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로버의 튜닝 부서 'SVO'의 수석 디자이너에게 물었다 | 지큐 코리아 (GQ Korea)

랜드로버의 튜닝 부서 ‘SVO’의 수석 디자이너에게 물었다

2019-05-03T14:17:14+09:00 |car|

랜드로버의 튜닝 부서 ‘SVO’의 수석 디자이너 션 핸스트리지가 서울 모터쇼를 찾았다.

서울 도로에서 랜드로버를 본 소감이 어떤가? 랜드로버는 남성 운전자를 공략하는 차다. 넉넉한 힘과 웅장한 디자인을 고수하는 게 그 때문이기도 하고. 그런데 한국에서 본 랜드로버의 운전자는 여성이 많았다. 단순히 “남성적인 차를 좋아해서” 라고 판단하긴 어렵다. 취향의 스펙트럼이 넓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차를 고르는 기준이 성별로 이분화되지 않을 만큼 입체적인 관점이 존재한다고 본다.

프리미엄 세단 브랜드를 비롯해 슈퍼카 브랜드도 SUV를 만든다. 경쟁자가 많아진 것 아닌가. 현재 상황을 오히려 ‘건전한 기회’라고 여기고 있다.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그에 맞대응하는 기술을 개발하며 우리의 제품을 개선해나갈 수 있을 테니까. 랜드로버의 강점이 오히려 도드라질 수도 있고. 다만 요즘 새롭게 등장하는 프리미엄 SUV는 분명 좋은 차들이지만, 직접적인 경쟁자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SUV의 형태적 공통점을 제외하곤 랜드로버와 별다른 충돌점이 없는 브랜드들이다. 오히려 그들이 랜드로버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을 거다. 가장 오래전부터 프리미엄 SUV를 만들어왔고, 이 분야에서 가장 성공한 브랜드니까.

반면 BMW의 M이나 메르세데스-벤츠의 AMG에 비해 SVO의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SVO는 이제 5년 차에 접어들었다. 역사를 고려하면 당연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주문 제작하는 시스템을 아주 잘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M이나 AMG와는 차별화된다. 튜닝할 수 있는 폭이 더 넓다. 자신이 좋아하는 매니큐어의 색으로 차의 컬러를 주문할 수 있고, 셰프인 제이미 올리버를 위해 주방 시설을 통째로 실은 디스커버리를 만든 적도 있다. 다양한 ‘튜닝 작품’을 통해 SVO가 어떤 일을 하는지 매우 빠른 속도로 알려졌다. 한국에선 랜드로버의 판매량에 비해 SVO의 인지도가 아직 떨어지는 게 사실이지만, 우리의 역할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서울 모터쇼에 ‘벨라 SV오토바이오그래피 다이내믹’을 세계 최초로 내놓은 것도 그 때문이다.

기존 벨라와 어떻게 다른가? SVO의 역할은 원래 모델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범위 내에서 기능을 강화하고, 그에 걸맞도록 디자인을 변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성능 엔진을 심으면 SVO의 디자이너들은 동력 성능을 더욱 도드라지게 할 디자인을 생각한다. 이번 벨라 한정판 모델엔 550마력의 V8 슈퍼차저 엔진을 심었다. 프론트 범퍼 디자인이 바뀐 것도 그 때문이다. 엔진 소리가 더 으르렁거리며 울리도록 확성기 역할을 한다. 무게 중심이 낮아 보이도록 측면과 후면 디자인도 조금 바뀌었다. 편의 사양에 더욱 무게 중심을 둔 모델인만큼 인테리어 소재까지 최상급으로 교체했다. 탑승자를 둘러싼 모든 환경을 세심하게 디자인해 기분 좋은 자극을 유도한다.

전기차 시대가 이미 도래했다. SVO 디자인 팀의 역할은 어떻게 변할까? 아직 명확한 계획이 세워진 건 아니지만, 프런트 그릴부터 휠의 모양 등 전기차에 최적화된 랜드로버의 파츠를 바탕으로 SVO만의 디자인을 연구하게 될 거다. 하지만 차의 속성만 조금 변할 뿐이지 SVO가 차를 바라보는 관점은 바뀌지 않을 게 분명하다. ‘기능 강화’라는 목표는 전기차 시대가 끝나고 그다음 시대가 와도 그대로일 것이다.

차세대 레인지로버 이보크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헤드램프와 테일램프 사이를 보면 벨라와 비슷하다. 이보크가 ‘보급형 벨라’가 된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벨라는 차 뒷부분이 길고 루프의 흐름이 매우 부드럽다. 반면 이보크는 개성이 강한 차다. SUV지만 바닥에 납작하게 옹크린 듯한 모습은 치밀한 비율 계산을 통해 완성한 디자인이다. 둘 다 랜드로버의 패밀리 룩을 따르기 때문에 일부분이 닮아 보일 순 있다. 하지만 크기와 비율이 완전히 다른 차를 비슷하다고 볼 수는 없다. 신형 이보크보다 벨라가 앞서 출시된 탓에 그렇게 느낄지도 모른다.

취미가 클래식카 복원이라고 들었다. 랜드로버 중에서 복원하고 싶은 모델이 있나? ‘랜드로버 시리즈 2’를 이베이에서 열심히 찾고 있다. 2도어 버전을 구해 V8 엔진으로 교체하고 싶은데 매물이 별로 없어서 쉽지 않다. 혹시 어디서 파는지 알고 있나?

SVO(Special Vehicles Operations)은 2014년 출범한 재규어랜드로버의 튜닝 전문 부서다. 크게 세 가지로 나눠 튜닝 모델을 생산하는데, 성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SVR과 첨단 편의 장비를 두른 SVA, 오프로드 주행에 최적화된 SVX다. 한정 생산 모델과 주문형 제작 모델을 비롯해 올드카 복원도 전담한다. 영국 왕실에서 카퍼레이드에 사용할 차도
SVO에서 개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