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하게 밥을 먹고 나면 눈꺼풀이 무거워진다. 반차 내고 집에 가고 싶은 기분. 업무 집중력도 뚝 떨어진다. 단순한 피로일까? 아니면 몸에서 보내는 어떤 신호일까?

식곤증
‘식곤증(食困症, postprandial somnolence)’은 소화 과정 중 혈류가 위장에 집중되면서 뇌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들어 산소 공급이 감소해 졸음이 쏟아지는 걸 말한다. 인슐린 분비와 혈당 변화도 졸음을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 그래서 탄수화물이 많은 식사를 한 후에는 더 졸리다.
탄수화물 과다 섭취 피하기
백미, 빵, 면류 등 정제된 탄수화물을 많이 먹으면 혈당이 급격히 상승했다가 떨어지면서 졸음이 몰려온다. 현미, 통밀, 채소, 단백질 위주의 식사가 좋다. 복합 탄수화물은 소화가 느려 혈당을 천천히 올리며 인슐린 폭발을 막아준다.
창문 열고 햇빛 쐬기
햇빛은 생체리듬을 깨우는 알람 시계다. 특히 낮에 햇빛을 눈으로 인식하면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되어 잠이 깬다. 창가에 앉아 자연광을 쐬거나 5분 정도 산책하는 걸 추천. ‘Diabetes Care’에 따르면 식후 걷기는 혈당이 급격하게 오르는 걸 막아준다고 한다.
물 한 잔 마시기
‘Journal of Nutrition’에서는 미세한 탈수도 피로, 집중력 저하를 유발한다고 한다. 탈수 상태에서는 혈액 점도가 증가하고 순환이 저하돼 뇌 기능이 둔해진다. 음식도 소화되게 아래로 내려줄 겸 미지근한 물 한 잔을 천천히 마시자.
식사 중 대화하기
혼자 조용히 밥을 먹는 것보다, 적당한 대화를 하며 식사하면 뇌도 계속 깬 상태를 유지한다. 혼밥을 하더라도 라디오, 팟캐스트, 음악을 틀어두자.

10분 동안 낮잠
낮잠도 잘 자는 방법이 있다. 식사 후 30분 후, 약 10분 정도 눈을 감는 것만으로도 뇌 기능이 회복된다. NASA 연구에 따르면 10분 낮잠은 집중력 30%, 작업 효율이 무려 34%나 올라간다고 한다. 하지만 30분 이상 자면 수면 관성이 생겨 오히려 더 피곤하다. 근데 선생님, 저는 잠 드는데 10분이 넘게 걸리는 데 어떡하죠?
타이밍 맞춰 커피 마시기
식사 직후 커피를 마시는 건 위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커피는 식후 1시간 뒤 마시는 걸 추천. 카페인이 몸을 깨우는 건 20~30분 후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10분 낮잠 직전에 커피를 마시는 것도 큰 효과가 있다.
차가운 물로 손 씻기
학창 시절에 담임 선생님이 “졸리면 가서 세수하고 와!” 소리를 지르신 이유가 있다. 국소적인 냉수 자극은 뇌를 깨운다. 그렇다고 거창하게 세수까지 할 필요는 없다. 차가운 물로 손등과 손목을 씻으면 뇌의 체온 센서가 반응해 신체 각성도가 높아진다.
혀 깨물기, 귀 비비기
혀끝을 살짝 깨물거나 귀 끝을 손가락으로 20~30초 가볍게 비비자. 혀끝과 귀는 말초신경이 밀집된 부위다. 자극 시 중추신경계가 깨어나며 졸음이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