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겐 좋기만 한 향이, 왜 나에겐 머리 아픈 악취로 느껴지는 걸까?

향수의 농도
누구나 한 번쯤 길을 걷다가 혹은 지하철, 엘리베이터에서 다른 사람의 짙은 향수 냄새에 머리가 아팠던 적이 있을 것이다. 왜일까? 그 이유는 향기 농도가 짙을 때와 옅을 때 뇌가 냄새를 수용하는 메커니즘이 달라서 그렇다. 우리의 코는 같은 물질이라도 농도에 따라 향을 다르게 인식한다. 특히나 향수 제조의 필수적인 화합물인 인돌 물질은 저농도에서는 꽃 향기로 느껴지지만 고농도에서는 불쾌한 냄새를 유발할 수 있다. 그렇게 때문에 향수 농도가 너무 진하면 코가 냄새에 압도되어 불쾌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후각 민감도
향수 냄새를 맡고 머리가 아프다면 남들보다 후각에 민감하게 반응해서일 수도 있다. 사람마다 후각 수용체와 냄새에 대한 민감도가 다르다. 따라서 같은 향수라도 어떤 사람에게는 좋은 향으로, 다른 사람에게는 불쾌한 냄새로 느껴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꼭 선천적인 것은 아니다. 특정 향에 대한 경험이나 기억에 따라 냄새를 다르게 느끼거나, 스트레스나 감정 상태에 따라 냄새에 대한 민감도는 충분히 달라질 수도 있다.
개인의 체취와 혼합
사람은 저마다 다른 체취를 가지고 있다. 이는 식습관과 생활 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특정한 원인을 꼽기는 어렵다. 같은 향수를 사용하더라도 사람에 따라 향이 다르게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간혹 개인의 체취와 맞지 않는 향이 섞이면 예상치 못한 냄새를 유발할 수 있는데, 특히 체취가 좋지 않은 경우 아무리 좋은 향수를 사용해도 불쾌한 냄새로 느껴질 수 있다. 담배 냄새나 땀 냄새를 가리기 위해 센 향수를 뿌릴 경우 냄새가 더욱 지독해질 가능성이 높으니 주의하자.

향수의 유통기한
향수와 알코올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향을 공기 중에 뿌렸을 때 넓게 퍼질 수 있게 돕고, 향이 오래 유지될 수 있도록 보존하는 방부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 알코올 성분이 변질되면 기분 좋은 향이 나지 않고 알코올 특유의 톡 쏘는 향이 강해져 불쾌한 냄새가 날 수 있다. 결국 향수도 유통기한을 지켜야 한다. 오래된 향수는 색이나 향이 변하기 때문에 향수의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오래된 향수에서 알코올 향기만 남은 경우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뿌리는 부위와 방법
향수를 뿌리는 위치도 중요하다. 맥박이 뛰는 곳에 뿌리면 향이 더 잘 퍼지지만, 너무 많은 양을 뿌리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또 땀이 많이 나는 부위 또는 체온이 낮은 부위에 뿌리면 향이 잘 퍼지지 않고 뭉쳐서 불쾌한 냄새를 유발할 수 있다. 향수는 옷을 입기 전 맨살에 뿌리는 것이 가장 좋고, 손목과 팔꿈치 안쪽, 목 등 체온이 높고 맥박이 많이 뛰는 부위에 뿌리면 향이 은은하게 오래간다. 간혹 손목에 향수를 뿌리고 양 손목을 비빌 때가 있는데, 손목을 비비면 향이 오래가지 못하니 되도록 향수를 뿌린 후 가볍게 톡톡 쳐주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