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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프로 보는 회피형 연인 체크리스트7

2024.02.24박민정

연애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세간이 ‘회피형 연애의 파국’으로 소란하다. 혹시 내가 만나는 사람도 회피형일까? 회피형 연인의 특징 7가지를 소개한다. 이미 회피형 만났던 사람이라면 PTSD 주의.

❶ 싸우지 않는다.

회피형은 사실 착한 사람이다. 본인이 상처를 잘 받으니 타인에게도 상처를 줄까 봐 그 상황을 피한다. 사기꾼은 절대 될 수 없고 대개 무해하다. 피해주면 안된다는 생각에 사회생활을 할 때도 책임감 있게 행동하며, 인상이 순하고 나대지 않아 교우관계도 괜찮다. 하지만 이런 성향은 회피형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이들은 절대로 싸우지 않는다. 잘 맞아서가 아니다. 갈등 상황에 ‘네 말이 맞아’라고 말하고 문제를 피하기 때문이다. 남녀관계는 서로 타협하고 맞춰가는 방법을 알아내기 위한 갈등을 겪어야 비로소 제대로 굴러간다. 싸움은 없는데, 이상하게 그와 소통이 잘 안되는 기분이라면. 맞다. 순하고 착한 당신의 연인은 회피형일 가능성이 있다.

❷ 지난 연애가 아련하다. 

회피형 인간은 이미 비슷한 연애를 반복해 왔다. 전 연애와 전전 연애와 전전전 연애에서 발생한 문제는 제각각 일 지 모르나 끝은 언제나 그의 ‘회피’였을 것이다. 연애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회피한 인간은 이미 깊은 내면에 일말의 자책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연애 극 초반부나 썸 타는 시기에 단서를 준다. 이전 연애의 결말에 대한 대화의 끝에 ‘내가 이상한 사람이라 그래’ ‘나도 좋은 사람은 아냐’라는 연민 담긴 각주를 단다면 절대로 흐린 눈 하지마라. 겸손이 아니라 팩트다.

❸ ‘모르겠다’는 말을 자주 한다.

‘기분이 어때?’ ‘어떻게 생각해?’ ‘어떻게 하고 싶어?’라고 물으면 자주 “모르겠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이는 두 가지다. 첫째, 회피형은 오랜 세월 진심이나 감정을 억제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자기감정이나 기분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둘째, 회피형은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방치되거나 울어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상황을 겪은 적이 있다. 이런 경험으로 회피형은 욕구나 감정을 표현해도 아무 소용이 없고 외려 상처만 입는다는 사실을 배웠다. 이런 경우 ‘모르겠다’는 자신의 기분을 설명해도 상대는 공감, 해결에 도움을 주지 못할 거란 생각이 시발점이다.

❹ 연애 시작 후 한두 달 내 역변 한다.

회피형은 연애 초반 선물과 표현에 열을 올리다 1-2달 내에 정반대의 태도를 취한다. 갑자기 몸이 아파서 데이트를 취소하거나, 행방이 묘연해졌다가 갑자기 친구와 있다고 짧은 연락을 해오는 등의 핑계거리도 잘 만들어낸다. 회피형은 애착을 가지고 타인에게 마음을 쏟았다가 받은 상처와 충격 이후 성숙해지지 못한 사람이다. 마음이 커진 순간 아무것도 원하지 말고, 느끼지 말고, 사랑하지 않는 것이 가장 상처를 덜 받는 방법이란 생각이 들며 이런 행동을 취하곤 한다. 이들에게 사랑의 감정은 도망치고 싶은 감정이다.

❺ 자신의 우울, 연민, 상처에 집착한다.

내면의 우울, 연민, 상처를 들여다보는 일은 인간이 성숙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거기 눌러앉는 순간 파국이다. 회피형의 마음은 파국 포인트에 있는 경우가 많다. 회피형은 갈등과 거절에 대한 공포에 대한 각성으로 그의 사회적 경험을 제한하고 그것을 패턴으로 만든 사람들이다. 만약 그가 연애 초반부터 자신의 우울, 연민, 상처를 어필했고, 그로 인해 나의 행동과 경험이 제어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그는 가스라이팅 중인 회피형 연인일 가능성이 높다.

❻ 후폭풍이 안 온다.

관계가 흔들릴만한 큰 다툼 이후의 노력이 없다. 검지 손가락만한 카톡을 보내거나, 다시 대화의 창구를 열어보려는 행동 등을 하지 않는다. 상대에게 같은 제스처를 받아도 움직이지 않는다. 이들은 후폭풍도 회피할 수 있다. 회피형은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말의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가만히 있으면 감정의 폭풍이 지나갈 것임을 안다. 아주 드물게 적극적 액션으로 잡는 회피형이 있을 수도 있다. 상대방 입장에선 희망 고문만 길어질 뿐이다.

❼ 친구로 남자고 한다.

그나마 양심이 있는 회피형은 나중에 다시 연락하자는 말없이 스쳐 지나간다. 때로 극악무도한 회피형 중엔 한참 뒤에 나타나 ‘친구 하자’는 헛소리를 하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