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프리 솔로’, 팟캐스트 ‘플래닛 비저너리즈’, 역대 가장 놀라운 클라이밍 성과로 잘 알려진 남자 알렉스 호놀드. 어제는 대만의 초고층 빌딩을 로프 없이 올랐다. 로프나 등반 보조 장비 없이, 라이브로, 첨탑의 꼭대기까지. 셀피도 찍었다. 놀랍게도 그 역시 높은 곳에 오르는 일이 무섭다고 한다. 그가 매일 콜라겐을 챙겨 먹는 이유는 피부를 위해서다. 등반에서 피부 감각은 정말 중요하기 때문.
알렉스 호놀드는 암벽 등반계의 마이클 조던이다. 다만 한 가지 차이가 있다. 마이클 조던은 NBA에서 던진 슛의 절반 이상을 놓쳤다. 하지만 호놀드는 놓치는 일이 거의 없다. 놓쳤을 때 치러야 할 대가가 훨씬 크니까. 이 사실은 2018년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다큐멘터리 프리 솔로에서 그 어느 때보다 분명하게 드러났다. 이 영화는 호놀드가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엘 캐피탄, 높이 약 900미터의 암벽을 보호 장비 하나 없이 오르며, 인류 최초로 프리 솔로에 성공하는 과정을 담았다.
그 이후로도 호놀드는 바쁘게 지냈다. 지구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환경 문제를 다루는 다큐멘터리 형식의 팟캐스트 ‘플래닛 비저너리즈’를 진행했고, 이 프로그램은 현재 시즌 5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등반에 대한 갈증은 사라진 적이 없다. 그리고 1월 23일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약 1시간 30분 동안 대만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자, 세계에서 11번째로 높은 타이베이 101을 로프 없이 올랐다. 넷플릭스와 함께 거대한 도전에 나선 것이다.
물론, 안전장치 하나 없이 건물을 오른다는 생각은 땅에서 사는 우리에게는 공포 그 자체다. 하지만 호놀드는 자신이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 특별한 뇌를 가졌다는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뇌 구조가 남다르기보다는, 극단적인 상황에 너무 오랫동안 노출돼서 두려움이라는 개념 자체가 변형됐다는 설명에 가깝다. 대만으로 떠나기 전, 그는 단백질에 대한 반음모론적 생각부터 혹독한 손 관리, 그리고 왜 더 이상 나무를 타지 않는지까지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아주 기본적인 질문부터 해볼게요. 등반할 때 가장 중요한 신체 부위는 뭐라고 생각하나요?
등반은 전신 운동이긴 한데, 결국엔 손가락과 팔, 그러니까 매달릴 수 있는 능력과, 다리로 몸을 밀어 올리는 힘이 가장 중요해요. 체중 대비 근력이 중요하죠.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도 잘 버틸 수 있어야 해요.
손가락 힘을 키우는 운동도 하나요? 악력 운동 같은 거요.
계속 등반을 하다 보면 그 자체로 훈련이 돼요. 그래도 가끔은 손가락 보강 운동을 하긴 하죠.
미식축구 선수들이 포지션 훈련을 하듯이, 클라이밍 선수만의 특정 훈련이 있는지 궁금했어요.
미식축구랑 등반이 다른 점은, 미식축구는 훈련을 쉬지 않고 계속할 수 없어요. 충격이 너무 커서 몸이 망가질 걸요. 하지만 등반은 계속해도 돼요. 그냥 많이 오르는 게 실력을 키우는 가장 좋은 방법이에요.
클라이머가 가장 자주 겪는 부상은 뭐예요?
과사용 부상이 가장 흔해요. 손과 팔의 힘줄이나 인대 부상이죠. 손가락은 몸의 다른 부위에 비해 굉장히 연약해요. 손가락이 굽혀지는 방식을 조절하는 인대, 풀리를 다치기 쉽고, 그러면 오랫동안 통증이 가요. 이두근 건염 같은 것도 흔하고요. 가끔 농담처럼 말하는데, 클라이머는 손가락 어딘가를 살짝만 삐끗해도 몸 전체는 멀쩡한데 프로젝트를 시도하기 싫어져요. 더 악화될까 봐요. 반면 프로 미식축구 선수들은 대퇴골이 부러져도 진통제 먹고 다시 뛰잖아요. 클라이밍은 그런 의미에서 훨씬 섬세한 스포츠예요.

