독서를 하는 것이 충분한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글래스고대 크리스토퍼 윌리엄스 교수 연구에서처럼 자가 독서 기반 치료 프로그램이 일부 우울증 환자에게 일반 치료보다 큰 개선을 보였다는 결과도 있다. 독서는 뇌의 주의를 한곳으로 모으고, 감정과 사고를 천천히 정리하게 만든다. 상상력과 해석 능력이 작동하면서 전전두엽이 깨어나고, 스트레스 반응은 잦아든다.
뇌의 회복
독서는 뇌를 가볍게 쓰도록 한다. 영상이나 게임처럼 즉각적인 자극을 주는 것이 아니라 균일한 자극과 느린 사고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 상태가 뇌의 긴장을 푸는 데 효과적이다. 서식스 대학교 연구팀은 단 6분의 독서가 스트레스를 최대 68% 감소시킨다고 보고했다. 음악(61%), 따뜻한 음료(54%), 산책(42%)보다 높은 수치다. 연구를 진행한 데이비드 루이스 박사는 독서를 “상상력을 작동시키는 적극적 이완”이라고 설명했다.
기분의 속도 재조정
겨울에는 감정의 속도가 들쭉날쭉해지기 쉽다. 체온과 체력이 떨어지면 사소한 일에도 마음이 과하게 요동치거나, 반대로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순간이 온다. 독서는 이 진폭을 줄여준다. 한 줄씩 따라가며 정보를 해석하고 감정을 조직하는 과정에서, 뇌는 자연스럽게 안정된 리듬을 회복한다. 미국 국립 정신 건강 연구소가 강조하는 주의 전환 기반 정서 조절 방식과도 맞닿아 있다. 책 속 세계에 몰입하는 동안 편도체의 흥분이 잠잠해지고, 현재의 불안에서 잠시 떨어져 균형을 되찾는다.
겨울 독서에 필요한 아이템
담요
일본 영화에 나오는 코타츠 감성을 살려 테이블과 전기매트, 무릎담요 조합을 만들어보자. 테이블 아래에 다리를 넣는 순간 피로가 풀리고 책 속 시간에 머무를 수 있게 된다. 인조 퍼 담요나 울 블랭킷을 추천한다. 몸이 따뜻해야 집중도 유지된다.
캔들 워머
직접 불을 사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머리가 덜 아프다. 게다가 은은한 불빛은 덤. 집중에 도움이 되는 잔잔한 향초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집게 독서등
직광보다 간접광. 노트북 화면의 하얀빛과 거리를 두고, 부드러운 빛 아래서 읽는 감각. 겨울 밤의 아늑함을 조명 하나로 느껴보자.
북 쿠션
등과 팔, 허리를 받쳐주는 존재다. 장편을 시작했다면 필수! 침대에 두고 기대어 보면 외출 계획이 사라진다.
독서 타이머 앱
집중이 안 된다면 타이머 앱을 사용해 보자. 더 아날로그로 접근하고 싶다면 모래시계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필요한 것은 집중했다는 감각 그 자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