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이달의 예술 산책

2021.03.16GQ

#국제 갤러리

20세기 후반 비평가와 예술가들에게 가장 큰 지지를 받은 사진작가, 1970~1980년대에 터부시되던 여성, 인종, 성 소수자에 대한 담론을 활발히 생성한 시대적 아이콘, 예술적 욕망과 외설성에 대한 논쟁의 버튼을 누른 문제적 주인공. 극도의 탐미와 정교한 구도를 완벽하게 조화시킨 흑백사진 작품으로, 혹은 포르노그래피라는 악명을 부여 받은 문제작으로 알려진 현대 사진작가 로버트 메이플소프의 개인전이 국제갤러리 서울점 K2와 부산점에서 3월 28일까지 동시에 개최된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느 쪽이 됐든 그가 당대의 사회적 통념과 상상력을 초월한 예술적 시도를 통해 컬트적 위치를 구축했다는 점은 유의미하다. 로버트 메이플소프의 시대로부터 30년도 더 지난 지금, 그가 남긴 작품이 어떤 의미로 읽힐지, 그에 대한 논쟁이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김영재

#가나아트센터

김창열, 회귀, 2013, Oil on canvas, 80.5 x 117cm

성북구립 최만린미술관으로 재탄생한 조각가 최만린 선생의 자택에 갔을 때, 조각가는 이런 집에 사는구나 싶었다. 높게 튼 천장, 곳곳의 핀 조명, 아치형 방문들. 무엇을 두든 전시회가 될 듯한 세심한 요소들은 커다란 조각상도 자유로이 매만지며 작업할 수 있도록 고안한 작가의 지혜였다. 작가가 살던 집에는 예술적 기운이 그득했다. 그 흥취를 만끽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자문밖 미술관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예부터 종로구 자하문 밖의 부암동, 평창동 등을 자문밖 동네라 불렀는데 이곳에는 특히 예술가가 많이 살았다. 이들의 이름만 적어도 현대 예술의 한 시대가 채워질 정도다. 자문밖 미술관 프로젝트는 동네 곳곳 예술가들의 자택과 작업실을 미술관, 자료관으로 활용하는 계획이다. 프로젝트 출범과 함께 가나아트센터에서는 해당 예술가를 소개하는 전시를 연다. 우선 2월과 3월에 각각 12명씩, 24명의 작품을 전시한다. 김구림, 김창열, 박병기, 박서보 등으로 작가나 유족이 직접 선정한 작품이다. 예술적 동네 산책에 앞서 준비 운동 삼아 들러볼 만하다. ganaart.com

김병기, 임초도, 1983, Oil on canvas, 151 x 91cm

박서보, 묘법 No.090318, 2009, Mixed media on canvas, 130.5 x 165cm

    에디터
    김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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