등반을 하다 보면,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손의 작은 근육들을 알게 되나요?
그럼요. 등반은 굉장히 정밀해요. 피부 관리도 중요하고, 손끝이 찢어지지 않게 신경 써야 하죠. 고난도 등반에서는 아주 작은 엣지나 미세한 발 디딤에 의존해요. 어떻게 잡느냐, 얼마나 정확하냐가 전부예요.
얘기를 들으니까 제 손가락이 갑자기 신경 쓰이네요. 저는 각질 뜯는 버릇이 있는데, 등반에는 안 좋겠죠?
저도 그래요. 괜히 뜯게 되죠. 사실 각질이 있으면 오히려 더 피부가 잘 찢어지니까 정리하는 게 좋죠.
손 관리도 따로 받나요? 큐티클 정리나 매니큐어같은?
그냥 사포 블록으로 문질러서 정리해요.
어릴 때 주변 클라이머들이 엄청나게 강한 반면, 본인은 그렇지 않았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의식적으로 근력을 키우려고 노력했나요, 아니면 등반 자체가 해결해줬나요?
모든 애들이 다 괴물 같았던 건 아니에요. 다만 최상위 클라이머들 중에는 타고난 사람들이 있어요. 뭔가를 보고 바로 해내는 사람들이죠. 지금도 그런 친구들이 있어요. 주 40시간 일하는 평범한 직장인인데, 어떤 면에서는 저보다 강해요. 그래서 저는 더 많이 훈련해야 했고, 특정한 힘을 키우는 데 집중했어요.
클라이밍은 늘 신체적인 부분과 정신적인 부분으로 나뉘는데, 저는 이상하게 정신적인 부분이 비교적 쉬웠어요. 반대로 신체적인 부분은 계속 노력해야 했죠. 친구들 중엔 몸은 타고났는데 멘탈이 약한 경우도 많아요. 뭐가 더 나은지는 모르겠어요. 결국 사람마다 부족한 게 있는 거죠.
멘탈적으로 힘들다는 건, 보통 두려움 때문인가요?
부상에 대한 두려움일 수도 있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 혹은 높이 올라가는 일 자체에 대한 두려움일 수도 있어요. 실행력이 부족한 경우도 멘탈 문제죠. 동작 순서를 기억 못하고, 왼손 오른손 헷갈리고, 계속 잘못 잡아서 떨어지면, 아무리 힘이 세도 소용없어요.
다른 스포츠도 마찬가지죠. 신체 능력이 뛰어나도 실행이 안 되면 끝이에요.
맞아요. 제일 빠른 선수라도 방향을 틀리게 달리면 소용없죠.
기술적으로 가장 배우기 어려웠던 부분은 뭐였어요?
저는 항상 손가락 힘이 약했어요. 지금은 기술적으로는 굉장히 잘하는 편인데, 그건 손가락이 약해서 기술에 의존해야 했기 때문이에요. 친구들은 다 손가락 힘이 더 좋아요. 왜 나는 안 강할까 늘 생각해요.
게다가 저는 손이 커요. 그게 불리한 점도 있어요. 관절이 클수록 힘을 전달하기 어렵거든요. 팔씨름 선수들이 짧은 팔을 선호하는 이유랑 같아요.
손 크기가 도움이 되는 다른 스포츠도 있잖아요. 그걸 할 생각은 없었나요?
없었어요. 다른 운동은 다 못했거든요. 체조를 잠깐 했고, 자전거는 많이 탔어요. 저는 통학과 통근은 물론 이동을 대체로 자전거로 하니까요. 팀 스포츠는 안 했어요. 10살에 클라이밍을 시작했고, 그냥 거기에 올인했죠.
