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함께라면.
손흥민 & 해리 케인

명실상부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고의 콤비네이션이라고 말할 수 있는 손케 듀오. 전생에 부부가 아니었냐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압도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둘이 합작한 골은 무려 47골.(손흥민 24골 23도움, 해리 케인 23골 24도움) 종전 기록은 첼시의 드록바와 램파드의 36골인데, 드록바가 24골 12도움이고, 램파드가 12골 24도움인 걸 고려하면 손케 듀오의 득점력이 어느 한 명에게 치중되지 않고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것을 방증한다. 이처럼 두 선수가 EPL의 전설이 된 것은 모두 양발을 자유자재로 쓰는 공격수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고, 팀을 향한 충성심으로 20대 초반부터 8년간 짝꿍으로 그라운드를 누볐기에 가능했다.
루이스 해밀턴 & 니코 로즈보그

F1은 한 명의 월드 챔피언을 가리는 스포츠지만, 팀으로 수상하는 컨스트럭트 챔피언 또한 의미가 깊다. 컨스트럭트 챔피언에 오르기 위해선 시즌 내내 한 팀에 속한 두 드라이버가 수준급 레이스를 펼쳐야 한다. 어린 시절부터 친구였던 루이스 해밀턴과 니코 로즈보그는 2016년부터 3년간 경쟁하며 팀을 전생기로 이끌었다. 둘이 거의 모든 그랑프리에서 1-2위를 다퉜기에 3년 동안 메르세데스 팀은 컨스트럭트 챔피언에 올랐고, 해밀턴은 2014년과 2015년 월드 챔피언에 등극했다. 2016 시즌 둘은 서로 말도 섞지 않을 정도로 경쟁이 극한에 치달았고, 결국 로즈버그가 생애 첫 월드 챔피언을 차지하고 은퇴해서야 화해를 했다.
마이클 조던 & 스카티 피펜

농구계의 배트맨과 로빈, 마이클 조던과 스카티 피펜은 농구계에서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단단한 금자탑을 쌓았다. 시카고 불스의 왕조 시대를 열며 6번의 NBA 파이널 우승(그것도 2번의 스리핏 우승!)과 1992년 올림픽에서 드림팀의 멤버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으니 말이다. 조던은 뛰어난 득점 능력과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었고, 피펜은 수비와 플레이 메이킹을 담당하며 팀의 군형을 맞췄다. 조던은 피펜의 패싱 능력과 수비력을 높게 평가했고, 피펜 역시 조던의 득점력을 존경했다. 서로에 대한 존중으로 각자의 역할을 이해한 두 슈퍼스타의 손끝에서 1990년대 시카고 불스는 NBA 역사상 가장 위대한 팀으로 기억됐다.
톰브래디 & 롭 그론코우스키

NFL 필드에 패트릭 마홈스와 트레이시 켈시가 등장하기 전 이 둘이 존재했다. 바로 NFL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 쿼터백 톰 브래디와 강력한 타이드 엔드 롭 그론코우스키다. 그들은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에서 3번의 슈퍼볼을 우승하고, 탬파베이 버커니어스에서 다시 만나 또 한 번의 우승을 일궜다. 톰에게 로브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타깃이었다. 로브는 톰의 정확하고 번개 같은 송구를 오차 없이 잡아내며 압도적인 피지컬을 앞세워 적진으로 돌진했다. 단순하지만 가장 효과적인 공격은 이 둘의 승리 공식으로 유효했고, 현재 수많은 NFL 콤비들의 꿈이자 동경의 대상이 됐다.
로리 매킬로이 & 셰인 라우리

20년 이상을 알고 지낸 ‘절친’과 우승을 이루면 어떤 기분일까? 북아일랜드 출신의 로리 매킬로이와 셰인 라우리는 골프계의 둘도 없는 친구다. 2009년부턴 함께 투어를 다녔고 사는 곳도 가까워 비시즌에는 일주일에 다섯 차례나 만나는 허울 없는 사이. 2016년에는 유럽 골프 팀의 일원으로 라이더컵에서 함께 팀을 이뤘고, 2019년 소니 오픈에서도 같이 그린을 밟으며 우정을 더욱 키워나갔다. 특히 작년 봄,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열린 PGA 투어 취리히 클래식에선 우승을 합작했다. 취리히 클래식은 2인 1조로 팀을 이뤄 포섬, 포볼 스트로크 플레이로 순위를 가리는데, 두 선수 모두 고른 실력을 보이며 상금도 사이좋게 나눠 가졌다.
밥 브라이언 & 마이크 브라이언

이 쌍둥이 형제 앞에선 로저 페더러와 라파엘 나달도 한 수 접어야만 했다. 혼자보다 둘이 낫다는 걸 보여준 브라이언 형제는 역대 최고의 남자 복식 팀으로 평가받으며, 함께 출전한 메이저 대회에서 16번의 우승을 합작했다. 이것도 모자라 2번의 올림픽에서는 금메달도 획득했으니까. 특히 형인 마이크는 복식 그랜드슬램 최다 우승, 최장기간 복식 세계 랭킹 1위, 커리어 골든 슬램 달성 등 복식 테니스계의 대기록은 다 가지고 있다. 이는 동생인 밥이 부상으로 쉬는 동안 다른 선수와 페어를 이뤄 커리어을 더 쌓았기 때문. 아직도 두 형제 특유의 배치기 세리머니는 많은 테니스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곤 한다.
야디에르 몰리나 & 애덤 웨인라이트

이 기사에서 소개하는 선수들 중 가장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파트너다. 야구계에선 야디에르 몰리나와 애덤 웨인라이트를 가리켜 영혼을 공유한 배터리로 부르는데, 두 선수 모두 세인트루이스에서만 선수 생활을 한 원크럽맨이며, 루키였던 2005년부터 2022년까지 18년간 공을 주고받았다. 유구한 시간만큼 역대 배터리로서 가장 많은 선발 기록인 328경기를 출전했고, 그중 213번의 승리를 합작했다. 최고의 수비형 포수인 몰리나의 리드와 웨인라이트의 뛰어난 제구력 앞에 수많은 시간 동안 타자들은 좌절했고, 팬들은 열광했다. 2022년 몰리나의 은퇴 경기에서 웨인라이트는 그가 역사상 최고의 포수라 칭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