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계절에는 맛의 대비보다 온도와 질감이 중요해진다. 차갑거나, 뜨겁거나, 혹은 묵직해야 겨울을 버틸 수 있다. 겨울에 특히 잘 어울리는 술과 안주 다섯 가지 조합을 골랐다.

서설 X 광어회

서설은 라벨만 보아도 겨울을 떠올리게 하는 술이다. 특유의 과실 향과 청량감이 높아 깔끔한 것이 이 술의 특징이다. 그래서 기름기 없는 광어회와 딱이다. 와사비를 살짝 올린 광어 한 점을 먹고 서설을 한 모금 넘기면, 겨울 바다 특유의 담백함이 또렷하게 살아난다. 차가운 온도가 오히려 이 조합의 완성도를 높인다.
핫토디 X 제철 딸기

전통적으로 잠들기 전이나 습하거나 추운 날씨에 먹는다고 알려진 핫토디. 위스키에 뜨거운 물, 꿀, 레몬을 더한 핫토디는 겨울 칵테일의 정석이다. 여기에 제철 딸기를 곁들이면 산미와 단맛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술은 따뜻하고 과일은 차갑다. 대비가 분명해 입안이 쉽게 지루해지지 않는다. 감기 기운이 있는 날에도 부담 없이 즐기기 좋다.
토니 포트 X 호두 파이
토니 포트는 견과류와 말린 과일의 풍미가 두드러지는 포트 와인이다. 호두파이의 버터리한 단맛과 만나면 디저트 와인의 역할이 명확해진다. 파이 한 입 뒤에 토니 포트를 마시면, 단맛이 길게 이어지며 겨울밤의 속도가 자연스럽게 느려진다. 식사 후 마무리 조합으로 적합하다.
임페리얼 스타우트 X 립아이 스테이크
임페리얼 스타우트는 도수와 바디감이 모두 강하다. 검은 맥아에서 오는 진한 캐러멜 향은 지방이 풍부한 립아이 스테이크와 만나야 제 역할을 한다. 고기의 육즙과 맥주의 쌉싸름한 로스팅 향이 서로를 밀어내지 않고 버틴다. 와인 대신 맥주를 선택하고 싶을 때 가장 설득력 있는 조합이다.

글뤼바인 X 군고구마
향신료와 과일 등을 넣어 끓인 글뤼바인은 겨울을 위한 와인이다. 여기에 군고구마를 곁들이면 단순하지만, 강력한 조합이 된다. 고구마의 자연스러운 단맛이 글뤼바인의 계피와 정향 향을 부드럽게 받쳐준다. 집에서 가장 쉽게, 그리고 가장 확실하게 겨울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선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