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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월한 혈통, 메르세데스-AMG

2017.03.22장우철

이달을 대표하는 붉은 심장. 4월의 자동차는 메르세데스-AMG GLC 43 4매틱이다.

MERCEDES-AMG GLC 43 4Matic

크기―L4665 × W1935 × H1640mm
엔진―2,996cc V6 트윈 터보 가솔린
변속기―9단 자동
구동방식―네바퀴굴림
최고출력―367마력
최대토크―53.0kg.m
공인연비―리터당 8.1킬로미터
가격―9천5백만원

다부진 몸이다. 근육도 굵직하다. 승부욕과 도전 정신에 우월함을 앞세운다. 하긴, 메르세데스-AMG는 늘 그랬다. 콤팩트 SUV인 메르세데스-AMG GLC 43 4매틱도 마찬가지. 하지만 다루기 부담스런 여느 고성능 차와는 다르다. 부드럽고 안락한 감각이 있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일반 GLC-클래스와 비슷할 정도다. 그러다가도 스포트 모드로 좀 밟으면 터프하게 AMG 혈통을 드러낸다. 메르세데스-AMG GLC 43 4매틱의 3.0리터 V6 트윈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367마력, 최대토크 53.0kg.m의 성능을 보여준다. 9단 자동 변속기로 시속 100km킬로미터에 이르는 가속은 4.9초에 끊는다. 절대적 출력성능은 부족함이 없다.

오히려 차고 넘친다. 두툼한 D컷 스포트 스티어링 휠과 AMG 전용 버킷 시트, 스티치 선명한 가죽이 넘실거리는 호화 인테리어에는 AMG의 자존심이 드러난다. 시동을 건다. 보통의 메르세데스-벤츠 모델과 분명히 다른 배기음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기본 모드로 다루면 봄날의 고양이처럼 온화하게 반응한다. 그렇다고 AMG라는 사실을 애써 숨기지도 않는다. 풍부하고 날카로우며 기민한 반응이 스티어링 휠로 전해진다. 승차감은 단단하지만, 뒷자리 동승자가 불쾌하거나 불편하지 않다. 부드럽고 묵직한 승차감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페달을 깊게 밟으면 3.0리터 V6 엔진이 기분 좋은 소리를 낸다. 4.9초라는 시간은 주관적 감각은 물론 객관적 데이터로도 매우 빠르다. 하지만 속도감은 늘 실제보다 느렸는데, 매끄러운 엔진과 4매틱 시스템이 주는 안정감 덕이었다. 늘 안정적으로 트랙션을 다루기에 꽁무니가 춤추는 일은 없다. 4매틱과 AMG 엔진 덕분에 차체는 경쾌하게 움직인다. 과한 속도로 코너에 들어서도 네바퀴굴림 AMG는 이쯤이야 하는 식으로 매끈하게 빠져 나온다. 코너의 정점에서 가속페달을 다그쳐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만큼. 늦은 밤에 한적한 도로로 나섰다. 모드를 바꿀 때마다 화끈하게 화답하는 메르세데스-AMG GLC 43 4매틱. 팽팽하게 긴장한 스티어링과 끈적하게 도로를 물고 늘어지기 시작한 타이어, 강렬하게 움직이는 엔진 회전수와 절도 있게 반응하는 변속기, 상황에 따라 네 바퀴에 전해지는 공정한 출력 안배, 있는 대로 날을 세운 스티어링, 속도가 오를수록 뿜어나오는 땀과 아드레날린. 아직 완연한 봄이라기엔 조금 싸늘한 밤에 갑자기 한여름의 뜨거운 맛에 취하고 말았다. 그렇게 계절을 혼동하며 한참을 달렸다.

Keynote 광포한 출력을 제대로 다루기 위한 메르세데스-AMG의 선택은 9G-트로닉이란 이름의 자동변속기와 다이내믹 셀렉트 시스템. 에코와 컴포트, 스포트, 스포트 플러스, 인디비주얼 다섯 가지 주행 모드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모드에 따라 엔진과 변속기, 배기 시스템, 스티어링 특징이 바뀐다. 다섯 종류의 차를 모는 듯한 맛을 낸다.

    에디터
    장우철
    포토그래퍼
    이현석
    이병진(< Car > 매거진 수석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