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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마이네임 히토미, 소하, 도희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 지금의 제가 너무 좋아요”

2025.11.24.김은희

SAY MY NAME
내 이름을 불러줘. 세이마이네임으로 이어진 히토미, 소하, 도희의 날들.

왼쪽부터 | 히토미가 입은 셔츠, 타이, 모두 폴로 랄프 로렌. 재킷, 언노운. 스커트, 에밀리 에프. 소하가 입은 셔츠 레이어드 티셔츠, 스커트, 모두 웰던. 시계, 제이에스티나. 도희가 입은 셔츠, 구찌. 아가일 니트, 앤니즈. 재킷, 리임. 스커트, 그로브.
왼쪽부터 | 도희가 입은 셔츠, 구찌. 아가일 니트, 앤니즈. 재킷, 리임. 히토미가 입은 셔츠, 타이, 모두 폴로 랄프 로렌. 재킷, 언노운. 소하가 입은 셔츠 레이어드 티셔츠, 웰던.



히토미 HITOMI

히토미가 입은 셔츠, 오니츠카 타이거. 스트라이프 재킷, 팬츠, 모두 잉크. 타이는 스타일리스트의 것.

GQ 히토미의 시선으로 도희와 소하를 소개한다면요?
TM 좋아요. 도희는 딱 봐도 고양이상이잖아요. 내면도 그래요. 사람 관찰을 좋아하고 친해지면 애교가 정말 많아져요. 그리고 신기했던 게, 밥을 먹다가 한 손으로 받칠 때 도희는 고양이처럼 주먹을 쥐고 손등으로 받쳐요. 전생에 고양이였던 것 같아요. 소하는 되게 웃기는 친구예요. 자기는 너무 웃기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사실 재미없거든요, 흐하하하. 그게 너무 귀엽고 웃겨요.
GQ 히토미는 대중에게 <프로듀스 48>(2018)과 일본 AKB48(2014) 멤버로도 익숙할 거예요. 이제는 세이마이네임의 리더 히토미네요.
TM 저는 계속 도전하고 싶은 성격이에요. 인생 한 번밖에 없는데 혹시 원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했다’는 데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일본에서 활동했으면 더 좋았지 않을까라는 말도 많이 듣긴 했는데, 저는 그런 시선에 신경 많이 안 쓰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는 지금의 제가 너무 좋아요.
GQ 오늘 gqkorea.co.kr에 실릴 히토미 씨 개인 촬영할 때는 매일처럼 웃는 복숭아 같은 모습 대신 단단하고 차가운 순간을 담고 싶었어요.
TM 와, 그거 맞아요. 항상 저는 새로운 모습을 찾는 사람 같아요. 저의 ‘추구미’가 조금 더 성숙하고 어른스러운 사람인데, 그런데 사람들은 다 귀여워해주시니까, 흐하하하. 오늘 같은 촬영이 너무 좋은 기회예요. 너무 좋았어요.
GQ 히토미 스스로도 칼 같은 면이 있는 사람이라고 느낄 때가 있어요?
TM 리더를 하면서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저는 집에서는 막내거든요. 그런데 여기서는 맏언니가 되고, 그게 처음이에요. 어떤 친구는 저보다 아홉 살이나 어려요. 일반적이면 부모님이랑 같이 살면서 교육을 더 많이 받을 시기잖아요. 여기서는 제 경험을 통해서라도 알려줄 부분이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항상 일상생활 속에서도 조금씩 공유하는 편이에요. 예를 들면 저는 인상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태도에 대한 말을 많이 해요. 본인은 기분이 좋지 않은 게 아니어도 상대방이 그렇게 느낀다면 그런 사람이 되는 거니까, 표정 관리나 자세는 항상 신경 쓰는 게 좋다고 말해요. 그리고 지금이 조금 힘들더라도 더 좋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고 믿는 것. 안 되는 건 없다고, 노력하면 된다고. 그건 제가 실제로 인생을 살면서 느낀 거라서.

복숭아 장식품.

히토미가 꼽은 자신과 닮은 소장품 . “제주도에 멤버들 다 같이 갔을 때 소품 가게에서 샀어요. 제가 복숭아라는 별명이 있거든요. 보자마자 반해버려서 항상 화장대 위에 올려두고 있어요.”

소하 SO HA

소하가 입은 재킷, 코이세이오. 스커트, 미세키 서울.

GQ 소하가 보는 히토미와 도희는 어떤 사람이에요?
SH 일단 토미 언니는 되게 귀여운데요, 귀여운 걸 언니가 은근히 싫어해요. 그래도 어쩔 수 없잖아요. 귀여우니까. “귀여운 것도 좋은데 나는 좀 멋지고 싶어”라는, 뭐라 해야 할까, 야망을 가진 햄스터예요. 그런데 언니가 카리스마도 있어요. 바른 생활 어린이, 아니 어른이죠. 집에 오자마자 내일 할 거 준비하고 바로 잠에 들고, 아침 일찍 일어나서 운동도 열심히 다녀요. 도희는 입술을 엄청 잘 움직여서 신기해요. 이따가 만나시면 “신기한 입 모양을 할 수 있다던데 보여줄 수 있을까요?” 해보세요. 입술이 막 오리 같다가 물고기 같다가 해요.
GQ 그 다정한 시선을 소하 씨에게로 돌려보면요? 소하는 어떤 사람이에요?
SH 저라는 사람은 너무 복잡한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도희는 호불호가 확실하거든요. 저는 음식도 가리는 게 없고 ‘무서운 거 빼면 다 좋아’파예요. MBTI 검사를 최근 또 했는데 항목마다 수치가 반반으로 나온 거예요. 다 반반이에요.
GQ 호불호가 확실하면 좋겠어요?
SH 그런 고민이 들 때가 있었는데 생각해보니까 그게 어쩔 수 없겠더라고요. 왜냐하면 제가 초3 때부터 고3 때까지 학교 임원을 계속 했거든요. 완전 대박이죠? ‘내가 어떻게 그렇게 산 거지?’ 싶을 정도로 친구들과 엄청 잘 어울리는 그런 애였어요. “얘랑 얘가 이거 하고 싶대, 그럼 우리 같이 하자” 이런 식으로 많은 친구를 아울러서 그런지 극단에 내 취향이 있지 않아도 저는 좋아요.
GQ 좋네요, 그게 소하 씨인 거잖아요.
SH 네. 두루두루 좋은. 그것도 장점일 수 있잖아요. 인정하고 나니 괜찮더라고요.

