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 쇼핑이번 여름에도 에어컨부터 켜겠지만, 선풍기 바람은 언제나 그립다. 좀 더 시원하고, 좀 더 조용하고, 좀 더 안전한 선풍기를 고를 수 있는 네 가지 면면.
날개 선풍기의 날개 수는 바람의 성질을 결정한다. 날개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공기가 잘게 썰려 바람이 부드러워진다. 말하자면, 날개의 면면마다 공기를 가르며 바람을 만들어내는데, 날개 수가 세 개면 한 번 회전할 때 바람을 세 번씩 보내는 것이다. 그래서 날개 수가 적으면 바람이 띄엄띄엄 발생하고, 많으면 바람이 끊기지 않는다. 자연에서 부는 바람처럼 부드러운 바람을 원한다면 날개 수가 많은 선풍기가 좋다. 또한 날개 수는 소음과도 상관이 있다. 선풍기의 소음은 공기와 날개가 마찰하는 면적 때문에 생기는데, 날개 수가 많으면 날개의 각도가 수직에 가깝고 마찰 면적도 줄어든다. 덕분에 조용하다. 반면 날개 수가 적으면 적은 대로 장점이 있다. 바람이 센 데다 더 멀리 보내기에 유리하다. 아울러 날개의 면적이 크지 않아야 비행기 프로펠러같이 강력한 바람을 만들어낼 수 있다. 대부분의 공기순환기가 작은 3엽 날개를 사용하는 이유다.
덮개 덮개는 날개로부터 사람을 보호한다. 아이들이 손가락을 넣지 못하게 덮개 틈을 촘촘히 만들었다. 한편 덮개의 모양도 중요하다. 보통의 선풍기는 덮개 틈을 일자로 만들어도 상관없지만, 공기순환기는 최대한 바람을 멀리 보내기 위해서 바람이 부는 모양을 본떠 소용돌이처럼 휘게 만들었다.
모터 모터엔 AC(교류)모터와 DC(직류)모터가 있다. 일반적인 선풍기엔 가격이 저렴한 AC모터를 많이 사용한다. 구조도 단순하고 고속으로 돌리기도 쉽기 때문이다. 반면 DC모터는 속도를 조절하기 용이하지만 브러시와 같은 마찰 면이 있어 수명이 짧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이 브러시를 없앤 일명 ‘브러시리스’ DC모터는 수명이 길어 수리가 거의 필요 없고, 전기도 적게 쓴다. 또한 고속 회전도 가능하며 매우 조용하다. 단점은 비싸다는 건데, 그래서 이 모터를 사용한 선풍기들은 대부분 고가다. 하지만 하루 종일 연속으로 틀어도 발열이 적다. 한편 날개 없는 선풍기의 경우 모터와 날개가 수직으로 서 있다. 제트 엔진처럼 공기를 끌어오고 이 공기를 동그란 틀의 틈으로 밀면서 바람을 만든다. 여기에도 소음을 최소화하고 효율을 높이기 위해 브러시리스 DC모터를 사용했다.
리모컨 어찌 보면 선풍기에서 제일 필요한 부분은 리모컨일지도 모른다. 없으면 정말 귀찮다. 리모컨 없는 에어컨을 상상할 수 있을까? 선풍기 리모컨은 얼마나 다양한 조작이 가능한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리모컨이 제대로 작동하는 각도, 즉 수신각이 얼마나 넓은지가 관건이다. 선풍기를 구석자리에 두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날개 없는 선풍기 [01, 02, 09] 2009년 다이슨이 개발한 제품. 처음 개발했을 때 그 생김새 때문에 엄청난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바람의 세기가 강하지 않고, 소음이 커서 사용자들의 불만도 많았다. 이번에 새롭게 출시된 에어 멀티플라이어는 기존 모델에 비해 확연히 조용해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일반적인 선풍기의 강풍을 생각하면 좀 약한 편이다.
스탠드형 선풍기 [02, 03, 05, 06] 가장 친숙한 선풍기의 형태. 선풍기가 다 거기서 거기일 거라고 생각하지만 최근엔 아주 조용하고 부드러운 바람을 만드는 선풍기가 많이 출시되었다. 그런 선풍기들은 대부분 날개 수가 많고, AC모터 대신 DC모터를 사용한다. 아주 가벼운, 초미풍을 만들 수 있으며 오래 사용해도 발열이 적다.
타워형 선풍기 [08, 09] 아이가 있는 집에서 선풍기를 구입할 땐 보통 선풍기보다 타워형을 염두에 두게 된다. 아무래도 일반 선풍기보다 안전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간을 적게 차지해 구석에 두기도 편하고, 바람이 수직으로 길게 불어 온몸을 한꺼번에 쐴 수 있다. 하지만 상하 조절이 힘들고, 청소하기가 매우 번거롭다.
공기순환기 [03, 04, 07, 08] 선풍기는 가까운 거리에 바람을 전달하지만, 공기순환기는 바람을 나선형으로 만들어 아주 먼 곳까지 보낸다. 이를 통해 천장 쪽의 공기와 바닥 쪽의 공기를 순환시켜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역할을 한다. 에어컨과 함께 사용하면 최적의 효과를 낸다.
- 에디터
- 양승철
- 포토그래퍼
- 이신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