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가 예전보다 넓어진 것 같아…” 갑자기 눈물이 고인다. 단순한 노화 현상일까? 아니면 탈모의 신호일까?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특히 남성형 탈모(안드로겐 탈모)는 이마 양쪽 M자 부위에서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초기에 알아차리기 어렵다.

M자 이마 형태가 점점 뚜렷해진다
이마가 넓어지는 경우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헤어라인의 후퇴 패턴이다. 남성형 탈모는 일반적으로 양쪽 관자놀이 부위부터 진행되며, 결과적으로 M자 형태의 이마를 만든다. 2017년 ‘Journal of Dermatology’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안드로겐 탈모 환자의 약 80%가 초기 증상으로 M자 후퇴를 경험했다고 한다. 단순 노화로 인한 헤어라인 변화는 비교적 균일하게 진행되나, 탈모는 비대칭적이고 특정 부위 중심으로 빠지는 경향이 강하다.
이마 부위 모발의 굵기가 눈에 띄게 가늘어진다
머리카락이 점차 빠지는 것 외에도, 탈모의 주요 징후는 모발 굵기의 감소다. 이는 ‘미니어처화(miniaturization)’ 현상으로, 굵고 튼튼했던 모발이 가늘고 약한 형태로 대체되는 것을 의미한다. 2009년 미국 피부과학회(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는 탈모 환자의 모낭에서 성장기(Anagen) 모발이 휴지기(Telogen) 모발로 전환되며 굵기가 약 30~40% 줄어든다고 보고했다. 헤어라인 앞쪽에서 유독 가는 머리카락이 많아졌다면, 탈모 초기일 가능성이 높다.
이마 라인에 솜털 같은 잔털만 남아 있다
정상적인 모발은 굵고 색이 짙으며, 모낭 깊숙이 자리 잡는다. 그러나 탈모가 진행되면 굵은 모발 대신 연약한 솜털이 난다. ‘Dermatologic Clinics’ 저널에 따르면, 모낭당 굵은 모발보다 솜털이 더 많은 경향을 보이며, 이로 인해 두피가 드러나기 시작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솜털은 모발 성장 주기를 완전히 수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머리카락의 기능을 상실한 상태라 볼 수 있다.

이마 위 두피가 반질반질하고 피지가 많아졌다
탈모가 있는 부위는 종종 과도한 피지 분비와 함께 두피 염증이 동반된다. 특히 이마 위쪽 헤어라인 부근이 번들거리고 트러블이 생기기 시작했다면 이는 탈모와 연관된 지루성 두피염의 가능성도 고려할 수 있다. ‘International Journal of Trichology’에서는 지루성 피부염과 탈모 간의 연관성이 명확하다고 언급하며, 과도한 피지는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 활성과 관련 있다고 설명했다. 피지 과다 → 염증 → 모낭 위축 → 모발 성장 저해라는 경로로 탈모가 유발되거나 악화될 수 있다.
정확히 같은 부위에서 반복적으로 빠진다
이제는 한올한올이 소중한 모발. 슬프지만, 모발은 하루에 50~100개 정도는 빠진다. 하지만 항상 같은 위치에서만 빠지는 것은 비정상적인 신호이다. 특히 헤어라인 주변에서만 집중적으로 빠진다면 탈모 진행을 의심해야 한다. 머리를 감은 후 빠진 머리카락의 위치를 확인하거나, 베개 위에 떨어진 머리카락이 앞머리 중심인지 보자.
이마 부근의 모발 밀도가 줄었다
머리카락이 듬성듬성 맥아리가 없다? 탈모 진행의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두피는 cm²당 100~120가닥의 모발을 갖고 있으나, 탈모가 시작되면 60가닥 이하로 줄어든다. ‘Clinical and Experimental Dermatology’에 따르면, 모발 밀도가 50% 이하로 감소하면 시각적으로 ‘숱이 줄었다’는 인식이 확실해진다고 한다.

모발의 생장 속도가 현저히 느려졌다
머리카락은 하루 평균 0.30.5mm 정도 자라며, 정상적인 생장기는 26년이다. 하지만 탈모가 진행되면 이 생장 주기가 짧아지고, 휴지기로 빨리 전환되어 성장이 멈춘다. 이는 ‘자라는 듯하지만 금세 빠지는’ 느낌으로 나타나며, 머리를 자른 후에도 같은 길이로 자라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걸로도 알 수 있다.
가족력 여부를 확인하라
탈모는 유전적 요인이 매우 크다. 특히 아버지, 외할아버지 등 직계 가족 중 탈모 이력이 있다면, 안드로겐 수용체 유전자(AR gene)에 영향을 받아 탈모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 독일 본 대학의 유전학 연구(2005)에 따르면, AR 유전자 돌연변이는 남성형 탈모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단순 노화는 누구에게나 일어나지만, 특정 패턴의 탈모는 유전적 소인이 있기에 조기 대처가 필요하다.
이마가 넓어졌다고 해서 무조건 탈모는 아니다. 그러나 위 8가지 중 3가지 이상에 해당된다면, 전문적인 진단을 받아보는 걸 추천한다. 탈모는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가 제일 중요하니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것.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치료를 병행하면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이마가 넓어졌다는 사실을 부정하기보다는, 변화의 신호를 읽어야 한다. 그래야 풍성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