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Q 코리아가 직접 취재한 바젤월드 2015 이야기.

루 다이얼이 돋보이는 오메가 씨마스터 아쿠아 테라 제임스 본드 에디션.
#04
Blue is New Black
패션 시계가 아니라 정통 기계식 시계나 아날로그 시계의 컬러는 지극히 제한적이다. 스틸 또는 골드 컬러, 핑크 골드 또는 블랙 DLC, 블랙 스트랩 또는 브라운 스트랩 등 컬러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 바젤월드에서는 드디어 매우 뚜렷한 컬러가 등장했다. 바로 블루(Blue)다.
최고의 명품 시계 브랜드인 브레게, 블랑팡, 파텍 필립을 비롯해 롤렉스, 제니스, 태그호이어, 모리스 라크로아, 펜디 등 거의 모든 브랜드에서 블루 컬러의 시계들을 선보였다. “Blue is New Black” 이라는 말처럼 시계에 있어 블루 컬러는 블랙과 화이트 이후 가장 대중적인 컬러로 자리잡았다.
블루 컬러의 등장에 대해 의아해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 이면에는 시계 업계에 드리운 오랜 불경기의 영향이 컸다. 불경기의 영향 탓인지 이번 바젤월드에는 이렇다 할 신제품이나 새로운 무브먼트의 등장은 거의 없었다. 기존 무브먼트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다거나, 소재나 컬러 등을 바꿔서 출시한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때 브랜드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 컬러가 바로 블루였다.
비단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통하는 컬러에 대한 고정 관념 중 하나는 여자는 분홍 또는 빨강, 남자는 파랑 이라는 것이다. 즉 블루는 누가봐도 남자의 색이다. 시계 역시 남자의 물건이다. 그러나 시계를 구입할 때 블루 컬러 시계를 두 번째 또는 세 번째라면 몰라도 첫 시계로 선택하는 남자는 거의 없다.
블루 컬러 시계가 이토록 많이 등장한 것도 이미 시계를 가지고 있는 고객들, 특히 남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브랜드의 전략 중 하나였을 것이다. 클래식한 드레스 워치와 스포티브한 크로노그래프 워치 등 이미 몇 개의 시계를 가진 남자가 컬러 시계를 갖고 싶어한다면, 그것이 바로 블루 컬러 이기 때문이다.

위블로 빅뱅 유니코 이탈리아 인디펜던트.

블랑팡 피프티 패덤즈 오션 커미트먼트 바티스카프 크로노그래프 플라이백.
- 에디터
- 이은경(GQ Watch online Direc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