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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리

2012.02.08GQ

인간이 공포의 극단을 느끼는 높이 11미터에서 자동차 다섯 대를 수직으로 내려다 봤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이들의 정수리를 똑똑히 보려고.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LP570-4 슈퍼레제라

멀리서 ‘그릉 그르릉’ 소리가 들렸다. 점점 가까워지다 이 난폭한 차가 스튜디오로 들어섰다. 람보르기니의 엔진 소리가 자극하는 본성도 아주 공격적이다. 신호등이 있는 도로에서 이 차의 한계치에 호기심을 가졌다간, 몇 초 안에 범범자가 될 것이다. V형 10기통5,204cc 엔진이 570마력을 낸다. 제로백은 3.4초, 최고속도는 시속 325킬로미터다. 뒷유리 속 거대한 엔진, 분노하는 헤드램프…. 11미터 위에선, 람보르기니가 직선과 면을 쓰는 세심하고도 과감한 방식이 그대로 내려다보인다. 3억 9천5백만원.

미니 쿠퍼 S 쿠페

미니 쿠퍼보다 앞뒤로 3.5센티미터 길고, 높이는 4.5센티미터 낮다. 낮고 기니까, 더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다. 앞뒤 바퀴에 실리는 무게중심도 50:50으로 정확해졌다. 지붕은 미식축구 헬맷을 쓴 것처럼 단단하고 둥근데, 미니 쿠페처럼 달릴 줄 아는 쿼터백을 쉽게 따라잡을 순 없을 것이다. 1,598cc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24.5kg.m을 낸다. 제로백은 7.1초, 최고속도는 시속 224킬로미터다. 딱 두 사람만 탈 수 있지만, 운전석에선 그 은밀한 재미 말고 다른 걸 생각할 여유가 별로 없다. 4천2백90만원.

    에디터
    정우성
    포토그래퍼
    이신구
    스탭
    어시스턴트/ 손상호, 이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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