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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업데이트한, 2026년 현재까지 최고의 시계 추천

2026.04.13.조서형, Cam Wolf

천재 워치메이커의 최신 걸작부터 역사적인 다이버 워치를 완벽하게 재해석한 모델까지, 올해 주목해야 할 시계들을 살펴본다. 더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남았다니 놀랍다.

Courtesy of Universal Genéve, Rexhep Rexhepi, and Squale.

어느덧 4월이다. 이번 주에는 제네바에서 열리는 대형 시계 박람회 ‘워치스 앤 원더스’가 시작된다. 매년 엄청난 양의 신제품이 쏟아지는 행사다. 하지만 이미 올해 초부터 훌륭한 시계들이 많이 출시됐다. 부활한 브랜드, 재출시된 아이콘, 그리고 현존 최고의 워치메이커 중 한 명의 신작까지. 그래서 다음 주의 홍수에 휩쓸리기 전에, 지금까지 나온 모델 중 인상적인 것들을 먼저 정리해봤다.

미래의 유산상: 렉셉 렉셰피 RRCHF

이제 렉셉 렉셰피를 ‘차세대’ 워치메이커라고 부르는 건 맞지 않는다. 그의 최신작 RRCHF는 그가 이미 정상에 도달했음을 증명한다. 이 시계는 기존 크로노그래프 구조를 뒤집는다. 일반적인 시간 표시 기능은 서브 다이얼로 밀려나고, 크로노그래프가 메인 다이얼을 차지한다. 여기에 대칭적인 무브먼트 구조, 대형 하이엔드 브랜드에서나 볼 수 있는 마감, 10mm 이하 두께에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를 담아낸 슬림한 설계까지, 그의 시그니처 요소가 모두 들어갔다. 특히 중요한 건 크로노그래프를 중심에 둔 메시지다. 디지털 시대에도 시계는 여전히 의미 있는 도구라는 선언이다.

올해의 컴백상: 유니버설 제네브 카브리올레

유니버설 제네브가 돌아왔다. 30년 가까이 멈춰 있던 이 브랜드는 이번 주 무려 36종의 신작을 발표하며 복귀를 알렸다. 폴러라우터와 콤팩스 같은 인기 모델이 주목을 받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덜 알려진 카브리올레가 더 눈에 들어온다. 아카이브에서 가져온 모델이지만, 폴러라우터처럼 상징적인 제품보다 디자인 변형의 여지가 있었다. 그 결과, 1920년대 스타일의 ‘비퓨어’ 서체를 적용해 숫자 디자인을 과감하게 바꿨다. 그중에서도 골드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이 모두 동일한 모델이 특히 인상적이다. 가격은 약 6만 3천 달러, 한화로 약 8천3백만 원 수준으로 상당히 높다. 하지만 이건 가성비 리스트가 아니라, 가장 마음에 드는 시계 목록이니까.

파리지앵 시크상: 메르시 인스트루먼트 지오메트릭 보마르셰

프랑스 브랜드 메르시 인스트루먼트의 신작은 약 550달러, 한화로 약 73만 원 가격대임에도 상당히 독특한 디자인을 담고 있다. 케이스는 마치 정지 표지판처럼 각진 베젤이 특징이고, 그 형태가 다이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별 모양 인덱스도 눈에 띈다. 1970년대 감성을 살린, 개성 있는 디자인이다.

로고와 타이포가 잘했다 상: 스콸레 서브-37 레전드

이 시계는 좋은 로고와 타이포그래피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6시 방향 위에 자리한 상어 로고가 특히 인상적이다. 스콸레는 튼튼한 다이버 워치로 유명한 브랜드인데, 이번 모델은 착용감까지 잡았다. 37mm로 사이즈를 줄이고, 토피 컬러 인덱스와 핸즈로 빈티지 감성을 더했다. ‘오토매틱’과 ‘30 아트모스’라는 필기체 텍스트도 매력적이다. 이제 스틸 브레이슬릿만 추가되면 완벽할 것 같다.

외계인은 있다 상: 콜로키움 프로젝트 02 바리언트 B

스위스 브랜드 콜로키움은 조각품 같은 다이얼로 유명하다. 프로젝트 02는 67개의 판을 겹쳐 외계 행성의 지형 같은 표면을 만들어냈다. 밝은 부분은 회색, 깊은 부분은 검은색으로 처리해 입체감을 극대화했다. 사파이어 크리스털은 수직으로 솟아올라 내부를 다양한 각도에서 감상할 수 있게 한다. 야광도 강렬하다. 형광 옐로 초침과, 외곽선만 빛나는 시·분침까지, 모든 요소가 다른 세계에서 온 듯하다. 불을 끄면 다이얼 전체가 빛나며 진가를 드러낸다.

가장 과감한 변주상: 오데마 피게 네오 프레임 점핑 아워

“오데마 피게는 로열 오크만 있는 브랜드가 아니다.” 브랜드의 헤리티지 디렉터는 이렇게 말한다. 네오 프레임은 1920년대 디자인에서 출발했지만 결과물은 매우 현대적이다. 블랙 케이스와 로즈 골드 디테일이 2026년이라는 시대성을 분명히 보여준다. 단순한 한정판이 아니라, 앞으로도 이어질 컬렉션이라는 점에서 브랜드의 미래를 상징한다.

뛰어난 완성도상: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블랙 앤 화이트

이 모델은 ‘문워치의 아우디’ 같은 존재다. 가장 고급 라인은 아니지만 기본형보다 한 단계 위다. 다이얼은 블랙과 화이트 두 레이어로 구성되어 깊이감을 더한다. 그 결과 ‘판다 다이얼’ 스타일이 완성됐고, 이는 기존 스피드마스터에는 없던 구성이다.

하나 가격에 두 개 효과상: 데니슨 듀얼 타임 쉐이즈

데니슨은 듀얼 타임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쉐이즈’ 컬렉션은 그 구조를 활용해 그린, 브라운, 블루 톤의 투톤 다이얼을 선보인다. 각각 다른 시간대를 시각적으로 구분하는 디자인이다. 가격은 740달러, 한화로 약 98만 원부터 시작한다. 기능과 디자인이 잘 결합된 좋은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