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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을 꼬아서 만든 신발?

2017.07.06윤웅희

Espardrilles 에스파르토 풀을 꼬아 밑창을 만든 신발. 프랑스 남부와 스페인에서 처음 신기 시작했는데, 그 역사가 생각보다 길다. 이미 13세기에 아라곤 왕의 보병대가 이 신발을 신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그 후 에스파드류는 농부와 성직자, 광산 노동자들의 신발이 되었다. 20세기에 들어선 파블로 피카소, 살바도르 달리, 어니스트 헤밍웨이 같은 예술가들이 즐겨 신었다. 에스파드류가 풍기는 독특한 여름의 정서는 이 자유로운 영혼들을 매료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 멕시코를 여행한 존 웨인도, 케이프 코드에서 휴가를 보낸 케네디도 에스파드류를 선택했다. 전성기는 1980년대 중반. <마이애미 바이스>의 돈 존슨이 신고 나오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다. 요즘은 에스파르토 로프로 밑창을 만든 전통적인 에스파드류는 찾아보기 어렵다. 대부분 주트 솔을 사용하기 때문에. 어퍼도 캔버스뿐 아니라 양가죽, 스웨이드 등 다양한 소재로 만든다.

에스파드류 가격 미정, 크리스찬 루부탱 by 분더샵.

에스파드류 가격 미정, 크리스찬 루부탱 by 분더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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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방글라데시는 고품질 주트 솔을 만드는 걸로 유명하다. 세계 총생산량의 90퍼센트 정도가 방글라데시에서 나온다.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만드는 에스파드류도 방글라데시의 주트 솔을 쓰는 경우가 많다.

2. 1950년대에 찍힌 이 사진에서 험프리 보가트는 에스파드류를 신고 있다. 바닥에 엎드려 있는 건, 그가 굉장히 사랑한 애완견 하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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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윤웅희
    포토그래퍼
    이현석
    사진
    GETTY IMAGES KOREA, INDIGI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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