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민음사 ‘세계시인선’의 새 옷

2016.07.01정우영

수많은 시인이 그 영향을 자랑하듯 고백하는 민음사 세계시인선이 새 옷을 입었다. 비단 옷만 갈아입은 건 아니다. 일본어 중역이 아닌 원문 번역으로, 원문과 번역문을 함께 실었던 지난 세기의 혁신을 당대의 중용으로 이어간다. 여전히 권위 있는 번역가들의 이름이 보이고, 원문이 함께하고 있으며, 이론의 여지없는 고전들이 눈에 띈다. 새로운 세계시인선의 방향성을 잘 보여주는 예는 부코스키다. 시를 거리에 방생한 고전 < 사랑은 지옥에서 온 개 >의 국내 초역이다. 황현산이 옮긴 보들레르의 < 악의 꽃 >이나 김경주가 옮긴 에드거 앨런 포의 < 애너벨 리 >처럼 참신한 시도도 보인다. 안도현이 엮은 백석의 < 사슴 >, 이남호가 엮은 윤동주의 < 별 헤는 밤 >, 꽃에 관한 시를 따로 엮은 김수영의 < 꽃잎 >처럼 한국시의 고전도 아무렇지 않게 섞여있다. 그리고 표지에서는 일관되게 두 가지 색이 충돌하면서 형형하다.

    에디터
    정우영
    포토그래퍼
    정우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