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모로코 마라케시의 문화를 담은 호텔

2017.04.28GQ

LE RIAD BERBERE │ 모로코 마라케시

파리에 오스만의 타운하우스가 있고 뉴욕에 고층 빌딩이 있다면, 마라케시를 상징하는 건축은 리아드다.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마라케시의 메디나에는 이 유명한 전통 가옥이 북아프리카의 다른 어떤 도시보다 많다. 건축가 캉탱 윌보는 유네스코와 협력해 역사적인 건물들을 분류하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건물 보존에 큰 기여를 한 인물이다. 시장의 동쪽 끝 카트벤나히드 지역에 위치한 이 호텔은 윌보 소유의 건물이다. 일대에는 메디나의 사회적 구조가 고스란히 남아 있고 빵집, 이발소, 음식 노점이 골목골목 들어차 있어 강렬한 기운을 자아낸다. 하지만 육중한 나무 문을 밀고 호텔로 들어서면, 향 냄새가 코끝에 감돌면서 느낌이 확 달라진다. 왁자지껄한 시장통의 소리를 차단하는 1미터쯤 되는 두께의 벽을 지나면 소담한 정원이 있는 안뜰이 거짓말처럼 펼쳐진다. 2층으로 된 공간을 올려다보면 옥상 테라스에 먼저 눈길이 간다.

한때는 주부들이 수다를 떨었을 이곳은 이제 촛불을 밝힌 채 손님들을 맞는 레스토랑이 되었다. 다시 건물의 중심으로 돌아와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면 조각 같은 아치, 손으로 칠을 한 삼나무 천장, 단순한 모로코 전통 타일이 깔린 바닥 사이로 17세기에 완성된 골격이 비로소 멋진 자태를 드러낸다. 객실은 발코니가 있는 방 3개를 포함해 5개에 불과하고 건물의 끝에서 끝까지 배치돼 있다. 그러나 이곳에서 묵는 경험은 단순히 세련된 숙소에서 잠을 자는 차원에서 그치지 않는다. 마라케시 여성 네 명과 함께 이 리아드를 운영하는 잉그리드 드베르트리는 투숙객들을 위해 모로코 가정식 요리 교습, 요가 강습, 네일 케어, 마사지 등의 서비스를 마련하고, 주변의 독특한 건축이 자아내는 마라케시만의 문화를 보여주고자 한다.

leriadberbere.com, 더블 룸 약 10만원부터.

    에디터
    글 / 영국 ('콘데나스트 트래블러') 편집팀
    사진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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