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한예리. 귀엽기만 한 건 아니다.
화장기 없는 얼굴로 기억되는 여배우는 어때요? 저는… 저는 좋은데.
얼굴을 클로즈업하면 관객이 그 위에 뭔가 그리게 되는 인상이랄까요? 표정이 잘 드러나는 얼굴이 아니에요. 이목구비가 뚜렷하지 않다 보니, 집중해서 보시는 게 아닐까…. 얼굴의 선이 분명하지 않은 게 장점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요.
스모키 메이크업은 잘 어울리죠. 요즘 이런 눈에 스모키 메이크업 하는 걸 굉장히 좋아하시더라고요. 흐름을 잘 타고 있는 거겠죠?
확 변신하기도 하나요? 아니요. 사실 메이크업을 거의 안 해요. 독립영화 찍을 땐 전혀 안 하고 촬영한 적도 많아요. 지금도 그렇게 할 수 있을진 모르겠네요.
어째서 한예리의 첫 번째 연관검색어가 ‘한예리 못생김’인 걸까요? 웁, 저도 궁금해요. 글쎄, 이걸 누가 만들었을까? 이런 방식으로 누군가를 검색한다는 게 놀라워요 그냥. 하하.
한국무용 전공할 땐 자신이 예쁘지 않다고 생각했다면서요? 무용할 땐 아무래도 무대에 서니까 부리부리한 사람들이 잘 보여서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생각이 많이 달라졌어요. 처음엔 사람들이 저보고 왜 예쁘다고 하는지 몰랐어요. 그동안 제 미의 기준이 한쪽으로 너무 치우쳐 있었더라고요. 그 다음부턴 춤출 때도 자신감이 붙었어요. 제 자신에 대해 당당해졌다고 해야 하나?
무용은 잘했어요? 쑥스럽지만… 못하진 않았고요. 하하. 그렇다고 감히 잘한다고 말할 순 없어요. 잘하는 분이 정말 많고, 제가 직업 무용단원들처럼 충실하게 무용을 하고 있는 상태가 아니라서요. 전공으로 삼고 있었을 땐 어… 1등을 놓치지 않을 정도. 헤헤.
“무용에서 몸을 움직이는 건 표현의 수단이었지만, 카메라 앵글에선 어떤 상태를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어요. 사진 찍는 건 어때요? 영화하기 전까진 어색했어요. 무용할 때도 사진을 찍긴 했지만, 그땐 풀 샷을 찍고 제 몸의 모양을 체크하는 정도였죠. 얼굴을 가까이서 찍는 건 영화 찍으면서 처음 한 건데, 제 얼굴을 그렇게 가까이서 본 적이 없어요.
거울 자주 안 봐요? 거울을 보더라도 이렇게까지 확 들어와서 보는 느낌은 아니잖아요. 요즘은 자꾸 찍으면서 조금씩 자신감이 붙는 것 같아요.
스크린에 엄청난 크기로 얼굴이 뜨는 영화는 괜찮아요? 아니요! 되게 당황했어요. 내 얼굴이 저렇게 큰 화면에 나오다니…. 그것도 놀랐고, 제 목소리를 듣는 것도 이상했어요. 첫 영화 <기린과 아프리카>를 찍어놓고 처음 볼 때요. “아, 내 목소리가 이런 목소리였구나. 어떡하지? 못 보겠는데?” 이러면서.
서른 살에 ‘라이징 스타’ 같은 말을 듣고 있죠? 어색하진 않아요. 어찌 됐건 이 일을 시작하는 단계고, 아직은 많은 사람이 절 잘 모르시니까요. 그렇게 생각해주시는 것만으로도 좋죠.
지금 가장 맡고 싶은 배역은 몇 살쯤이에요? 회사 다니는 새내기 신입사원 정도?
회사 다니고 싶다는 생각도 해요? 아니요. 아침형 인간도 아니고, 반복적으로 책상에 앉아서 누가 시키는 일을 잘할 자신이 없어요. 오히려 영업 뛰라고 하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무용할 때도 새벽에 ‘그분’이 잘 오시거든요. 창작 작업할 땐 ‘그분’이 오실 때까지 계속 친구랑 같이 연습실에서 기다리는 거예요. “왜 안 오시니” 이러면서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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