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이 덴마크 브랜드는 훌륭한 치노 팬츠로 유명하지만, 거의 2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뻔한 클리셰를 계속해서 깨고 있다.

NN.07은 덴마크 코펜하겐 기반 브랜드지만, 그 미학만 보면 꼭 그렇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이는 의도된 방향이다. 절제된 컬러 팔레트와 단순하고 장식 없는 실루엣에 기대기보다는, 기묘한 프린트와 대담한 형태, 그리고 때로는 예상 밖의 색감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 참고로 ‘NN’은 ‘국적 없음No National’을 뜻한다.
브랜드의 글로벌 홍보와 스페셜 프로젝트를 이끄는 구스타프 에밀 로프트는 “국적 없음이라는 개념은 서로 다른 문화 사이에 다리를 놓고, 세계 어디에서든 통하는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욕구에서 출발했다”고 말한다. 이 철학은 모든 컬렉션과 협업에 반영된다. 특정 지역에서 영감을 받은 프린트, 좋아하는 예술 작품에서 따온 실루엣, 혹은 남성복 역사 속 특정 시대에 뿌리를 둔 원단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된다.
나는 9년 전, 여름 결혼식에 입을 가벼운 치노 팬츠가 필요해 이 브랜드를 처음 접했다. 그때 선택한 모델이 테오였다. 내구성 좋은 코튼 혼방 트윌로 만든 군더더기 없는 스타일로, 이후 오랫동안 옷장 속 기본 아이템이 됐다. 요즘이라면 좀 더 여유로운 실루엣의 아덴을 고르겠지만, NN.07의 지속성을 설명해주는 건 바로 그때 입었던 테오다. 초기 대성공을 거둔 이 팬츠는 일본 여행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고, 최고의 치노를 만들겠다는 브랜드의 집요한 탐구를 촉발했다. 그 세계를 향한 호기심은 지금까지도 NN.07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뉴욕에 문을 연 플래그십 스토어 역시 이러한 방향성을 잘 보여준다. 절제된 인테리어는 옷 자체에 시선을 집중시키며, 브랜드의 미학을 공간으로 풀어낸다. 브랜드 측은 “뉴욕 같은 도시에 매장을 여는 것은 도시별 접근 전략의 일환이다. 소비자와 더 가까워지고, 그들이 있는 곳에 우리도 존재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은 실제로 옷을 입을 사람들을 위한 제품 완성도다. 최근 브랜드가 소프트 테일러링에 집중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말 그대로 사람들이 실제로 입고 싶어 하는 수트다. 또한 엔엔제로세븐이 꾸준히 유지해온 과하지 않은 태도 역시 중요하다. 울 조직감이 살아 있는 니트, 가벼운 포플린 셔츠, 여유로운 플리츠 팬츠는 고급스러우면서도 부담스럽지 않다. 무엇보다 오래 입을 수 있도록 설계된 옷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오랜 역사를 가진 브랜드답게 굴곡도 있었지만, 엔엔제로세븐은 영리한 협업과 적절한 타이밍을 통해 다시 균형을 맞춰왔다. 특히 신발 분야에서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프라캅, 세바고, 그리고 곧 선보일 클락스와의 협업은 장인정신에 대한 브랜드의 의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앞으로도 더 많은 프로젝트가 예정되어 있다.

NN.07Deon 50037 오가닉 체크 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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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N.07Reed 50057 Checked Organic Cotton-Blend Seersucker Shi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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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하지 못한 순간도 있다. 몇 년 전, 배우 제러미 앨런 화이트가 드라마 더 베어 첫 시즌 내내 NN.07의 가엘 재킷을 입고 등장했을 때가 그랬다. 의상 디자이너가 백화점 마네킹에서 우연히 선택한 아이템이었지만, 결과는 폭발적이었다. “몇 시간 만에 완판됐다”고 로프트는 말한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가 크게 올라갔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최근 뉴욕에 첫 미국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면서 브랜드 인지도는 계속 상승 중이다. 덴마크 브랜드에 대한 다소 단조로운 이미지에 균열을 내겠다는 NN.07의 목표도 점점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국적 없음’이라는 이름처럼, 어디든 집이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