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옷은 결국 시간을 닮는다.

옷을 오래 입는다는 건 생각보다 많은 것을 의미한다. 단순히 내구성이 좋다는 뜻만은 아니다. 매일 손이 가는 이유, 몸에 익어가는 감각, 시간이 지나며 생기는 주름과 결, 그리고 어느 순간 그것이 완전히 ‘내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까지 포함한다. 캡틴선샤인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에 대해 꾸준히 질문하는 브랜드다. 그리고 그 답을 옷이라는 형태로 천천히 쌓아 올린다. 이런 태도를 가진 브랜드가 결국 집요하게 파고드는 건 늘 소재다. 몸에 닿는 감각, 시간이 지나며 생기는 표정, 그리고 오래 입었을 때 비로소 완성되는 편안함까지. 결국 좋은 옷이란, 입는 사람의 시간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는 믿음이 그 안에 있다.
툭 떨어지는 실루엣의 워크 재킷에 햄프가 더해지면, 옷은 한층 더 드라이하고 러프한 표정을 갖는다. 입을수록 부드러워지고, 마침내 몸에 맞게 길들여지는 과정 역시 이 옷의 일부다. 데님의 성지로 불리는 오카야마와 히로시마에서 가공한 데님, 은은한 광택과 유연한 흐름이 돋보이는 야마나시의 실크 스카프까지. 캡틴선샤인은 일본 각지의 뛰어난 소재를 모아 하나의 컬렉션 안에 정교하게 엮어낸다. 그리고 그 모든 옷은 결국, 세월을 거치며 ‘내 것’이 된다. 옷의 에이징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반길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고품질의 소재와 정밀한 재봉으로 누구나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일상복.” 캡틴선샤인이 오랫동안 지켜온 문장은 여전히 유효하다.
캡틴선샤인의 2026년 봄여름 컬렉션은 그 가치에 한국 작가의 시선을 더한다. 오지훈 작가, 이광호 작가, 그리고 김수연·임상완 부부와 함께한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협업이라기보다, 브랜드가 오래 붙들어온 태도를 서로 다른 언어로 번역하는 과정과도 같다. 이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말하는 균형, 재료, 시간, 취향은 결국 캡틴선샤인이 옷을 통해 말해온 본질과 맞닿아 있다. 언어와 환경은 달라도, 시간이 축적되어 만들어내는 가치만큼은 같은 방향을 바라본다.

캡틴선샤인이 이들과 함께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옷의 완성도를 설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더 많은 디테일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옷이 어떤 삶 속에서 입고 생활하는 지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작업실에서, 손이 계속 움직이는 순간에, 반복되는 일상의 흐름 속에서 입혀진 옷은 비로소 브랜드가 말해온 ‘일상복’의 의미를 갖게 된다. 결국 이 캠페인은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 좋은 옷이란 무엇인가.
오지훈 작가

서울에서 스튜디오 이이(STUDIO EAEA)를 운영하며 가구와 공간을 다루는 그는, 물건이 실제 삶 안에서 어떻게 쓰일지를 먼저 고민한다. 기준은 단순하다. 오래 두고 써도 괜찮은가. 그 질문을 통과한 형태만이 작업으로 남는다. 불필요한 요소를 덜어내고 본질만 남기는 그의 태도는 캡틴선샤인이 추구하는 옷의 방향과도 닮아 있다.
그가 입는 옷도 비슷한 방식으로 선택된다. 눈에 띄기보다 조용히 기능하는 재킷, 과장 없이 균형을 잡아주는 셋업. 작업대 앞에서 몸을 기울이고, 손을 뻗고, 다시 자리를 옮기는 일련의 동작 속에서도 옷은 따로 의식되지 않는다. 대신 반복되는 움직임을 따라가며 조금씩 형태를 바꾼다. 옷을 작업의 리듬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오래 함께할 수 있는 친구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광호 작가

이광호의 작업은 손에서 시작돼 손에서 끝난다. 재료를 꼬고, 엮고, 다시 풀어내는 과정을 끝없이 반복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표면은 매끈하지 않다. 대신 시간의 밀도가 그대로 드러난다.
그가 입는 데님 역시 비슷한 흐름을 따른다. 처음에는 단단하고 균일해 보이지만, 작업을 거듭할수록 천천히 변한다. 손이 자주 닿는 부분은 옅어지고, 몸이 접히는 자리는 자연스럽게 주름이 자리 잡는다. 그 변화는 의도된 디자인이 아니라 사용의 결과다. 그래서 그의 옷은 어느 순간부터 새것의 상태를 벗어나, 작업의 일부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김수연 · 임상완 부부

김수연과 임상완은 각기 다른 일을 하지만, 결국 같은 방식으로 하루를 보낸다. 만들고, 다루고, 쌓아가는 일. 가구를 만들고, 원단을 다루고, 술을 빚는 시간은 모두 손을 거쳐야 완성된다. 이들이 입은 캡틴선샤인의 옷은 특정한 역할을 요구하지 않는다. 작업실에서도, 바깥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옷을 갈아입는 순간이 필요 없을 만큼, 하루의 흐름 안에 부드럽게 스며든다. 편안함은 기본이고, 무엇보다 오래 입어도 질리지 않는 균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캡틴선샤인의 옷은 특정한 취향의 사람만을 위한 유니폼처럼 보이지 않는다. 욕망이 가득한 남자도, 안온한 하루를 갈망하는 50대의 남자도, 결국 같은 이유로 이 옷에 끌릴 수 있다. 잘 만든 옷이 주는 안정감, 그리고 시간을 들여 나만의 것으로 만들어가는 즐거움. 이들이 끝내 지키고 싶은 가치는 바로 거기에 있다.
캡틴선샤인의 컬렉션은 신세계백화점 강남 7층 매장 그리고 SSFSHOP.COM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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