저도 뭔가 못하면 바로 포기하는 편인데, 그게 제 단점이에요.
어릴 땐 레고를 특히 좋아했어요. 혼자서 컴퓨터 게임하고, 책을 많이 읽는 너드였어요. 그러다 클라이밍을 만나서 완전히 빠졌죠. “클라이밍을 사랑해요”라고 말할 정도로요. 저는 수줍음이 많아서 단체 스포츠도, 공 가지고 하는 스포츠도 싫었어요. 기본적으로 권위에 반감이 있어요. 규칙이 너무 싫어요. 심판이 저에게 퇴장을 선고하면? 심판보고 나가라고 하고 싶어요. 그 다음엔 저도 나가겠죠. “이 게임은 재미가 없네. 난 떠나겠어.”
클라이밍의 좋은 점은 단순하고 공정하다는 거예요. 되면 되는 거고, 안 되면 안 되는 거죠. 더 오르지 못해 떨어지면 못한 거고, 연습하면 돼요. 노력은 반드시 보상받아요.
전 어릴 때 냉장고를 탔어요. 문틀에 손가락을 집어 넣고 올라가서 앉아 있곤 했죠. 자라면서 집에서 그런 거 했겠죠?
그럼요. 지붕 올라가고, 나무 타고, 뭐든 다 올랐죠. 높은 데 올라가서 뛰어 내리는 게 일상이었어요. 클라이머가 직업이 된 지금은 나무는 자주 안 올라요. 송진이 묻고 벌레도 많고. 그보다는 바위가 훨씬 깔끔하고 좋아요.
아직도 채식주의자예요?
유연한 채식을 계속하고 있어요. 가끔 생선은 먹어요. 그래도 전반적으로 보면 거의 채식 위주라고 할 수 있죠. 평소에는 고기를 거의 사지 않아요. 다만 여행 중이거나 일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는 좀 더 유연하게 먹는 편이에요.
처음 채식을 결심한 이유는 전적으로 환경 때문이었어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했고, 제 개인적인 발자국을 최대한 줄이고 싶었거든요. 건강 관련 자료도 이것저것 많이 읽어봤는데, 아마 제 몸에도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단백질 쉐이크 같은 걸로 식단을 보충해야 하나요?
아니요. 그러니까, 네, 단백질 제품을 먹기는 해요. 하지만 전반적으로 보면 단백질이라는 게 여러 산업에 의해 좀 과장돼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클라이머로서 전 세계를 꽤 많이 다니면서 원정도 많이 했는데, 쌀과 채소 위주의 식단을 먹는 사람들을 정말 많이 봤어요. 그런 사람들은 굉장히 마르고, 또 굉장히 강해요. 저는 그들이 아무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해요. 인간은 정말 다양한 식단에 적응할 수 있어요. 매일 단백질을 몇 그램씩 꼭 먹어야만 강해질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봐요. 지구 어디에서든 자급자족에 가까운 생활을 하면서도 아주 강한 사람들을 찾을 수 있어요.
크다고 해서 반드시 강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특히 클라이밍은 체중 대비 힘이 너무 중요해서, 보디빌더 체형보다는 오히려 소박한 체형이 더 유리해요. 이 표현이 괜찮은지는 모르겠네요. 이런 말을 해도 되는지도 모르겠고요. ‘소박한 체형’이라는 말이요.
괜찮은 것 같아요.
현대의 식품 산업은 정말 조각조각 나뉘어 있어요. 연방 정부가 농업에 엄청난 돈을 쓰고 있다는 걸 생각해보면, 그 돈 대부분이 낙농업이랑 옥수수 같은 작물 재배에 들어가죠. 그러다 보면 특정한 것들이 너무 많이 생산돼요. 그러면 이제 “이렇게 많이 남은 걸 어떻게 하지? 우유 소비는 줄고 있는데.”라는 상황이 되는 거죠. 그러다 보면 “그래도 유청 단백질 소비는 늘고 있네.”라고 하는 거예요. 대단한 소식이죠. 정부가 돈 들여 키우게 한 이걸 계속 팔 수 있으니까요. 진짜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예요. 아무튼…
단백질 관련해서 제가 항상 드는 생각은 이거예요. 왜 내가, 그러니까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서 타이핑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굳이 몸을 그렇게 키워야 하냐는 거죠. 제 라이프스타일이랑 전혀 맞지 않아요.
