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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시계 근사하게 차는 방법, 드웨인 존슨의 IWC 퍼페추얼 캘린더

2026.01.12.조서형, Oren Hartov

드웨인 존슨의 손목에서 적당한 중후함으로 자리잡은 이 시계의 케이스 지름은 44.2mm다. 알고 보면 아주 큰 사이즈의 시계인 것.

모든 사람이 44mm 시계를 소화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것도 44mm 드레스 워치라면 더더욱 그렇고, 18캐럿 5N 골드로 만들어졌다면 난이도는 또 한 단계 올라간다. 이 5N 골드는 IWC가 사용하는, 금과 구리, 은을 섞은 꿀빛 톤의 합금이다. 하지만 드웨인 존슨은 보통 사람이 아니다. IWC 포르투기저 퍼페추얼 캘린더, 레퍼런스 IW503302는 키 196cm에 육중한 체격을 지닌 그의 손목 위에서 놀라울 만큼 아담해 보인다.

Photo courtesy of IWC Schaffhausen; Getty Images

며칠 전 열린 2026 팜스프링스 국제영화제 기간 중, 버라이어티가 주최한 크리에이티브 임팩트 어워즈와 ‘10 디렉터스 투 워치’ 브런치 행사에 등장한 존슨은 모래색 돌체 앤 가바나 수트에 IWC의 대표적인 컴플리케이션 워치를 매치했다. 포르투기저는 IWC의 파일럿 워치 전용 컬렉션에 속하지는 않지만, 1940년대에서 영감을 받은 보다 드레시한 실루엣에는 초기 비행사들이 유럽 상공에서 피스톤 엔진 항공기를 조종하던 시절의 시계들과 공유하는 미학적 DNA가 담겨 있다. 각진 측면의 원형 케이스, 스텝 베젤, 널링 처리된 크라운은 초기의 오버사이즈 포르투기저가 포켓 워치 무브먼트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다이얼의 철도형 미닛 트랙과 얇은 리프 핸즈, 입체적인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는 클래식하고 진중한 인상을 더한다.

물론 레퍼런스 IW503302는 단순한 타임 온리 파일럿 워치도, 크로노그래프도 아니다. 이 시계는 퍼페추얼 캘린더, 즉 영구 캘린더다. 시간은 물론 요일, 날짜, 월, 문페이즈, 윤년까지 자동으로 계산해 표시하며 수동 조정이 필요 없다. 이 모델의 경우 다음 조정은 2100년에 한 번이면 된다. 퍼페추얼 캘린더는 1941년 파텍 필립이 레퍼런스 1526을 통해 세계 최초의 양산 퍼페추얼 캘린더 손목시계를 선보이며 상업화됐다. 하지만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과 노동이 워낙 컸던 탓에 대중화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오늘날에는 대부분의 주요 시계 브랜드가 각자의 퍼페추얼 캘린더를 선보이고 있다.

Getty Images

그중에서도 IWC의 퍼페추얼 캘린더는 항상 특별했다. 1985년, IWC는 도자기 케이스에 크로노그래프와 퍼페추얼 캘린더를 결합한 다빈치 퍼페추얼 캘린더 크로노그래프 레퍼런스 3750을 공개했다. 이 시계는 뛰어난 시계 제작자 쿠르트 클라우스가 개발했으며, 크라운 하나로 모든 기능을 조정할 수 있는 획기적인 구조를 갖췄다. 현재 91세인 클라우스는 아이젠하워가 미국 대통령이던 시절 IWC에서 일을 시작했다. 2003년에는 포르투기저 컬렉션 최초의 퍼페추얼 캘린더가 등장했고, 이후 IWC는 이 라인을 꾸준히 발전시켜 왔다. 존슨이 착용한 레퍼런스 IW503302 역시 그 수많은 변주 중 하나다.

하지만 그 어떤 모델보다도 사람들의 상상을 자극한 것은 2024년에 공개된 포르투기저 이터널 캘린더다. 플래티넘 케이스로 제작된 이 시계는 가격이 15만 스위스프랑, 한화로 약 2억2천5백만 원에 달하며, 400년에 한 번 발생하는 그레고리력 윤년 예외까지 고려하는 ‘세큘러’ 퍼페추얼 캘린더 기능을 갖췄다. 여기에 문페이즈는 4천5백만 년 동안 오차 없이 작동한다고 한다. 어떤 IWC 퍼페추얼 캘린더를 이야기하든 한 가지는 분명하다. 44mm 시계를 이렇게 비례감 있게 소화하는 사람은 드웨인 존슨 말고는 거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