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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렉터가 될 수 있는 사람은 따로 있다, 시계 수집가의 공통된 생각 6

2026.04.16.주동우

의외로 단순하지만, 꽤 집요하다.

시계를 모으는 것이라 생각한다

컬렉터에게 시계는 한 번 쓰고 끝나는 물건이 아니다. 오히려 시간을 들여 완성되는 자산에 가깝다. 특정 레퍼런스가 단종되면서 희소성이 생기고, 생산 수량이 적었던 모델이 시장에서 다시 평가받는 흐름까지 모두 계산에 넣는다. 여기서 말하는 가치는 단순한 리셀 가격이 아니라, 시장에서의 위치와 서사까지 포함한다. 그래서 충동구매는 거의 없다. 한 점을 들일 때도 ‘이 시계가 내 컬렉션 안에서 어떤 존재감를 갖게 될까’를 먼저 본다.

묘하게 끌리는 것을 선택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컬렉터는 너무 잘 만든 시계에 쉽게 질린다. 모든 요소가 균형 잡힌 모델은 매력적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기억에 덜 남는다. 반대로, 다이얼 비율이 미묘하게 어긋났거나, 디자인적으로 과감했던 시계, 혹은 출시 당시에는 시장에서 외면받았던 모델은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서 재평가된다. 이들은 그 불완전함이 결국 개성으로 전환된다는 걸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유명한 것보다 이유 있는 것을 고른다

겉으로 보기에 같은 브랜드, 같은 라인이라도 컬렉터가 보는 기준은 훨씬 세밀하다. 예를 들어 특정 시기의 디자인 전환점에 나온 모델인지, 기술적으로 의미 있는 무브먼트가 들어갔는지, 혹은 브랜드 역사에서 중요한 변곡점과 맞닿아 있는지 같은 것들이다. 누구나 아는 하이엔드 브랜드라도 이들에겐 상관없다. 결국 컬렉션에 남는 시계는 그 시계가 태어난 배경과 이유가 분명한 것들이다.

남의 시선보다 내 취향이 먼저다

컬렉터는 유행을 모른 척하지는 않지만, 거기에 휘둘리지도 않는다. 지금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이 아니라, ‘내 컬렉션에 왜 필요한가’를 더 중요하게 본다. 그래서 누군가는 특정 브랜드의 다이버 워치만 파고들고, 누군가는 빈티지 드레스 워치만 모은다. 이 기준이 명확할수록 컬렉션은 더 선명해진다. 남들이 보기엔 이해하기 어려워도, 자신에게는 일관된 논리가 있다.

하나 사면 다음이 보인다

입문자에게 첫 시계는 중요하지만, 컬렉터에게 더 중요한 건 그 다음이다. 이미 가진 시계들과의 관계, 겹치는 포지션은 없는지, 컬렉션의 균형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계속 계산한다. 하나를 들이면 또 하나의 빈틈이 보이고, 그 빈틈을 채우기 위한 다음 선택이 이어진다. 이렇게 컬렉션은 단순히 모아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점점 깊이를갖춘 아카이브처럼 발전한다.

결국 기억에 오래 남을 시계를 고른다

시간이 지날수록 스펙이나 브랜드보다 더 오래 남는 건 이야기다. 여행지에서 우연히 발견해 들인 시계, 중요한 전환점에 스스로에게 선물한 시계, 혹은 오래 찾아다니다가 겨우 손에 넣은 모델 등. 이런 개인적인 서사가 쌓이면서 컬렉션은 하나의 기록이 된다. 그래서 컬렉터는 시계를 볼 때 시간을 확인하기보다, 그 시계를 둘러싼 기억을 다시 꺼내본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