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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밀라노를 채우는 희망의 노래

2020.04.17김윤정

텅 빈 두오모 대성당 앞에 희망의 노래가 울러퍼졌다.

약 2분간 텅빈 밀라노의 곳곳의 모습이 중계된다. 두오모 대성당 앞에 관광객이 1명도 보이지 않는다. 성당 안으로 들어간 카메라는 곧 이탈리아 출신의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를 비춘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지쳐있는 이탈리아인과 전 세계 모든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해 화제가 된 유튜브 영상이다. 국내에선 사라 브라이트먼과 부른 ‘Time To Say Goodbye’로 잘 알려져 있다. 부활절을 맞아 두오모 대성당에서 진행된 공연 영상은 실시간으로 전세계에 중계되어 340만 명 이상이 유튜브로 동시 시청했고, 현재 3,600만 회 이상 조회됐다. 안드레아 보첼리는 오르간 연주자 에바누엘 비아넬과 함께 ‘생명의 양식’ ‘아베 마리아’ ‘산타 마리아’ 등을 부르며 관객없이 비어있는 예배당을 중후한 목소리로 가득 채웠다. 후반부에 텅 빈 두오모 광장으로 걸어나와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부르는 장면은 공연의 하이라이트다. 12살에 시력을 잃었지만 가수의 꿈을 이룬 안드레아 보첼리는 자신의 삶으로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공연은 희망과 봄을 상징하는 부활절에 열려 더욱 뜻깊다. “음악과 스트리밍 라이브 덕분에 세계 곳곳에서 수백만 명이 손을 맞잡아 상처 입은 지구의 심장을 껴안게 될 것이다”는 그의 말처럼 다시 두오모 성당이 붐비는 날이 오길 바란다.

    에디터
    글 / 김윤정(프리랜스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