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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피임에 대한 오해와 진실

2020.04.09도날드도

콘돔 말고는 방법이 없는 걸까? 남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피임 팩트 체크.

 

콘돔은 100% 피임이 된다?
<우리는 피임을 모른다>의 저자 김선형은 콘돔을 바르게 사용한다면 피임 성공률이 100%에 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다만 올바르지 못한 사용법과 보관법, 유통 기한 같은 변수들이 피임율을 저하시킬 수 있다. 콘돔은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형태를 유지하면서 보관하는 것이 원칙. 유통기한은 통상 3~5년 이지만, 기한이 지날 경우 라텍스 소재가 변질돼 탄력이 떨어지고 건조해져 사용 중 찢어질 위험성이 높다. 준비하는 남자가 되기 위해 지갑에 넣어 다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는데, 바로바로 사용하는 게 아니라면 마찰과 열로 인해 변질될 수 있으니 유의할 것. 괜히 지갑 안에서 허송 세월하게 하지 말고, 필요하면 그때 달려가서 사오는 게 좋겠다.

남자도 먹을 수 있는 피임약이 있다?
지난 해 미국 뉴올리언즈에서 열린 내분비학회 컨퍼런스에서 LA 바이오메드와 워싱턴대학교가 실험한 남성 피임약에 대한 고무적인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안드로겐 남성호르몬 기반의 약을 먹은 실험자들이 경미한 부작용을 제외하고는 호르몬이 정자 생성에 필요한 수치 미만으로 크게 떨어졌던 것. 실험 끝난 후에는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제 1상 임상시험 결과라 제 3상 임상시험까지 마쳐야 시판이 될 수 있다고 하니 기다려보자.

바르는 피임약은 성욕을 감퇴시킨다?
지난해 6월, 영국 에든버러 대학 존 레이놀즈 라이트 생식보건학 교수 연구팀은 커플 450명을 대상으로 남성 피임 젤의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이 피임 젤에는 여성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과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섞여 있다. 젤을 바르면 여성 호르몬(프로게스테론)의 양이 늘어나면 고환에 지금은 정자를 만들 필요가 없다는 신호를 보내게 돼 정자 생산이 중지되는 원리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남성 호르몬(테스토스테론)이 줄어들면 부작용이 발생하게 된다. 기분이 가라앉고 체중이 증가할 수 있다. 성욕 저하 역시 나타날 수 있다고.

피임 젤 바른 부위에 파트너가 접촉하면 안된다?
바르는 피임약, 피임젤의 사용에 주의점은 한 가지 더 있다. 마찬가지로 에딘버러 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만약 여성 파트너가 피임젤 바른 남성의 신체 부위와 접촉을 한다면 간접적인 테스토스테론 노출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극단적인 경우 수염이 날 가능성도 있다는 것. 따라서 피임젤을 바르는 남성은 취침 전 샤워를 하거나 티셔츠를 입고 자는 것을 권한다. 1년에 걸쳐 계속될 이 임상시험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적어도 5년 안에 피임 젤이 실용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정관수술 후 복원이 쉽다?
비뇨기과 전문의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정관수술은 피임법 중 남성이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정자가 올라가는 통로인 정관을 끊고 묶어주는 수술로, 거의 영구적이라고 볼 수 있다. 반대로 복원수술은 훨씬 복잡하고 까다롭기 때문에, 실패할 확률이 있다. 따라서 수술을 결심하기 전 신중해야한다. 또 하나, 정관수술을 했다고 직후부터 바로 피임이 되는 건 아니다. 고환에서 전립선으로 이미 올라가있는 정자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보통 두 세달에 걸쳐 정액을 완전히 배출해야 피임의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을 염두 하는 것이 좋겠다.

피임 주사가 있다?
인도 과학자들이 세계 최초로 남성용 주사제 피임약에 대한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발표했다. ‘리수그(RISUG)’라 명명한 이 제품은 고환 근처 정관에 국소마취제를 통해 주입한다. 연구에 따르면 약 1개월 후부터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최소 13년 간 피임 효과가 지속된다고. 이는 정관에 주입된 중합체가 정자를 차단하기 때문인데, 정관수술과 거의 비슷한 셈이다. 다시 임신을 원하는 경우 중합체를 녹이는 주사를 놓는 것으로 복원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이 주사 역시 상용화가 되기 위해선 아주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에디터
    글 / 도날드 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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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