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 속으로 걸어 들어오는 티보 드니의 ‘버켄-스니커즈’를 보세요.

올해 초, 프랑스 출신 풋웨어 디자이너 티보 드니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두툼한 스웨이드 뮬-스니커즈 한 켤레를 살짝 공개했다. 그의 팔로워들은 환호하며 신발이 언제 출시되는지 문의를 남겼다. 스니커즈 블로그들은 이를 긴급 속보처럼 다루기도 했다. 드니는 디올의 킴 존스 밑에서 6년 간 블록버스터 스니커즈를 개발했으며, 지금은 루이 비통에서 퍼렐의 디자인 팀 소속으로 일하고 있다. 그리고 또 다른 대히트 스니커즈를 손에 넣게 되었다.
이번엔 그의 본업이 아닌 개인적인 프로젝트다.
하이브리드 하이킹 뮬은 드니가 버켄스탁 1774, 독일 샌들 메이커의 업스케일 스페셜 프로젝트 라인을 위해 개발한 세 가지 스니커즈 중 하나다. 본업에서는 무대 뒤에 머무르는 그의 입장으로는 한 걸음 전진한 셈이다. 그렇다고 해서 드니는 자기 이름을 신발에 새기고 싶어 하진 않았다. “저는 언제나 제가 좋아하는 걸 공유하길 좋아하지만, 사람들이 제가 누군지 알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가 말했다.

드니는 언제나 자신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앞에 나서지 않도록 주의한다. 소셜 미디어에도 얼굴을 올리지 않는다. 킴 존스와 함께 개발한 Dior x Air Jordan 1을 산 사람들 대부분은 그의 이름조차 들어본 적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를 아는 패션 업계 사람들과 스니커즈에 정통한 일부 마니아들은 로고나 언급 없이도 티보의 작품을 알아볼 수 있다. 드니는 전통적인 풋웨어 실루엣과 소재를 개념적·기술적으로 융합하는 데 능하다. 크리퍼 같은 밑창이 달린 가죽 로퍼, 3D 프린팅 격자 구조로 만든 더비 슈즈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종종 아웃도어 요소를 디자인에 반영하여, 하이킹 부츠를 럭셔리한 스니커즈로 탈바꿈시키곤 한다.
그는 또한 매우 정교한 문화적 안테나를 지니고 있다. 신발 하나를 완성하는 데 수 년이 걸리지만, 드니의 프로젝트는 늘 시류보다 한발 앞서 간다. 드니와 버켄스탁의 첫 협업은 2022년 디올과의 프로젝트로 거슬러 올라간다. 호화롭게 자수 장식된 펠트와 가죽 클로그로 어글리 시크 슬립온 시대를 열었다. 이는 마침 에어 디올 스니커즈 시장이 하락세에 접어들던 때였다.
최근 통화에서 드니는 자신이 처음 버켄스탁을 신기 시작한 것이 2004년이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당시 버켄스탁은 패션보다는 은퇴한 사람 또는 히피와 더 많이 연관된 브랜드였다. “디올에 버켄스탁 클로그를 신고 나타나는 게 꽤 도발적이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는 말했다. 드니는 언제나 패션 너드이자 ‘쿨 헌터’였는데, 이는 그가 18살에 학교를 그만두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신발 디자인 예술과 공예에 대한 그의 사실상 유일한 정규 교육은 이탈리아의 한 신발 공장에서의 견습 과정이었다. “저는 모든 걸 인터넷으로 배웠어요. 그땐 마이스페이스와 텀블러(Tumblr)의 시대였죠.” 그가 말했다.

버켄스탁 공장에서 그는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에 대해 매우 엄격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칭찬으로 받아들였다. “버켄스탁은 타협이 없어요. 그래서 우리가 랄프 로렌을 좋아하고, 아르마니를 좋아하고, 요지Yohji를 좋아하고, 헤디Hedi를 좋아하는 거죠. 자신만의 비전과 DNA를 가진 트렌드세터들이니까요.”
그럼에도 드니의 새 디자인은 꽤나 급진적이다. 오리발 같은 앞코를 가진 우어첼 뮬은 마치 동네 카페에 말차를 마시러 가는 등산화 같은 느낌을 준다. 두툼한 혀가 달린 괴를리츠 모델은 버켄스탁 보스턴이 1990년대 오버사이즈 스케이트 슈즈와 교배한 것 같다. 넓은 발가락 모양의 슈트뢰트 스니커즈는 하이컨셉 간호사 신발을 연상시키며, 그에 걸맞은 편안함을 제공한다. “저에게 버켄스탁은 스웨이드, 코르크, 그리고 검은색 아웃솔이에요.” 드니는 말했다. “그래서 ‘그래, 아주 버켄스탁처럼 보여야 해. 하지만 동시에 실루엣에 새로움을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했죠.”

이 스니커즈 3종은 10월 2일 출시되며 가격은 395달러에서 560달러 사이다. 팬들은 이미 드니에게 찬성을 보냈다. 독립적으로 오픈한 이번 프로젝트가 그가 손길을 더한 다른 블록버스터급 스니커즈와 비교해 어떤 위치에 설 수 있을까? “개발 일정이 너무 길어서 때로는 프로젝트 끝 무렵엔 조금 지루해지기도 해요. 아름다운 스토리라 해도 제가 직접 신진 않을 수도 있죠.” 드니가 말했다. “하지만 이번 건 오늘도 신고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