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수의 허심탄회한 이야기 | 지큐 코리아 (GQ Korea)

김준수의 허심탄회한 이야기

2018-12-20T14:10:52+09:00 |interview|

김준수는 11월17일에 시작한 뮤지컬 <엘리자벳>에 출연 중이다.11월 30일부터 12월 2일까지는 단독 콘서트 <Way Back Xia>를 열었다. 모두 전역하고 한 달 동안 일어난 일이다. 지난 2년간을 만회한다거나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게 아니다. 김준수는 단지 이렇게 말하고 싶다.

티셔츠, 비비안 웨스트우드. 재킷, 메종 키츠네 at 비이커.

 

모든 의상은 크리스찬 디올.

 

셔츠, 리스 옴므. 팬츠, 김서룡 옴므.

 

로브, 멜트. 팬츠, 컬러 at 10 꼬르소 꼬모. 티셔츠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셔츠, 리스 옴므.

 

니트, 알렉산더 맥퀸 at 무이. 팬츠, 마르니 at 무이. 구두, 디올 옴므.

 

티셔츠, 김서룡 옴므. 재킷, 에트로. 팬츠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슈즈, 체사레 파치오티.

 

티셔츠, 김서룡 옴므. 재킷, 에트로. 팬츠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슈즈, 체사레 파치오티.

 

티셔츠, 김서룡 옴므. 재킷, 에트로.

전역한 날 뭐 했어요? 바로 염색했어요. 제 검은 머리를 그만 보고 싶었거든요. 또 벗어나고 싶었고요.

군대로부터? 뭐라고 하죠? 군대 냄새라고 하나? 군인티? 군인티를 벗고 싶다는 의지가 있었는데, 저는 원래 밝은 머리가 잘 어울려요. 하하.

군인들은 군대가 아니면 모두 ‘사회’라는 말을 쓰잖아요. 사회에서 지낸 지 딱 한 달이 됐어요. ‘사회’는 뭐가 좀 바뀐 것 같나요? 새삼 조금 이상한 게 한 달 같지가 않아요. 3개월은 지난 것 같아요. 왜 그런가 했더니, 정말 많은 걸 했더라고요. 좋게 말하면 유용하게 보낸 거죠. 제대한 다음 날부터 일했거든요.

연말 콘서트를 계획하고 입대 시기를 잡았죠? 계획까지는 아니고 전역이 11월이니까, 연말 콘서트가 가능하지 않을까 정도였어요.

그런데 정말로 전역하자마자 콘서트를 했어요. 네, 확실한 건 아니었지만 가능할 것 같아서 올해 초부터 얘기해서 확정 지었어요. 사회에서의 공백기 같은 걸 느낄 여유 없이 한 달을 달렸네요. 그래서 가끔 군대에 있었던 1년 9개월이 날아간 것 같은 느낌이에요. 꿈같은 느낌. ‘오, 내가 1년 9개월 갔다 온 거 맞아?’

옛날 어른들이 그랬죠. “군대 갔다 와야 사람 된다.” 스스로 뭔가 변했다고 생각해요? 네, 많이 밝아졌어요. 밝아졌다는 게, 새로운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더 없어졌어요. 사실 동방신기 때는 대인기피증이 있을 정도였고, 동방신기를 나오면서 좀 나아졌는데 그래도 새로운 사람에 대한 두려움은 역시나 있었거든요. 근데 군대 갔다 오니까 그게 없고, 사람 대하는 방법도 좋아졌어요. 하지만 거기에서 그 방법을 배운 건지,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나이가 먹어서 자연스럽게 좋아진 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똑같이 무대에 서는 것이어도 의경 홍보단 무대에 서는 건 많이 달랐죠? 네, 대중들에게 나서는 직업이긴 했지만 방송에 출연하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예전에는 시민들을 비집고 들어갈 일이 거의 없었어요. 그런데 여기서는 시민 분들 바로 앞에서, 혼자 만진 머리로, 덕지덕지 선크림 바른 얼굴로 노래해야 하고, 무대 정리도 직접 해야 하거든요.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이어서, 그게 되게 힘들었고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근데 시민 분들과 가까워지면서, 참 좋은 분이 많다는 걸 알았죠. 자연스럽게 두려움도 사라졌어요.

