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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을 잡을 때 나는 어느 쪽?

2023.04.17주현욱

약속을 대하는 자세는 사람마다 다르다. 성격이 드러나는 약속 유형별 상반된 반응  5.

갑작스러운 약속
마침 심심했는데 잘 됐다 VS 나가기 귀찮다
계획적인 사람들에게 즉흥적인 친구의 연락은 두려움의 대상이다. 외출 중이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하루의 계획이 틀어질 위험이 높다. 아무 생각 없이 ‘나 그냥 집에 있는데?’라고 보내는 순간 계획에도 없던 외출을 하게 될 수 있고, 집에 있는다고 해서 할 일이 없는 게 아닌데 몇몇 친구들은 할 일 없는 사람 취급을 한다. 집에서 책을 읽거나 밀린 드라마를 보거나 밥을 먹거나 심지어 침대에 누워 쉬는 것도 그야말로 혼자서의 할 일이다. 이를 인정해주지 않는 친구들의 강요에 이끌려 나간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아예 스마트폰 전원을 꺼 놓고 휴식을 즐기곤 한다.

시간만 정해진 약속
뭐 할지 만나서 생각한다 VS 미리 정해두고 만난다
약속 시간만 정해 놓고 그날 할 일은 만나서 얘기해보자는 사람이 있고, 약속 일정이 정해졌으면 당장 어디에서 만날지, 주변에는 뭐가 있는지 등을 세세하게 짜야 마음이 편안한 사람이 있다. 전자의 경우, 그날의 장소와 일정은 날씨 기분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약속 당일 정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후자의 입장은 다르다. 일단 미리 세세한 일정을 짜 놓으면 시간 낭비를 덜할 수 있다고 믿는다. 각각 다른 유형의 두 사람이 만나면 보통 일정을 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의 의견대로 약속 장소 및 그날의 일정이 정해진다.

이중 약속
미리 말해주면 문제없다 VS 내가 만만해 보이나?
누구나 한 번쯤 이중 약속을 당한 경험이 있다. 이중으로 약속을 잡는 사람들은 보통 외출한 김에 모든 약속들을 해결하자는 심리로, 약속을 하루에 몰아서 잡는 편이다. 크게 문제 될 건 없지만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한참을 즐겁게 놀다가 다음 약속에 가기 위해 급하게 떠나는 걸 본다면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다. 불가피한 사정은 이해할 수 있지만, 상대방이 다음 약속 가기 전 시간 때우기용이 된 듯한 느낌은 지울 수 없다. 가끔 이중 약속을 넘어 세 번의 약속을 하루에 잡는 사람들을 보면 오히려 대단한 체력이라고 느껴지기도 한다.

뒤늦게 전달받은 약속
아무렇지도 않다 VS 뭐 하자는 건지 모르겠다
함께 놀던 무리에서 나 빼고 약속을 잡아 놓고, 뒤늦게 ‘너도 나올래?’라는 연락을 받았다면 기분이 어떨까. 물론 고의적으로 나만 빼고, 혹은 약속을 잡고 난 뒤에 약 올리면서 나오라고 하면 당연히 기분이 나쁘겠지만, 어떤 사정으로 약속에 대한 내용을 뒤늦게 전달받은 상황이라면 이해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지 않다. 다들 아무 감정도 없는데 서운함을 드러내기에는 괜히 속 잡아 보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그 약속에 나가기에는 속없어 보인다.

갑자기 취소된 약속
집에서 쉰다 VS 화를 낸다
약속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상대방의 사정으로 갑작스럽게 약속이 취소된다면? 짜증부터 밀려올 것 같지만, 생각 외로 기분이 좋아진다는 사람도 많다. 순간 괜히 준비했다며 화가 나지만 이내 집에서 안 나가고 편히 쉴 수 있겠다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뀐다. 미처 돌리지 못한 빨래도 할 수 있고 언젠가 날 잡고 하려고 했던 집안 대청소도 할 수 있으며, 약속 시간과 겹쳐서 포기했던 TV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도 마음 놓고 볼 수 있다. 약속 때문에 미뤄뒀던 일들을 처리할 수 있다는 생각에 약속이 취소돼도 기분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에디터
글 / 주현욱(프리랜스 에디터)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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