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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가 집착 수준으로 좋아하는 ‘이 브랜드’, 화제의 2026 쇼

2026.01.21.조서형, Samuel Hine

밀라노 패션 위크에서 랄프 로렌은 여전한 ‘젊은이의 왕’으로 증명됐다.

최근 틱톡을 좀 봤다면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랄프 로렌은 Z세대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고 있다. 셔츠를 집어넣는 방식부터, 상류층 감성이 묻어나는 휴일 인테리어까지, 그의 라이프스타일적 디테일에 이 세대가 집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알고 보니, 랄프 로렌 역시 이들을 꽤 좋아하고 있었다.

지난 주 금요일 저녁, 밀라노 패션 위크 개막 밤에 열린 2026 가을 남성복 쇼에서 랄프 로렌은 현대적인 스트리트 스타일의 교과서 같은 장면을 펼쳐 보였다. 여기서 말하는 스트리트 스타일이란, 사람들이 실제로 길거리에서 입는 옷을 의미한다. 그 모든 것을 랄프 특유의 광범위한 아메리카나 세계관으로 걸러냈다. 오버사이즈 폴로 스포츠 럭비 셔츠, 헐렁한 진, 머리 위에 아슬아슬하게 얹힌 비니, 그리고 아주 작은 선글라스들이 등장했다. 한 모델은 후드티의 뒤집힌 후드 위에 타탄 체크 머플러를 매듭지어 두르고 있었는데, 한눈에 봐도 앳된 얼굴의 남성복 인플루언서라는 걸 알 수 있는 스타일이었다.

로렌은 GQ와의 단독 코멘트에서 이렇게 말했다. “미국 스타일이 이렇게 오래 살아남는 이유는, 본질을 지키면서도 진화할 수 있는 능력에 있습니다. 전통을 바꾸는 게 아니라, 각 세대가 그 전통과 자신만의 연결을 발견하도록 두는 거죠.”

과거 랄프 로렌이 폴로 셔츠 하나하나로 미국 패션 제국을 쌓아 올리던 시절, 그는 거리나 레스토랑에서 유난히 스타일 좋은 뉴요커를 발견하면 직접 말을 걸어 매디슨 애비뉴 본사에서 일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하곤 했다. 올해 86세가 된 지금도, 그의 눈은 여전히 날카로운 듯하다.

쇼에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브랜드의 시니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존 브라제이는 이렇게 말했다. “랄프는 정말 다양한 라이프스타일과 감각에 깊은 친화력을 가지고 있어요.” 그는 런웨이에 등장한 1990년대풍의 스포티한 안경 프레임을 가리켰다. “랄프가 콜로라도에 있다가 이런 독특한 안경을 쓴 18살 리프트 운영 요원을 보거나, 소호에서 빈티지 폴로를 사서 아주 절충적으로 입는 젊은이들을 보거나, 혹은 빈티지 테일러링을 즐기는 젊은이들을 보더라도, 그가 얼마나 예민하게 포착하는지 알 수 있어요. 저 젊은 여자나 남자가 저 요소들을 얼마나 창의적으로 조합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이해하죠.”

1999년에 로렌이 매입한 화려한 합리주의 양식의 팔라초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새천년 이후 브랜드가 선보인 세 번째 단독 남성 런웨이 쇼였다. 대리석으로 둘러싸인 탁 트인 안뜰에서는 콜맨 도밍고가 모건 스펙터와 담소를 나눴고, 웨이터들은 은색 트레이에 샴페인을 올려 들고 오갔다.

초콜릿 브라운 컬러의 날카로운 핀스트라이프 쓰리피스 수트를 입은 헨리 골딩은 이렇게 말했다. “제가 마지막으로 여기 왔던 게 2019년, 첫 오스카 시상식을 위한 턱시도 피팅 때였어요. 그래서 마치 집에 돌아온 느낌이네요.” 그는 테일러링 애호가이지만, 최근 폴로 스타일의 흐름도 놓치지 않았다. “상징적인 랄프 셔츠 턱인 스타일, 그거 다시 돌아오는 것 같아요.”

이번 남성 런웨이의 귀환은, 10여 년 전 패스트 패션에 밀리고 스트리트웨어의 부상 속에서 정체성을 잃어가던 브랜드에게 일종의 승리의 퍼레이드처럼 보인다. 오늘날에는 Z세대와 밀레니얼 사이에서 프레피 향수가 되살아난 덕분에, 폴로 포니는 다시 고공행진 중이다. 전반적인 럭셔리 시장 침체 속에서도 매출은 크게 성장하고 있다. 브라제이는 이렇게 말했다. “랄프는 우리 비즈니스를 ‘구르는 천둥’에 비유해요. 지금 우리는 엄청난 에너지와 모멘텀을 갖고 있죠. 다음 시즌에 또 쇼를 하든 말든, 지금 이 순간에는 이게 가장 옳은 선택처럼 느껴집니다.”