맞아요. 전혀 그럴 필요 없죠. 심지어 프로 운동선수인 저조차도 몸이 커야 할 필요는 없어요. 무슨 말인지 알죠? 저는 좋은 암벽 등반가가 되고 싶을 뿐이고, 좋은 암벽 등반가가 된다는 건 잘 버틸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손가락이 강해야 해요. 큰 근육도 필요 없고, 넓은 등 근육도 필요 없어요. 그냥 매달릴 수 있고, 발에 체중을 잘 실을 수 있으면 돼요. 그게 바로 좋은 클라이밍 기술의 전부거든요.
저는 단백질 열풍이 언젠가는 꺼지고, 그다음엔 또 다른 무언가로 옮겨갈 거라고 생각해요.
섬유질이면 좋겠네요. 섬유질을 너무 많이 먹어서 나빠질 사람은 없잖아요. 그건 여러 가지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해 줄 것 같아요. 다음 유행은 제발 섬유질이었으면 좋겠어요. 다들 풀이나 씹어 먹으면서 말이죠.
분명 존경해온 클라이머들이 있었을 텐데, 식단이나 피트니스 쪽에서도 그런 사람이 있었나요? 클라이밍 세계에서 “넌 뭐 먹어? 어떻게 훈련해?” 이런 얘기를 나눈 적도 있는지 궁금해요.
물론이죠. 정말 많은 클라이머들, 정말 많은 사람들과 식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어요. 개인적인 영감으로는, 제 여동생이 성인이 된 이후로 줄곧 비건이었는데, 굉장히 건강해요. 차를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고, 일주일에 자전거를 100마일 넘게 타요. 정말 포틀랜드를 풍자한 드라마 한 장면 같아요. 포틀랜드에 살고, 비건이고, 스마트폰도 없고, 차도 없고, 그냥 그렇게 살아요. 파머스 마켓에서 자원봉사도 하고요. 그런 모든 모습이 저한테는 큰 영감이에요. 매형도 비건이에요. 두 사람 다 윤리적인 부분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요. 자신의 선택과 그 선택이 세상에 미치는 영향을 아주 의식적으로 고민하죠. 저는 그걸 보면서, 명확한 선택을 하면 자신의 영향력을 줄일 수 있다는 좋은 예라고 생각해요.
클라이밍 세계와 울트라 러닝 세계는 겹치는 부분이 굉장히 많아요. 제 주변에도 울트라 러너들이 많고요. 저는 수년에 걸쳐 울트라 러너들로부터 영양에 대해 꽤 많이 배웠어요. 스콧 주렉도 있고, 이제는 좀 나이가 들고 은퇴했지만 책도 몇 권 썼죠. 리치 롤도 있고요. 이 둘 다 비건 울트라 러너예요. 저는 비건이었던 적은 없지만, 그런 식으로 자신의 선택에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는 데서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클라이머들끼리는 원정 중에 먹는 간식이나 전략, 벽 위에서 뭘 먹는지 같은 이야기를 많이 나눠요. 저는 이제 어떤 음식 브랜드의 후원을 받지도 않아요. 그냥 시중에서 직접 사 먹어요. 에너지바 같은 건 가리지 않고 다 먹는 편이에요.

혼자 있는 시간이 굉장히 많은 삶을 살고 있어요. 회고록 제목이 아예 벽에 홀로 있다는 의미의 ‘Alone on the Wall’이잖아요. 그렇게 강도 높은 고립이 왜 끌리는지, 아니면 뇌에 왜 잘 맞는다고 느끼는지 궁금해요.
