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과 손끝이 만든 것들은 쉽게 설명되지 않는다. 앰배서더 이준호의 여정으로 풀어낸 벨루티의 깊이.

벨루티가 브랜드 앰버서더 이준호와 함께한 캠페인 필름 ‘A Journey in Craft’를 공개했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브랜드 콘텐츠의 범주를 넘어선다.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축으로, 메종의 정체성을 구성해온 장인 정신과 시간의 축적을 시각적으로 따라가는 하나의 서사에 가깝다.

첫 장면은 이탈리아 페라라. 벨루티의 핵심 생산 기지이자 상징적인 공간인 마니파투라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300명 이상의 장인들이 머무는 이곳은 기술의 집합체라기보다, 하나의 태도와 세계관이 응축된 장소다. 가죽이 형태를 얻고, 시간이 덧입혀지며, 마침내 하나의 슈즈로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은 기능적 제작을 넘어선다. 그것은 반복과 축적, 그리고 감각의 문제다.
이준호는 이 공간에서 장인들과 호흡을 맞추며 벨루티의 근간을 직접 마주한다. 특히 메종을 상징하는 파티나 기법이 구현되는 순간은 이 필름의 핵심 장면 중 하나다. 색을 입히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덧칠하는 방식. 그 깊이와 밀도는 기계적 생산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영역이다. 알레산드로 레이스업 슈즈가 한 점의 작품처럼 완성되는 과정 역시 같은 맥락이다. 기능과 예술의 경계가 흐려지는 지점, 벨루티가 오랫동안 유지해온 태도다.

이탈리아에서의 여정은 베니스로 이어진다. ‘라 세레니시마’라는 이름으로 불려온 이 도시는, 벨루티에게 단순한 배경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브랜드의 시그니처 소재인 베네치아 레더의 기원이자, 파티나 기법의 미학적 영감을 제공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텍스처처럼 작용하는 이곳에서, 이준호의 움직임은 더욱 서정적으로 변한다. 베니스의 운하와 석조 건축물, 그리고 물 위에 반사되는 빛의 결은 벨루티 레더의 표면과 묘하게 닮아 있다. 깊이감 있는 색조, 시간의 흔적이 남은 질감, 그리고 그 위에 더해지는 빛의 레이어. 이준호는 SS26 컬렉션의 린넨 ‘포레스티어’ 재킷을 입고 이 장면을 완성한다. 라일락 컬러가 붉게 물든 노을과 겹쳐지는 순간, 의상은 단순한 스타일링을 넘어 하나의 장면을 구성하는 요소로 기능한다.
이번 캠페인은 두 개의 필름으로 구성되었지만, 그 구조는 명확하다. 기술을 설명하지 않고 감각을 전달하는 방식. 장인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그들의 시간과 태도를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접근. 이준호의 시선은 그 사이를 유영하며 관객을 이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장인 정신을 ‘보존해야 할 것’이 아니라 ‘이어가야 할 것’으로 정의한다는 점이다. 기술은 전수될 수 있지만, 태도는 경험을 통해서만 전달된다. 이 필름은 바로 그 간극을 메우려는 시도처럼 보인다.
벨루티는 이 여정을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파리를 배경으로 한 다음 챕터가 예정되어 있다. 이탈리아가 ‘기원’이라면, 파리는 ‘완성’에 가까운 의미를 지닌다. 브랜드가 시작된 도시에서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지, 이번 서사가 어떻게 확장될지는 아직 열려 있다. 확실한 것은 하나다. 벨루티가 말하는 장인 정신은 더 이상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의 언어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 언어는 여전히, 손끝에서 시작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