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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한 국물 요리와 의외로 잘 어울리는 위스키 6

2026.01.20.이재영

일반적으로 위스키는 치즈, 견과류, 말린 과일, 햄 등과 페어링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물 요리 또한 못지않게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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❶ 아드벡 10년 X 굴국밥

굴 때문에 겨울을 기다린 위스키 러버들이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생굴 말고 굴국밥과 함께 아드벡을 즐겨보자. ‘피트의 괴물’이라 불리는 아드벡 10년의 강렬한 향과 짭조름한 바다 내음은 시원한 굴 국물과 만났을 때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위스키 전문가들은 이를 ‘Peat and Pearl’이라 부르며, 굴의 크리미한 질감이 위스키의 거친 질감을 부드럽게 감싸준다고 평가한다. 뜨거운 국물을 삼킨 뒤 차가운 아드벡을 한 모금 넘기면, 입안 가득 겨울 바다의 파도가 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❷ 라프로익 10년 X 어묵탕

라프로익의 피트 향은 의외로 멸치와 다시마로 우려낸 어묵탕의 짭짤한 감칠맛과 놀라운 궁합을 보여준다. 훈제 향이 입혀진 소시지를 먹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밋밋할 수 있는 어묵 국물에 깊은 풍미를 더해주는 마법 같은 조합이다. 일본의 유명 바에서도 ‘어묵과 위스키’는 겨울철 인기 메뉴로 자리 잡았을 만큼 검증된 페어링이다.

❸ 탈리스커 10년 X 홍합탕

‘Made by the Sea’라는 슬로건처럼 바다의 거친 파도를 머금은 탈리스커는 맑고 칼칼한 국물 요리에 최적화되어 있다. 탈리스커 특유의 톡 쏘는 피니시와 짭짤한 맛은 홍합탕에 후추를 뿌린 것과 같은 효과를 내며 국물의 시원함을 배가시킨다. 굳이 안주를 씹지 않아도 홍합 국물 한 숟가락에 위스키 한 모금이면 입안이 깔끔해진다.

❹ 글렌피딕 12년 X 닭백숙

피트 위스키의 향이 너무 강하게 느껴진다면, 맑고 청량한 느낌의 스페이사이드 위스키로 넘어가보자. 서양배와 청사과의 상큼한 과일 향이 특징인 글렌피딕 12년은 푹 고아 낸 닭백숙이나 삼계탕의 기름진 맛을 산뜻하게 씻어준다. 화이트 와인이 닭요리와 잘 어울리는 것과 같은 이치로, 위스키의 가벼운 바디감이 무거운 육수와 밸런스를 맞춘다.

❺ 글렌모렌지 오리지널 X 왕갈비탕

묵직한 고깃국물에는 부드럽고 섬세한 위스키가 곁들여질 때 서로의 장점을 해치지 않고 어우러진다. 글렌모렌지 오리지널의 섬세한 꽃향기와 바닐라의 달콤함은 자칫 느끼할 수 있는 소고기 지방의 맛을 중화시키고 뒷맛을 깔끔하게 잡아준다. 갈비탕의 짭짤한 간장 소스 대신 위스키의 달콤한 여운이 고기의 풍미를 한층 더 고급스럽게 코팅해 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위스키 평론가들은 글렌모렌지의 시트러스 한 끝맛이 붉은 고기 육수와 대조적인 조화를 이룬다고 평한다. 이젠 갈비탕집 갈 때도 콜키지 여부를 알아보고 가자.

❻ 라가불린 16년 X 돼지고기 김치찌개

힘과 힘이 붙는 느낌이다. 그 강렬함 때문에 어쩌면 마니아가 될지도 모른다. 묵직한 바디감과 강한 피트 향을 자랑하는 라가불린 16년은 맵고 짜고 뜨거운 김치찌개와 붙어도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과시한다. 돼지고기의 지방과 묵은지의 산미가 위스키의 스모키함과 뒤섞이며 입안에서 폭죽이 터지는 듯한 자극적인 즐거움을 준다. 해외 미식 매체에서도 스모키한 위스키와 발효 음식의 대담한 조합을 흥미로운 페어링으로 소개하곤 한다. 한국 발효 음식의 최고점인 김치찌개 역시 잘 어울린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