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이엔드 독립 브랜드의 첫 작품 후속 모델을 포함해, 지금 눈여겨봐야 할 시계들

GQ가 매달 선별하는, 진짜 시계 마니아를 위한 하이엔드 타임피스 큐레이션 기사. 이번 달에는 플레밍의 두 번째 디자인, 미묘하게 업데이트된 브레게 트래디션, 장밋빛 다이얼이 매력적인 파르미지아니, 그리고 최근 가장 인상적인 리차드 밀 모델 중 하나를 살펴본다.
플레밍은 2024년 등장과 동시에 7천만 원 이상의 가격대 시계로 빠르게 팬층과 고객을 확보했다. 이 브랜드와 첫 모델인 시리즈 1은 미국 컬렉터 토머스 플레밍과 시계 사진가이자 전직 기업 변호사인 제임스 콩이 함께 만든 결과물이다. 컴팩트한 비율, 아름다운 러그, 귀금속 케이스, 세련된 다이얼 디자인, 그리고 더블 배럴 무브먼트까지, 시계 마니아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요소를 갖췄다.
이제 플레밍은 시리즈 1을 ‘마크 II’ 버전으로 다시 선보인다. 케이스 구조부터 무브먼트, 다이얼까지 전반적으로 재설계되고 다듬어졌다. 로즈 골드 케이스와 동일한 컬러 다이얼을 갖춘 ‘레드우드’, 그리고 블루-그린 다이얼의 탄탈럼 모델 ‘퍼시픽’ 두 가지가 출시되며, 모두 북캘리포니아에서 영감을 받았다. 기존의 섹터 다이얼 구성은 유지하면서도 블랙 폴리시드 외곽 링을 추가해 더 현대적인 인상을 준다. 인덱스는 2시간 간격으로만 배치되어 디자인에 여백을 만들었고, 다면 가공과 블랙 폴리싱이 혼합된 핸즈, 브러시드 및 그레인 마감 다이얼이 입체적인 매력을 더한다.

케이스 역시 미세하게 수정됐다. 직경 38.5mm, 두께 9mm(돔형 크리스털 포함)라는 비율은 유지하면서도 마감과 표면 전환이 개선됐고, 미드케이스 구조가 업그레이드됐다. 스켈레톤 처리된 러그는 특히 탄탈럼 모델에서 돋보이는데, 가공이 어려운 소재임에도 정교하게 구현됐다.
무브먼트 역시 FM.02라는 새로운 명칭을 부여받았다. 독립 시계 제작자 장-프랑수아 모종과 크로노드와 함께 개발된 핸드와인드 무브먼트로, 트윈 배럴을 통해 168시간 파워리저브를 제공하며 두께는 4mm에 불과하다. 기존 FM.01 대비 브리지 구조가 새롭게 설계됐고, 내부 각도 가공이 대폭 추가됐으며, 러그 디자인과 맞춘 커스텀 휠까지 적용됐다. 내부 구조 역시 외관만큼 아름답게 완성된 셈이다.

플레밍 시리즈 1 마크 II는 클래식한 비율과 현대적인 디자인 언어를 동시에 구현한 대표적인 사례로, 현재 시장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시계 중 하나로 평가된다.
브레게 트래디션 세컨드 레트로그레이드 7037

250주년을 앞둔 브레게는 여전히 강력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그 대표적인 예가 새롭게 업데이트된 트래디션 컬렉션이다. 2005년 처음 등장한 이 라인은 수브스크립션 시계와 몽트르 아 탁트 모델에서 영감을 받아, 무브먼트의 주요 부품을 다이얼 전면에 드러내는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2026년형 트래디션 세컨드 레트로그레이드 7037은 화이트 골드와 플래티넘 버전으로 출시되며, 38mm 케이스, 그랑 푀 에나멜 다이얼 위 브레게 특유의 숫자 디자인, 향상된 무브먼트 마감, 교체 가능한 스트랩을 갖췄다. 컴팩트하면서도 우아한 이 시계는 창립자 아브라함-루이 브레게가 직접 착용했을 법한 모델이다.
파르미지아니 플뢰리에 톤다 PF 오토매틱 36mm 알타 로사

일상용으로 착용하기 좋은 스테인리스 스틸 시계를 찾고 있다면, 파르미지아니 플뢰리에의 톤다 PF 오토매틱 36mm를 고려해볼 만하다. 특히 이번 알타 로사 버전은 장밋빛 다이얼이 돋보인다. 8.6mm 두께의 슬림한 케이스, 독특한 러그 형태, 널링 처리된 플래티넘 베젤이 특징이며, 인하우스 자동 무브먼트 PF770과 스켈레톤 처리된 로즈 골드 로터가 탑재됐다. 기요셰 패턴 다이얼은 어떤 컬러에서도 아름답지만, 이번 알타 로사는 마치 해질녘 수평선을 떠올리게 하는 색감으로 특히 인상적이다.
리차드 밀 RM 07-01 컬러드 세라믹

리차드 밀은 2021년 여성 컬렉션 내에서 컬러드 세라믹 라인을 선보였고, 제이슨 테이텀 같은 남성 셀럽들도 착용하며 주목받았다. 파스텔톤 컬러, 스크래치에 강한 TZP 세라믹 케이스, 레이저 커팅 아플리케와 핸드 기요셰, 세라믹 부품을 결합한 정교한 다이얼 구조가 특징이다. 이번에는 다이아몬드를 절제된 방식으로 세팅한 세 가지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재탄생했다. 과하게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최근 가장 흥미로운 리차드 밀 모델 중 하나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