제가 하는 프리 솔로잉 중 상당수는 몇 시간 동안 혼자서 등반하는 거예요. 하루 중간에 혼자서 세 시간을 보내는 게, 몇 달 동안 원정을 떠나는 정도는 아니잖아요. 그냥 잠깐의 조용한 시간이죠.

Alone on the WallAlex Honnold , David Roberts
구매하러 가기
그리고 저는 내향적인 사람이어서, 전반적으로 혼자 있는 시간을 잘 보내고, 그 시간이 회복처럼 느껴져요. 혼자 자연 속을 걷는 건 그냥 긴장을 풀고 쉬기에 정말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어제도 요세미티에 있었는데, 혼자 솔로잉을 하러 갔어요. 벽까지 걸어 올라가는 데 35분, 그 벽을 오르는 데 한 시간 반, 그리고 내려오는 데 한 시간. 전체적으로 왕복 세 시간 정도였어요. 숲을 천천히 걸어 다니고, 혼자 벽을 오르고, 다시 걸어 내려오는 시간이었죠. 그 전에는 친구들이랑 아침을 먹고 있었고, 그 다음에는 요세미티를 떠나 공항으로 갔어요. 하루 중 그 세 시간은 정말 좋았어요. 숲 속에서 보낸 아주 아름다운 시간이었죠.
일할 때 전화 통화는 다 걸으면서 해요. ‘프리 솔로’ 홍보 투어를 할 때는 하루 종일 정신없이 언론 인터뷰 전화를 받았는데, 그때는 호텔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거나, 그냥 원을 그리며 계속 걸었어요.
당신의 편도체를 연구한 결과, 뇌가 다른 사람들처럼 공포를 처리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어요. 스스로 “내 뇌가 좀 다르다”는 생각에 처음으로 직면한 건 언제였나요?
사실 저는 그 전제 자체에 동의하지 않아요. Nautilus 매거진 기사 읽은 거예요? ‘프리 솔로’에 나오는 장면 중에, 한 15초 정도 되는 짧은 장면이 있잖아요. 거기서는 마치 “이 사람의 뇌에는 문제가 있고, 다르다”는 식으로 보이죠. 그런데 긴 기사의 글을 제대로 읽어보면, 실제 결론은 훨씬 더 미묘해요. 요지는 이거예요. 어떤 일을 충분히 오래 하면, 그 자극에 대해 둔감해진다는 거죠. 제 뇌가 본질적으로 다른 게 아니라, 그 시점에서는 이미 20년 동안 꾸준히 어떤 극단적인 상황에 노출돼 왔기 때문에, 그 자극에 익숙해졌다는 거예요.
저한테는 그게 완전히 말이 됐어요. 등반은 무서운 일이거든요. 저는 항상 등반이 무서웠어요. 다만 분명한 건, 수년 동안 계속해서 무서운 상황을 겪다 보면, 덜 무서워지는 법을 굉장히 잘 배우게 된다는 거예요. 공포가 가진 힘이 줄어들고, 어떤 두려움이 중요한지, 어떤 건 중요하지 않은지 구분을 더 잘하게 되죠. fMRI로 뇌를 스캔할 때를 생각해보면, 강철 튜브 안에 들어가서 흑백 사진을 보여주잖아요. 이론적으로는 그게 뇌를 자극해서 편도체가 활성화돼야 하는데, 저는 속으로 “내가 왜 강철 튜브 안에서 흑백 사진을 보고 무섭겠어?”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인생에서 훨씬 더 무서운 것들에 너무 익숙해져 있으니까요.
등반은 정말 무서워요. 항상 “아, 내가 떨어져서 죽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돼요. 굉장히 강렬하죠. 평생을 그런 강렬한 경험 속에서 살다 보면, 흑백 사진을 보는 정도로는 무서울 리가 없어요. 그래서 제 결론은, 제 뇌가 특별히 다르다는 게 아니라, 수년 동안 계속해서 두려움을 경험해 오면, 일상적인 것들에 대해서는 훨씬 덜 무서워진다는 거예요. 항상 극단적인 건 아니지만, 가끔은 정말 말도 안 되게 무섭기도 하죠.

