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는 역시 맹렬하게 달릴 때 가장 멋있다. 쫓고 쫓기는 추격신은 그 중 백미다.
![검은 차는 BMW 뉴 740Li. 3리터 배기량이지만 두 개의 터보를 달아 4리터 엔진보다 강력한 326마력을 발휘한다. 가격은 1억4천6백만원.](https://img.gqkorea.co.kr/gq/2009/01/style_55ed3f38387ec.jpg)
#1 도망가는 차는 흙을 사방에 뿌리며‘드리프트’라는 걸 해야 했다. 엉덩이를 바깥쪽으로 밀어내면서 핸들을 반대로 돌려 방향을 꺾는 어려운 기교다. 영화 속에 나오는 긴박한 추격신에는 꼭 이 기술이 들어간다. 이전보다 마흔여덟 배 날렵해진 뉴 7시리즈는 이 장면을 단번에 소화했다. 프로펠러 달린 복엽전투기는 물론, 음속전투기도 우습게 따돌릴 수 있겠다.
![비행기는 1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전투기로 쓰였던 뉴포르 17. 아카데미과학 제품으로 단돈 1만원.](https://img.gqkorea.co.kr/gq/2009/01/style_55ed3f3874cd4.jpg)
![쫓기는 차는 211마력의 2리터 터보엔진이 달린 아우디 뉴 A4 다이내믹 콰트로, 5천2백90만원.](https://img.gqkorea.co.kr/gq/2009/01/style_55ed3f38afa39.jpg)
![무서운 기세로 쫓는 차는 260마력 3.5리터 엔진이 달린 닛산 무라노, 4천8백90만원. 수트는 모두 꼬르넬리아니, 총은 모두 사진가 친구의 소장품.](https://img.gqkorea.co.kr/gq/2009/01/style_55ed3f38f1518.jpg)
#2 카메라가 바닥에 붙을 수록, 맹렬하게 굴러가는 타이어와 가까워질수록, 긴장된 추격을 담을 수 있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차가 움직일 때 돌이 앞으로 튈 줄은 몰랐다. 특제 사륜구동 콰트로가 달린 A4라서 그런 걸까? 아무튼 비싼 카메라에 돌멩이가 튀었고, 사진가 권태헌은 돌아오는 내내 혀를 약간 내밀고‘팻팻’거렸다. 뭔가 많이 들어갔나 보다. 닛산 무라노에는 있는 선루프는 생각보다 활짝 열렸다.
![검은 세단은 벤츠 C63AMG, 6,208cc의 커다란 엔진에서 457마력의 굳센 힘이 웅장한 배기음에 밀려 나온다. 9천1백90만원으로 가장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도구일 것이다. 뒤따르는 왜건은 푸조 308SW, 2리터 138마력 디젤엔진으로 힘차게 튀어 나가면서 연비까지 좋다. 가격은 3천9백60만원.](https://img.gqkorea.co.kr/gq/2009/01/style_55ed3f3940907.jpg)
#3 추격신을 멀리서 찍는 건 동영상이 아닌 이상 잘 나오지 않는다. 아스라한 절벽 사이로 바닥을 긁으며 달려도 이런 식의 가족 나들이 사진만 나왔다. 이 상황에서 운전대를 잡은 에디터와 어시스턴트의 임무는 오직 빨리 달리는 것. 그래야 먼지라도 많이 생길 테니까. 하지만 그게 쉽지않았다. 절벽 아래로 구를 뻔했다.
![앞서 달리는 BMW 320d에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2리터 디젤엔진이 달려 있다. 파워가 무려 177마력이나 돼서 단 8초 만에 시속 1백 킬로미터로 가속한다. 뒤에 달리는 현대 제네시스 쿠페 GT-R은 대한민국 최초의 후륜구동 스포츠 카다. 3.8리터의 넉넉한 배기량에서 303마력이 칼칼하게 터져 나온다. 세계적인 수준이다. 3천3백92만원](https://img.gqkorea.co.kr/gq/2009/01/style_55ed3f39b0dfb.jpg)
#4 에디터는 편평하게 찍을 것을 권유했지만, 사진가는 이렇게 기울여 찍어야 맛이 산다고 했다. 도망자 역할의 모델 최호진도, 쫓는 320d와 제네시스 쿠페도, 어시스턴트로 왔다가 깜짝 모델이 된 신동빈조차도 기울여 찍기를 바랐다. 그들이 옳았다. 똑바로 찍었으면 물을 많이 넣은 라면처럼 싱거워질 뻔했다.
![수트는 모두 꼬르넬리아니.](https://img.gqkorea.co.kr/gq/2009/01/style_55ed3f39f01c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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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장진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