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시디장과 책장

2013.06.21GQ

새로 사야할 음반과 책이, 이달에도 이렇게나 많다.

바다와 서프

김바다를 “시나위 보컬 출신”이라고 소개하는 건 점점 민망한 일이 돼가고 있다. ‘나비효과’와 ‘The Ratio’로부터 ‘아트 오브 파티즈’까지, 끊임없이 록 음악을 갱신해온 그가 이번에는 새로운 이름을 찾지 않았다. 어떤 노래도 김바다인 걸 알겠다. 다만, 김바다가 뭐 새로운 걸 하지 않았는데도 청량하게 들린다는 점을 생각한다. 미니앨범 은 늘 현재를 각인시키는 여름과 어울린다. 이라는 앨범 제목과, 김바다라는 이름 때문만은 아니다.

어제 그리고 오늘

상상마당의 연례 전시인 <어바웃 북스>가 4회째를 맞는다. 올해 역시 500여 종의 한국 독립출판물 전시를 통해 당대를 드러내며, 특히 90년대 문화지 <티티엘>, <서브>, <키노>, <인서울 매거진>, <이매진>의 편집장을 인터뷰하는 기획으로 한국 잡지의 옛날까지 돌아본다. 함께 전시하는 일본 독립출판물 100여 종도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다. 6월 13일부터 8월 11일까지, KT&G 상상마당 갤러리 및 스튜디오. sangsangmadang.com

1.  수류산방, 수류산방  한 작가의 작품 세계를 독창적인 편집으로 한데 모은 책에 ‘도록’이라는 관습적인 분류는 누가 될 것 같다. 이남규가 생전에 남긴 말을 골라 그 옆에 작품을 배치한 페이지들이 아름답다. 이남규의 글과 편지, 유리화를 망라한, 일종의 ‘전집’이다. 2.  박광수, 소란만화가 박광수는 자신의 우울증으로부터 비상구 등처럼 ‘행복’이라는 낱말을 발견했다. “우리가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 개인적인 주제를 타인으로부터 구한 건 행복이 혼자서 상상해낸 망상이 되게 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3.  마리노이라트/로빈 킨로스, 작업실유령아이소타이프는 문자와 숫자 대신 상징적 도형과 기호의 조합으로 정보를 표현하는 방식이다. 정보의 공공적인 변형을 다루지만, 표현 본위의 디자인에, 혹은 나태한 디자인에 던지는 전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1. <이남규 1931-1993> 수류산방, 수류산방 한 작가의 작품 세계를 독창적인 편집으로 한데 모은 책에 ‘도록’이라는 관습적인 분류는 누가 될 것 같다. 이남규가 생전에 남긴 말을 골라 그 옆에 작품을 배치한 페이지들이 아름답다. 이남규의 글과 편지, 유리화를 망라한, 일종의 ‘전집’이다. 2. <민낯> 박광수, 소란
만화가 박광수는 자신의 우울증으로부터 비상구 등처럼 ‘행복’이라는 낱말을 발견했다. “우리가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한 것. 개인적인 주제를 타인으로부터 구한 건 행복이 혼자서 상상해낸 망상이 되게 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3. <트랜스포머> 마리노이라트/로빈 킨로스, 작업실유령
아이소타이프는 문자와 숫자 대신 상징적 도형과 기호의 조합으로 정보를 표현하는 방식이다. 정보의 공공적인 변형을 다루지만, 표현 본위의 디자인에, 혹은 나태한 디자인에 던지는 전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1.  고경태, 푸른숲종이 매체가 있는 힘껏 현대를 담는 한, 버려질 운명만은 아닐 것이다.  기자 고경태가 아버지의 신문 기사 스크랩을 바탕으로 현재로서의 현대사를 다시 썼다. 물론 가 다루는 역사의 중심에는 나라가 아닌 사람이 있다. 2. <Fashion is Passion> 이상봉, 민음인대중적인 것과 고급한 것, 한국적인 것과 세계적인 것 사이에 다리를 놓았던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이 패션과 책 사이에도 하나를 보탰다. 패션에 대한 그의 철학을 적었고, 자연스럽게 그의 인생의 변곡점들까지 따라나오는 걸 막지 않았다. 3.  안대회, 문학동네은 예술이 갖춰야 할 풍격을 스물네 개로 분류한 중국 송, 원대(추정)의 저작이다. 미학을 시로 써서 밝힌 이 탁월한 글에 한문학자 안대회가 해석과 해설은 물론, 실제 풍격이 담긴 시와 그림, 글씨를 덧붙였다. 빈곤한 한국 미학 분야의 한 전기라 할 만하다.

1. <대한국민 현대사> 고경태, 푸른숲
종이 매체가 있는 힘껏 현대를 담는 한, 버려질 운명만은 아닐 것이다. <한겨레> 기자 고경태가 아버지의 신문 기사 스크랩을 바탕으로 현재로서의 현대사를 다시 썼다. 물론 <대한국민 현대사>가 다루는 역사의 중심에는 나라가 아닌 사람이 있다. 2. <Fashion is Passion> 이상봉, 민음인
대중적인 것과 고급한 것, 한국적인 것과 세계적인 것 사이에 다리를 놓았던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이 패션과 책 사이에도 하나를 보탰다. 패션에 대한 그의 철학을 적었고, 자연스럽게 그의 인생의 변곡점들까지 따라나오는 걸 막지 않았다. 3. <궁극의 시학> 안대회, 문학동네
<이십사시품>은 예술이 갖춰야 할 풍격을 스물네 개로 분류한 중국 송, 원대(추정)의 저작이다. 미학을 시로 써서 밝힌 이 탁월한 글에 한문학자 안대회가 해석과 해설은 물론, 실제 풍격이 담긴 시와 그림, 글씨를 덧붙였다. 빈곤한 한국 미학 분야의 한 전기라 할 만하다.

    에디터
    정우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