몇 주 뒤에는 또 다른 형태의 랄프 쇼가 밀라노를 찾는다. 동계 올림픽에서 미국 대표팀이 개막식과 폐막식에서 입을 폴로 랄프 로렌 유니폼이 공개될 예정이다. 솔직히 말해, 상당히 훌륭한 결과물이다.

쇼는 두 파트로 구성됐다. 먼저 폴로 라인이 등장했고, 혹시 틱톡의 인기가 랄프 로렌의 머리를 어지럽힌 건 아닐까 걱정했다면, 곧이어 정제된 퍼플 라벨 컬렉션이 이어졌다.

폴로 파트는 랄프 로렌에게 영감을 주는 수많은 세계가 정면 충돌한 결과였다. 애스펀과 케넌번크포트, 스키와 사냥, 고프와 공예, 워크웨어와 테일러링, 파크 애비뉴와 새빌 로까지. 모든 것이 여유로운 핏으로 표현됐다. 브라제이는 이를 두고 “우리가 실제로 아이들이 입는 모습을 보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아메리칸 플래그 니트와 와이드 치노 팬츠 한 벌만으로도 충분히 ‘아주 랄프다운’ 인상을 주는 것이 폴로의 매력이었지만, 이번 컬렉션은 랄프를 사랑하는 젊은 팬들이 선호하는, 레퍼런스가 넘쳐나는 맥시멀 스타일링에 더 가까웠다. 분홍색 셰틀랜드 니트를 허리에 두르고, 부드러운 케이블 니트 담요를 보트 토트백에 둘둘 감아 연출하는, 약간은 제정신 아닌 프레피 감성이 그대로 드러났다.

브라제이는 말을 이었다. “이건 젊은 세대의 시대정신을 이해하는 문제예요. 볼륨, 핏, 액세서리와 부속품이 핵심이죠. 여기서 신발 한끗이라도 잘못되면, 그 순간 끝입니다.” 실제로 특히 뉴욕을 중심으로 젊은 고객들 사이에서 연말 홀리데이 드레싱이 급증하고 있는데, 이는 스코틀랜드식 사냥 코트와 벨벳 스모킹 재킷에 양키스 캡과 카우보이 부츠를 매치한 포멀웨어로 이어졌다. 내부적으로 디자인 팀은 이 분위기를 ‘로열 홀리데이’라고 불렀는데, 2026년 바이럴 연말 트렌드로 자리 잡았던 ‘랄프 로렌 크리스마스’를 잇는 이름이 될 것처럼 보인다.

퍼플 라벨 역시 동생 라인에서 몇 가지 힌트를 가져왔다. 원래 랄프 로렌의 하이엔드 테일러링은 슬림하고 엄숙한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폴로 고객을 한 단계 위로 끌어올리려는 의도를 반영해, 이탈리아 생산 라인은 한결 숨을 고른 느낌이다. 차콜 컬러 수트는 더 부드러워졌고, 더블 페이스 캐시미어 카멜 오버코트의 어깨선은 살짝 내려갔으며, 클래식 팬츠에는 새로운 플리츠가 더해졌다. 73룩으로 구성된 쇼의 피날레는 그슈타트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기묘한 아프레 스키 장면으로 마무리됐고, 이번 밀라노 패션 위크 최초의 슈퍼모델 모먼트로 타이슨 벡포드가 깜짝 등장했다.

모든 면에서 너무도 랄프다웠던 이 밤은, 브랜드의 유산과 현재적 존재감을 동시에 축하하는 승리의 순간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정작 디자이너 본인은 피날레 인사를 받기 위해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랄프 로렌은 뉴욕 패션 위크 준비를 위해 뉴욕에 머물고 있었다. 그럼에도 관객들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 쇼가 끝난 뒤 안뜰에서 네그로니를 마시며, 현대적인 프레피의 표본이라 할 만한 베니토 스키너는 환하게 웃으며 이렇게 평했다. “정말 좋았어요. 타이슨 벡포드가 있던 폴로 스포츠 시절의 OG 무드가 다시 돌아오는 게 너무 반갑네요. 근원으로 돌아가는 게 좋아요. 많은 게 폴로에서 시작됐잖아요. 랄프는 진짜 이 세계의 왕이에요.”

그리고 잠시도 쉬지 않고, 그는 지금 아이들이 랄프 로렌을 어떻게 느끼는지 정확히 요약했다. “그는 대디죠.”

Samuel Hine
사진
Courtesy of Ralph Lauren
출처
www.gq.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