등반 말고, 다른 영역에서 무서운 게 있나요? 어떤 공포증 같은 것들요.
예전에는 대중 앞에서 말하는 걸 정말 끔찍하게 무서워했어요. 낯선 사람에게 말 걸거나, 여러 사람 앞에서 말하는 걸 정말 싫어했죠. 그런데 ‘프리 솔로’ 영화 투어를 하면서 그런 공포를 관리하는 데 대해 강제 속성 코스를 밟았어요. 이게 바로 등반이랑 편도체 이야기의 핵심이기도 해요. 늘 여러 가지로 무서운 상황에 놓이다 보니, 다른 종류의 두려움도 훨씬 잘 다루게 되는 거죠.
어릴 때는 뱀이랑 거미 같은 걸 좀 무서워했어요. 성인이 된 지금은, 독 있는 뱀이나 거미에 물리는 건 당연히 싫어요. 하지만 위험하지 않은 것들은 괜찮아요. 예를 들어 타란툴라는 독이 없잖아요. 그런 건 전혀 무섭지 않아요. 그냥 크고 온순한 동물일 뿐이고, 저를 해칠 수 없으니까요.
저도 그래요. 벌레가 무섭진 않아요. 필요하면 밟아버릴 수 있으니까요.
그럼 말벌은요?
아…
무슨 말인지 알죠? 저는 여전히 벌레가 좀 무서워요. 전갈 같은 건 별로 안 좋아하고요. 꽤 큰 고통을 줄 수 있는 것들이라면, 굳이 가까이하고 싶진 않아요.
몸이나 정신을 관리하기 위해서 보충제나 비타민을 먹나요?
조금요. 정신보다는 몸 쪽이에요. 아침에 간단한 루틴이 있는데, 그린 파우더에 생선 오일과 콜라겐을 더해 마셔요. 피부를 위해서요. 나이가 들수록 피부가 좀 더 건조하고 딱딱해지는 느낌이 있어요. 등반은 피부 감각이 정말 중요하거든요. 피부가 조금 더 부드러웠으면 좋겠어요. 실제로 효과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보험처럼 해보는 거예요. 해봐서 나쁠 건 없잖아요. 아침에 그린 주스를 마시는 이런 루틴 자체도 저는 괜찮아요. 기본적으로 아침에 큰 물 한 잔을 마시는 셈이니까요. 그게 건강에 나쁠 리도 없고요.
본인이 생각하기에 ‘악습’ 같은 게 있나요? 술을 마신다든지, 담배를 피운 적이 있다든지요.
굳이 꼽자면, 제 가장 큰 약점은 디저트예요. 가끔 페이스트리나 쿠키를 너무 많이 먹어요. 얼마 전에 어떤 영화 프로젝트를 하고 있었는데, 현장에 케이터링이 있잖아요. 간식도 있고, 구운 디저트도 계속 있고요. 그러면 “아, 뭐 하나 먹을까” 하게 돼요. 쿠키를 참기가 쉽지 않아요. 초콜릿 칩 쿠키에, 그 다음엔 브라우니까지요.
밴에서 꽤 오래 살았잖아요. 그 시기를 떠올리면 어떤 음식들이 생각나요? 밴에서 주로 뭘 해 먹었어요?
밴 생활에서의 아침은 보통 시리얼이랑 요거트, 아니면 가끔 달걀이에요. 저녁으로는 맥앤치즈에 참치를 넣거나, 채소를 넣은 맥앤치즈, 캔에 든 채식 칠리를 넣은 맥앤치즈 같은 게 단골이었어요. 아니면 채소를 넣은 파스타에 토마토 소스요. 다 원팟 요리예요. 물 끓이고, 파스타 넣고, 거기에 다른 재료들 다 넣고, 그 냄비에서 그대로 먹는 거죠. 모든 게 한 냄비 안에서 끝나는, 단순한 식사예요. 빨리 먹을 수 있고, 따뜻하고, 그냥 냄비 하나면 되는 그런 음식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