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멀지 않으면서, 비교적 한적하게 벚꽃을 즐길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들.

벚꽃 시즌이 왔다. 어디서 보긴 봐야겠는데, 사람들에게 깔릴까 쉽사리 엄두가 나지 않는다. 머리를 굴리자. 보통은 주말 낮, 비슷한 장소로 벚꽃을 보러 간다. 그래서 붐빈다. 시간대를 저녁으로 옮기자. 훨씬 여유가 있다. 밤 벚꽃 특유의 낭만, 선선해서 스킨십 하기도 좋다. 꽃에 취하고 술에 취하기도 좋은 날씨, 우리는 밤을 노려보자. 인파 때문에 커피 주문하기도 어려운 낮보다 훨씬 낫다.
바다로 이어지는 벚꽃길, 인천대공원
인천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조금 더 여유롭다. 인천대공원은 규모가 꽤 커서 사람 밀도가 낮은 편이고, 벚꽃길도 길게 이어진다. 드라이브 후 짧은 산책까지 연결하기 좋다. 차 안에서 벚꽃을 즐긴 뒤, 잠시 내려 밤공기를 느끼며 걷는 것. 이 짧은 전환이 봄을 더 깊게 만든다. 주차는 남문 주차장보다 동문, 후문 쪽이 덜 붐빈다. 인천대공원 벚꽃은 입구보다 좀 더 안쪽이 메인이다. 왕벚나무 약 800그루가 1.2km 정도 벚꽃 터널을 형성하고 있다.

로컬 드라이브 코스, 그랜드 워커힐 벚꽃길
광진구 사람들만 아는 벚꽃 명소. 아차산 생태공원에서 그랜드 워커힐 서울까지 이어지는 약 1.5km 도로로, 양옆으로 벚꽃이 쏟아질 듯 피어있다. 낮에는 사진찍고 걷는 사람들로 가득하지만 저녁에는 혼잡도가 확 줄어든다. 차는 그랜드 워커힐 주차장에 대자. 보통은 드라이브만 하는데, 호텔 뒤편 언덕길로 이어지는 벚꽃길은 놓치기 아깝다. 꼭 걸어가 보자. 워커힐에서도 이 기간을 살려 4월 30일까지 벚꽃 축제 이벤트를 한다. 숙소를 잡고 여유있게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남한강을 따라, 양평 세미원
서울에서 30분 남짓, 양평으로 향하는 길은 이미 봄내음이 가득하다. 특히 양평 두물머리로 이어지는 강변도로는 벚꽃이 팝콘처럼 피어 있다. 이곳의 매력은 해 질 무렵부터 시작된다. 강 위로 퍼지는 노을과 벚꽃이 겹치는 순간, 윈도우 바탕화면처럼 포근해진다. 낮에는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붐비지만, 저녁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한적해진다. 양평 두물머리 메인 다리 쪽은 복잡할 수 있으니 양서면 세미원 입구 방향으로 가자. 흔히 다리 위를 많이 걷는데, 물가 쪽 흙길이 숨겨진 히든 코스다.

도시와 자연 사이, 일산 호수공원 한울광장
벚꽃 시즌이 되면 일산 호수공원은 사람들로 넘쳐난다. 그럼에도 추천하는 이유는 ‘저녁에는 차로 갈만해서’다. 호수 주변을 따라 이어지는 도로는 천천히 달리기 좋고, 중간중간 차를 세우고 잠시 내려 걸을 수도 있다. 밤이 되면 가로등과 벚꽃이 만드는 부드러운 보랏빛이 마치 BTS 컴백을 축하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낮의 화사함과는 또 다른 차분한 느낌이다. 일산 호수공원은 제1, 2 주차장 말고, 한울광장 쪽 주차장에 차를 대자. 차에서 내리자마자 벚꽃길이 시작된다. 한울광장에서 호수 외곽 자전거길, 메타세콰이아 구간까지 쭉 벚꽃이 피어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