음악적으로도 변한 게 있을까요? 대원들이 저보다 열 살은 어려요. 사회에서는 대화할 일이 거의 없는 나이 차지만, 그 안에서는 모두 똑같고 서로 의지하는 게 있거든요. 그 친구들이 추구하는 음악이나 생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어요.

두 번째 <엘리자벳> 공연을 앞두고 있어요. 연습하면서 달라졌다고 느낀 건 없나요? 달라졌다기보다 이제는 제가 말하면 따라오는 느낌? 첫 연습 간 날 형식 씨, 레오 씨도 있는 자리에서 ‘죽음’ 연기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더니 둘이 맞장구치면서 그게 좋을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걸 본 연출자 누나가, 준수 오기 전에는 맨날 듣고만 있었는데 준수가 오니까 숨통이 트였다고 하더라고요. 처음 ‘죽음’ 역할을 맡았을 땐 저도 막내였고 선배님 의견을 따랐는데, 이젠 저를 따라온다는 게 이상했어요.

김준수의 ‘죽음’은 어떤 면에서 다른 배우의 ‘죽음’과 다르다고 생각해요? 전 세계에 수많은 ‘죽음’이 있잖아요. 뮤지컬 제작사 EMK에서 ‘죽음’ 역할에 대해 이야기할 때 제 영상을 먼저 보여준다고 하더라고요. 절대 다른 사람이 못 한다는 게 아니고 각자의 색깔이 있는데, 제가 처음 한 거니까….

근데 목소리가 왜 이렇게 작아져요. 욕먹을 수 있으니까….

2년 만에 컴백 콘서트를 3일이나 잡고 전석 매진시킨 아티스트 같지 않은데요? 엄청난 자신감일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아니에요. 저는 못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회사가 괜찮다고 했어요. 근데 처음 이 얘길 나눴을 땐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있는 상태였어요. 1년 9개월이라는 시간이 연예인, 더군다나 7년 동안 방송 활동이 전무했던 저 같은 가수에게는 너무 컸어요. 많이 안 오시더라도 오실 분들을 위해 열심히 하자, 이렇게 시작한 거예요.

그 정도로 자존감이 낮았나요? 원래 제 장점은 자존감이었거든요. 연예인에게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군대에 있으면서 자존감이 떨어지니까 무서웠어요. 내가 연예인 생활을 할 수 있을까 싶었어요.

유튜브에 올라온 이번 라이브 영상을 봤어요. ‘카나데’를 부르고 하는 마지막 멘트가 너무 가슴 아프더라고요. 군대에서 시간 나면 할 게 생각밖에 없으니까, 지난날을 여러 가지로 생각해봤어요. 참 아슬아슬하게 살았어요. 제가 잘못한 것도 있지만, 다른 분들에게는 방송에서 만회할 수 있는 기회라도 주어지잖아요. 저한테는 그 기회 자체가 없죠. 보통 연예인은 어느 정도 떨어지면 동아줄이 내려오는데, 나는 그걸로 끝이겠구나. 그러니까 그냥 지금 그만두는 게 어떨까…. 옛날에는 나를 나쁜 사람으로 만드는 게 너무 억울해서, 그렇지 않다는 걸 증명할 때까지 싸우고 싶었어요. 버텨야지, 버텨야지 했는데 이제는 버티다가 내가 고꾸라질 것 같은 거예요.

한 오픈소스 백과사전의 김준수 페이지에 이런 항목이 있어요. “한국 아이돌 멤버 문서들 중 가장 글자수가 많다.” 김준수는 이야깃 거리가 많은 사람이라는 뜻이기도 하고, 김준수에 대해 말하고 싶었던 사람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죠. 많은 일을 겪었지만, 누구에게나 안티는 있고, 나쁜 말만 있는 건 아니라는 걸 이야기해주고 싶네요. 음, 그렇겠죠?

