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의 시선을 엿볼 수 있는 두 권의 책 | 지큐 코리아 (GQ Korea)

거장의 시선을 엿볼 수 있는 두 권의 책

2021-06-28T14:51:26+00:00 |book|

알도 치풀로는 1960~1980년대, 뉴욕에서 가장 유명하고 매력 있고 재능까지 갖춘 주얼리 디자이너 중 하나였다. 그는 까르띠에에서 일하는 동안 가장 화려한 시절을 보냈는데, 러브 컬렉션과 저스트 앵 끌루의 전신인 네일 브레이슬릿은 그 시절 치풀로가 디자인한 결과물이다. 이별로 괴로워하던 어느 날, 사랑의 추억을 붙잡아둘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스크루 드라이버로 나사를 조여 착용하는 파격적인 디자인의 러브 브레이슬릿을 만들었다. 기독교 서적에서 희생이라는 단어를 발견하곤, 예수의 희생을 상징하는 못이라는 모티프에서 출발해 네일 브레이슬릿을 완성하기도 했다. 애슐린에서 그의 다양한 작품 세계를 한데 모아, <치풀로: 메이킹 주얼리 모던>을 출간했다. 이 책에는 혁신적이고 신비로운 재능이 담긴 이미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가족 사진, 그의 매력을 짐작할 수 있는 일화들이 빼곡히 담겨 있다.

이사 선물로 받은 까만 프레임의 액자 속엔 고상한 영문 폰트를 얹은 갱지가 있었고, 내용은 트루먼 커포티의 <티파니에서 아침을> 중 한 챕터였다. <아크네 페이퍼>에 실린 고전인데, 어떤 그림보다 예쁜 것 같아 상처나지 않게 잘라 액자로 만들었다고 했다. 2005년부터 2014년까지 계간지로 발간된 <아크네 페이퍼>는 패션 브랜드에서 만든 뻔한 티테이블 북과는 차원이 달랐다. 세대별 최고의 기고가들의 작업물, 글도 그림이 될 수 있는 디자인, 문화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선과 수준 높은 비주얼. 이를 2021년 여름 론칭한 <아크네 페이퍼>를 통해 다시 볼 수 있게 된다. 눈이 즐겁고 머리가 맑아지며 마음이 찌릿해지는 책이 얼마 만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