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또 인터넷 편지의 낭만이 있지 말입니다.
다음 달부터는 육군훈련소에 인터넷 편지를 쓸 수 없다. 육군훈련소는 “인터넷 편지쓰기 출력지원을 다음 달 15일부터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훈련소에서 인터넷 편지를 받아본 이들은 안다(많이 못 받아봐서 잘 모름). 일과가 끝나고 출력물을 받아보는 감동, 눈물이 날 것 같으면서 쏙 들어가는 아련함, 수기 편지도 아닌 것이 아날로그와 디지털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다리기 하는 듯한 느낌적인 느낌. 이렇게 훈련소에서만 느낄 수 있는 낭만 중 하나가 추억 속으로 사라진다.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연락할 방법은 많다. 이제 훈련병들도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기에 음성통화, 카카오톡, 문자 등으로 소식을 전하면 된다. 인터넷 편지로 인한 행정 요소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훈련병들의 휴대전화 사용 기간은 주말, 휴일 각 1시간씩. 군 보안 특성상 영상 통화는 할 수 없으며 음성통화만 가능하다. 일반 부대의 경우 휴대전화를 아침 점호 이후부터 오후 9시까지 사용할 수 있다. 군대가 변하고 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썼을 법한 낡은 수통도 하나씩 바뀌고 있다. 선임이 뒤에서 기다리는데 컬렉트콜로 눈치 보며 전화하던 시절을 생각하면… 휴, 회상도 하기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