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임시 감독으로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마이클 캐릭. 두 번의 대승을 거뒀다. 그리고 두 번의 강렬한 손목 플렉스도 남겼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감독 자리가 갑자기 비었을 때 누구에게 전화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바로 직전까지 선수로 뛰었으며, 팀을 잘 이해하고 있는 주장 출신인 마이클 캐릭이다. 그는 2021년 말 임시 감독으로 세 경기를 맡아 2승 1무를 기록했고, 이번 시즌 종료까지 이어질 두 번째 임시 감독직을 다시 맡게 됐다. 출발은 더없이 좋다.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2대1 승리를 거둔 데 이어, 프리미어리그 선두 아스널을 상대로 3대2 ‘스매시 앤드 그랩’ 승리를 챙겼다. 두 경기로 한 시즌을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레드 데블스 팬들이 수년 만에 가장 행복해하고 있는 건 분명하다.
캐릭의 손목을 들여다보면, 이 두 번의 큰 승리가 두 개의 대형 시계와 함께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어떤 감독들은 최대한 절제된 시계 선택을 선호한다. 첼시의 리암 로지니어와 리버풀의 아르네 슬롯은 둘 다 데이트저스트를 즐기는 편이다. 하지만 캐릭은 그라운드에서 가끔씩 보여주던 전술적 한 수처럼, 시계에서도 조금 더 화려함을 허락했다.

맨시티전, 그리고 감독직을 맡았다는 공식 발표 사진에서 캐릭의 손목에 채워져 있던 것은 아주 특별한 롤렉스 데이토나였다. 물론 폴 뉴먼의 개인 소장품만큼 특별하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거의 그에 가까운 모델이다. 하이엔드 시계 커스터마이저 아티장 드 제네브가 제작한 ‘쉐이즈 오브 블루 챌린지 프로젝트’ 데이토나다. 이름 그대로 여러 가지 블루 컬러가 어우러져 있다. 서브 다이얼에는 밝고 전기적인 블루가, 베젤과 다이얼에는 자정 같은 딥 블루가 사용됐다. 이 컬러 조합은 희소성을 넘어설 만큼 보기 드물 뿐 아니라, 꽤 러기드한 데이토나의 인상을 한층 부드럽게 만든다. 라이트 블루를 차고 라이트 블루를 이겼다는 아이러니도 덤이다.

이어 캐릭은 차가운 클래식함에서 초고기술적인 선택으로 방향을 틀었다. 아스널전에서 그의 손목에 올라간 크고 대담한 토노 형태의 시계는 리차드 밀이었다. 그것도 아무 리차드 밀이 아니다. 단 50개만 제작된 블랙 아웃 버전의 RM011 블랙 팬텀이다. 스켈레톤 다이얼과 연간 캘린더 같은 화려한 설계 요소는 물론,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라는 기능도 탑재돼 있다. 이는 일반적인 스톱워치보다 훨씬 빠르게 리셋할 수 있는 크로노그래프 방식이다. 캐릭이 전반전이 몇 분 남았는지 재는 데 이 기능을 쓰고 있을 가능성은 낮지만, 그럴 수 있는 선택지는 분명히 그의 손목 위에 있다.

요컨대, 이 시계는 매우 하이 퍼포먼스한 괴물이다. 지금 캐릭의 맨유가 보여주고 있는 경기력만큼이나 말이다. 데이토나가 상징하는 정석적인 완성도와, 리차드 밀이 보여주는 과감한 트릭이 결합된 컬렉션은 훌륭한 시계 조합이자 훌륭한 축구 팀의 모습과 닮아 있다. 마이클 캐릭이 맨유의 르네상스를 이끌 수 있을까? 아직 말하기엔 이르다. 하지만 적어도 그의 시계 취향만 놓고 보면, 이미 트로피 하나쯤은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