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자연이라는 유산, 스티븐 연과 코오롱스포츠

2026.02.11.신예지

본질에 집중할 때 비로소 마주하는 자유에 대하여.

명동의 활기찬 에너지를 뚫고 새롭게 들어선 ‘코오롱스포츠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 이곳은 단순한 매장이 아닌, 반세기 동안 한국의 산하를 누벼온 아웃도어 브랜드 코오롱스포츠의 풍부한 유산이 동시대적 감각과 어우러져 있는 거대한 아카이브다. 캠핑과 아웃도어에 특화한 브랜드 DNA부터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브랜드 철학, 새로운 디자인 콘셉트까지 아우르는 공간이다. 코오롱스포츠 서울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배우 스티븐 연이 자리를 함께했다. 그는 코오롱스포츠의 단순한 모델이 아닌, ‘자연’이라는 공통의 언어를 공유하며 깊은 유대를 맺은 친구로서 이번 여정에 동행했다.

코오롱스포츠 서울에서 브랜드 앰배서더 스티븐 연과 함께하는 라운드 챗이 진행됐다. 이날 스티븐 연은 글로벌 시장에서 코오롱스포츠가 지닌 가장 핵심적인 가치로 ‘내재적인 진정성(Intrinsic Authenticity)’을 꼽았다. 그는 수많은 아웃도어 기어들 사이에서도 코오롱스포츠처럼 한국적인 스타일과 기능성, 그리고 깊은 헤리티지를 동시에 갖춘 브랜드는 드물다며 차별화된 경쟁력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특히 브랜드가 지닌 고유의 ‘한국적인 맛깔스러움’에 경의를 표하며, 인위적인 변화보다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도 변치 않는 본질이 글로벌 시장에서 진정한 힘을 발휘할 것임을 강조했다.

대화의 흐름은 자연스레 브랜드의 유산, 즉 ‘레거시’라는 본질로 흘러갔다. 김정훈 본부장이 스티븐 연을 떠올린 건 어느 겨울, 태백산의 눈 덮인 능선을 오르던 때였다. 입도적인 설경 속에서 브랜드의 지향점을 고민하던 그에게 스티븐 연이 가진 담백하고도 단단한 분위기가 겹쳐 보인 것. 이에 스티븐 연은 코오롱스포츠를 두고 “한국의 성장과 힘을 상징하며, 아버지 세대부터 이어져온 레거시”라 정의하며 깊은 공감을 표했다.

흥미로운 지점은 ‘유행’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었다.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 속에서 브랜드를 어떻게 젊게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물음에 그는 뜻밖에도 ‘기다림’을 이야기했다. “유행을 좇는 데 몰두하다 보면, 결국 나만이 가진 고유한 색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말하는 그의 눈빛은 확고했다. 설령 시간이 걸리더라도 사람들이 나라는 존재를 오롯이 이해할 때까지 본질을 지키며 기다리는 태도, 그 고집스러운 진정성이야말로 무엇보다 특별하다는 믿음이다.

그의 착장은 이러한 철학을 견고하게 뒷받침했다. 1996년 출시된 파란색 고어텍스 재킷과 ‘SAVE THE EARTH’ 자수가 새겨진 90년대 폴라텍 플리스 등 브랜드 DNA가 담긴 아카이브 피스들은 스티븐 연의 담백한 오라와 만나 시간을 초월한 세련미를 증명했다.

인위적인 과장 없이 서로의 레거시를 존중하는 이들의 파트너십은 마치 하이킹 길에서 만나 같은 방향을 걷는 친구의 뒷모습을 닮았다.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는 두 존재의 지적이고도 야생적인 서사는 이제 막 문을 연 ‘코오롱스포츠 서울’ 명동에서 계속될 예정이다.

포토그래퍼
이신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