콘서트를 보면서 이제 김준수는 업적이나 성과보다는 팬들과 함께 즐기는 게 더 중요해진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네. 사실 업적은 동방신기 하면서 가수로, 솔로 활동하면서 뮤지컬 배우로 다 이뤘어요. 근데 제 팬 분들은 무슨 법정 소송에 휘말리는 것까지 신경 써가면서 저를 응원해야 하니까…. 팬 역시 행복하려고 하는 거잖아요. 근데 제 팬이어서 더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은 거죠. 그래서 저부터 뭘 바라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팬 분들도 그러자는 거예요. 어떻게 보면 제가 타협한 거고 굴복한 건데요. 내 일이고 내가 얻는 성과니까, 그 책임도 내가 짊어지는 게 마땅한데, 왜 내 팬이 됐다는 이유로 그런 것까지 짊어져야 해요. 바꿀 수 없다면 그냥 우리 즐겨요. 매 순간을 소중하게 생각해요.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김준수의 팬들은 동지를 넘어선 가족처럼 보이더라고요. 누군가를 위해 희생까지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네, 제가 뭘 더 바라는 게 사치 같죠.

그 유명한 ‘지니 타임’은 더 확실한 팬 서비스의 차원인가요? 맞아요. 그래서 이번 세트리스트는 댄스곡을 조금 빼고, 지니타임을 늘렸어요. 공연장 대관이 굉장히 빡빡해졌더라고요. 시간 오버하면 페널티 받는다는 이야기를 하도 들어서 예전만큼 오래 못 하는 대신 지니타임을 0.3배 늘렸어요.

프로듀서별로 세트리스트를 짠 콘서트 구성도 좀 특이했죠. 제가 낸 아이디어예요. 제 앨범에 정말 많은 작곡가, 프로듀서 분들이 참여해주셨지만, 그중 몇몇 분에게 특히 감사를 표하고 싶었어요.

공연과 뮤지컬을 병행하는 건 어때요? 사실 양쪽에서 요구하는 좋은 노래의 기준은 많이 다르잖아요. 제겐 좋은 시너지가 나요. 일단 무대에 많이 설수록 전체를 보는 눈이 생기는데 뮤지컬이 그런 점에서 엄청난 이득이죠. 뮤지컬의 무대연출, 음악을 제 앨범, 콘서트에 녹여낸 경우도 많고요.

김준수가 압도적인 보컬리스트라는 건 이견의 여지가 없지만, 지속적으로 뮤지컬을 해와서 너무 과한 감정이 들어간 곡만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저는 원래 과한 감정이 있는 곡을 좋아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좀 빼요. 슬픈 노래는 덜 슬프게 부르고, 기쁜 노래는 더 기쁘게 부르려고 해요. 그렇게 못 해서 안 한 건 아니니까요. 제 감정이 그렇게 하고 싶었던 건데, 지금은 제가 그렇게 슬픈 상태도 아니고 팬 분들께도 희망을 드리고 싶어요.

동방신기로 <GQ>와 인터뷰했을 때, 한 답변이 화제가 됐어요. 기억나요? “나는 아이돌의 이미지를 바꾸고 싶지 동방신기가….” “아이돌이라는 사실을 바꾸고 싶지 않다.” 맞다, <GQ>에서 한 말이었구나.

아직 아이돌이라고 생각해요? 외모는 아이돌이 아닐지 몰라도. 하하. 아이돌이라고 부르고 안 부르고는 대중들의 몫이죠.

좀 더 나이가 들어도? 부끄럽긴 하겠죠. 제가 나름 동안이라고 생각했는데, 워너원의 황민현, 배진영 두 친구를 만나서 제가 그랬어요. “이게 아이돌이지.”

곧 생일이죠? 뭐 할 거예요? 부모님과 식사요.

이 기회에 스스로 선물을 준다면요? 여행인데, 아직 시간이 안 나서요. 근데 선물 필요 없어요. 전역해서 집에 있는 게 그냥 저에 대한 선물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