향수.

소하가 꼽은 자신과 닮은 소장품. “제가 제일 좋아하는 향수인데, 이제 이 보라색 병은 못 구해요. 중학교 올라갈 때 엄마가 어릴 때 가장 좋아하던 향수라고 선물로 주셔서, 그 이후로 제게도 제일 좋아하는 향수가 됐어요. 몇 통째 썼는데 리뉴얼 되면서 이 보라색 병이 단종된 거예요. 버리면 안 되겠다 싶어서 요만큼 남겨두고 보관하고 있어요.”

도희 DO HEE

도희가 입은 재킷, 스커트, 모두 비뮈에트.

GQ 나와 닮은 물건을 챙겨와 달라고 했는데 휴대용 망원경을 가져왔네요.
DH 흐흐흥. 맞아요. 올여름에 샀어요. 저는 항상 멀리서 모두를 보고 있는 걸 좋아해요. 얼마 전에 회사에서 다 같이 놀러 간 적이 있는데 그때도 멤버들이 노는 걸 망원경으로 구경했어요. 시력이 좋은 편이 아니기도 하고, 저는, 제가 놀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궁금은 하니까 그걸로 관찰했어요.
GQ 관찰자 입장에서 도희가 소개하는 히토미와 소하는 어떤 사람이에요?
DH 일단 토미 언니는 계획 세우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잘 지키기도 해서 그 점이 존경스럽고 좋아요. 저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거든요. 왜냐하면 무계획은 자유로운 거니까. 저는 저대로 좋다고 생각하고 토미 언니는 계획을 지키는 게 자기 행복이니까 그것도 너무 행복해 보여요. 소하는 저랑 동갑인데 집에서 장녀예요. 가끔씩 보면 토미 언니가 아니었다면 소하가 리더이지 않았을까 싶은데, 그런데 장녀라서 오히려 조금 더 귀여움 받고 싶어 하는 때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럴 때 보면 짠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해요.
GQ 도희에 대해 관찰 일지를 써본다면요?
DH 저는 기본적으로 입꼬리를 올려서 웃고 있는 듯한 표정을 계속하고, 눈을 엄청 자주 깜빡이는 게 습관이거든요. 어느 순간 나는 왜 이렇게 하는 걸까 싶은 거예요. 생각해보니까 제가 어렸을 때부터 무표정일 때 무섭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나는 나쁜 사람이 아니야, 무해한 사람이야’라는 걸 알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무의식 중에 생긴 습관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GQ 본래도 스스로를 잘 살펴요?
DH 항상 저를 파악하려고 하고 가치관을 만들려고 해요. 저는 생각도 많고 말도 많은데, 특히 속으로 혼잣말을 많이 하거든요.
GQ 올해의 도희에게 스스로 상을 준다면 어떨까요? 무엇을 칭찬해주겠어요?
DH 으음! 저는 자신감과 자존감이 많이 늘었상. 전에는 소극적이기만 하고 생각이 깊다기보다 근심 걱정만 많고 ‘나는 왜 이럴까? 왜 이렇게 긴장하고 실수 할까?’ 할 때도 있었는데, 그런데 ‘네가 실수한 건 네 탓이니까 우울해할 필요 없어, 열심히 하면 돼’ 싶었어요. 우울해하고 있을 시간 없잖아. 그리고 그렇게 우울할 일이 아니었어 도희야. 앞으로 잘하면 돼! 특히 이 직업은 열심히 했거나 잘했을 때 더 자신감이 생기기도 하는데 저는 잘해오고 있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자신감이 저절로 붙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많이 늘었상’.

휴대용 망원경.

도희가 꼽은 자신과 닮은 소장품. “나와 닮은 물건 하나 챙겨와달라는 말에 바로 생각 났어요. 망원경이에요. 망원경으로 보면 같은 세상인데 다른 세상을 보는 기분이기도 하고 멀리서 선명하게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하고 좋아요. 나사에서는 우주를 엄청 관찰하잖아요. 저도 그런 입장이 되는 것 같아서 신기해요. 제일 최근에는 멤버들이 노는 걸 관찰했는데 뛰어노는 걸 망원경으로 쫓아가기 어려웠지만 멀리서 보고 있으면 음···, 거기 수영장이 있었거든요? 다른 친구를 밀면서 노는 걸 좋아하는 친구도 있었고, 그래서 물에 빠지게 되는 걸 좋아하는 친구도 있었고, 저처럼 멀리서 쳐다보기만 하는 친구도 있었고, 그냥 노는 것 자체를 즐기는 것처럼 보이는 친구도 있어서, 진짜 다 각기 다르다는 걸 느꼈어요. 그게 매력이에요.”


포토그래퍼
황병문
스타일리스트
이혜림
헤어
다빈 at 밋큐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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