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한 생활을 위해, 어쩌면 불편해진다 해도 갖고 싶은 제품들.
<울트라손 에디션10>
GOOD 끝내주는 ‘마감’은 재료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면서 가능하다. 나무는 무늬와 결을 최대한 살리고, 가죽은 질기지만 촉감은 부드러워야 한다. 금속의 표면은 빛을 받는 각도와 양에 따라 매끄럽게 반짝여야 한다. 에디션10은 만듦새에서 완벽한 마감을 보여주며, 하나의 ‘오브제’로 존재한다.
BAD 끝내주는 ‘소리’는 사실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각자가 선호하는 음악 장르가 따로 있으니까. 하지만, 에디션10은 일반적인 분류로 설명하기 어렵다. 소리의 편차가 장르별로 다른 게 아니라, 음반마다, 어쩔 땐 노래마다 전혀 다른 소리를 낸다. 좋은 소리를 낼 때도 있지만, 많은 시도를 거쳐야 알 수있다.
WEIRD 끝내주는 헤드폰은 소리와 외관 모두 완벽해야 한다. 에디션10은 가끔 그렇다. 그래서 청음이 꼭 필요하다. 물론 앞으로 살 음반에게 어울릴지는 두고 볼 일이다.
<베이어다이나믹 T1>
GOOD 박찬호가 말했다. “투수는 구속보다 제구입니다.” 공이 빠르지 않아도 원하는 곳에 정확히 던질 수 있어야 좋은 투수라는 얘기다. T1의 제구는 완벽에 가깝다. 소리를 구석구석 찔러 넣어 해상력과 밸런스가 어떤 음악에서도 안정적이다. 저음역과 고음역 모두 어디 하나 뭉게지는 법이 없다.
BAD 하지만 박찬호에게 폭발적인 강속구가 없었다면, 어린 나이에 MLB에 진출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T1은 오디지 LCD2보다 뛰어난 해상력을 지녔다고 할 수 없고, AKG의 K702(40만원대)처럼 가격 대비 성능비가 뛰어난 헤드폰도 아니다. 게다가 1백만원이 넘는가격이 무색할 만큼 디자인은 무척 따분하다.
WEIRD T1은 최고급 헤드폰 중 가장 우선시 될 후보다. 하지만 시작보단 마지막이 어울린다. 다른 최고급 헤드폰을 들어 보지 않으면, 지루하게만 느껴질 테니까.
<데논 AH-D7100>
GOOD 가격이 비싼 제품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 AH-D7100은 초저음역을 이렇게까지 증폭시킬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헤드폰이란 게 무색할 만큼 그 저음역은 부풀어져 있다. 유닛에 서브우퍼가 달린 것 같아 몸이 울릴 정도다.
BAD 디자인이나 제품의 성향에서 쉐보레의 콜벳이 떠오른다. 콜벳이 폭발적인 가속력을 지닌 반면, 그외 부분은 다른 고급 스포츠카에 비해 다소 부족하듯이, AH-D7100은 비트가 시작되면서부터 다른 소리를 흡수해버린다.
WEIRD 최고급 헤드폰은 대부분 ‘클래식’한 모습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최고급 헤드폰을 구입하는 사람들의 취향을 반영한 것일까? 하지만 AH-D7100은 ‘아웃도어’ 콘셉트 때문인지 꽤 경쾌하다. 그 모험은 소리와 디자인 모두 꽤 용기 있지만 조금 위험해보인다.
1 <클립박스>
RATING ★★★★☆ FOR 노트는 써도 다이어리는 안 쓰는 사람으로, 매번 뭐가 어디에 있는지 뒤적인다면.
GOOD 클립박스의 시작이자 전부는 ‘박스’다. 한 번 키워드나 태그를 건 클립을 지정하면, 이후부터는 해당 키워드와 태그가 들어간 클립을 자동으로, 박스 단위로 묶어서 저장한다.
BAD 웹브라우저도 추천 기사도 내장되어 있지 않다. 다른 브라우저에서 찾은 자료를 단출하게도 복사하기 붙여넣기로 저장한다. 클립보드의 내용을 자동 저장할 것인지는 물었다 안 물었다 한다.
WEIRD ‘PC 뷰’를 지원한다. 하지만 PC가 같은 와이파이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어야 하고, URL를 직접 브라우저에 입력하고 들어가야 한다. 1.99달러의 유료 앱치고 활용 폭과 방법이 너무 제한적이다.
2 <포켓>
RATING ★★★☆☆ FOR 기사보다는 뮤직비디오를 저장해놓고 다시 보고 싶다.
GOOD ‘Read it later’가 ‘포켓’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왔다. 웹 브라우저, 소셜 네트워크, 이메일 혹은 플립보드를 비롯한 각종 앱으로도 내용을 저장할 수 있다. 영상 저장까지 가능하다.
BAD 클리핑 앱의 완성형에 가깝다. 게다가 무료다. 다만 다른 클리핑 앱에 비해 제대로 사용하기 위한 절차가 몇 단계 더 필요하다. 절차가 귀찮아서 플립보드에서만 쓰는 경우를 자주 본다.
WEIRD 광고의 방해를 받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기사만 읽는다는 게 이렇게 쾌적한 일인지 몰랐을 것이다. 액자형 화면도 다른 클리핑 앱에 비해 창의적이다.
3 <리더빌리티>
RATING ★★★★☆ FOR 북마크 버튼에 가격표가 없듯이, 클리핑 앱에도 가격표는 없어야 한다.
GOOD 필요성은 의문이지만, ‘Read Now’ 버튼으로 리더빌리티가 편집한 기사를 단번에 읽을 수 있다. 리더빌리티 사용자가 가장 많이 읽은 기사를 따로 모은 탭도 마련해놓았다.
BAD 수많은 앱, 소셜 네트워크와 연계하는 인스타페이퍼와 달리 트위터와 페이스북 연동 외에는 제공하지 않는다. 리더빌리티의 ‘가장 많이 읽은 기사’ 탭에 대한 신뢰가 덜 한 이유다.
WEIRD 주목할 만한 기사들을 아이패드에 적합한 레이아웃으로 볼 수 있는 앱 ‘롱폼’의 ‘픽업’에 의존한다. 롱폼이 2.99달러의 앱이니까, 어쩌면 무료로 롱폼을 이용하는 꽤 괜찮은 방법일까?
4 <인스타페이퍼>
RATING ★★★★☆ FOR 알고 있듯이, 돈 주고 샀다고 반드시 1백 퍼센트 활용하는 건 아니다.
GOOD 리더빌리티와 곧잘 비교된다. 텍스트 중심으로 구성되어 다소 무뚝뚝하게 느껴지지만, 원본 기사의 구성과 서체의 재현율은 리더빌리티보다 훨씬 더 높아서, 기사를 읽을 때는 정반대다.
BAD 유사한 기능을 제공하는 무료 앱이 벌써 여럿 있는데다, 3.99달러라는 망설여지는 가격. 하지만 인스타페이퍼의 안정성과 활용성을 보면 괜한 가격은 아니다.
WEIRD 인스타페이퍼의 매력을 반증하는 걸까? 인스타페이퍼 공짜로 쓰는 법에 관한 이야기가 웹에 돌아다닌다. 앱 자체를 공짜로 쓴다기 보다 웹 브라우저에서 활용하는 방법이긴 하다.
<에이수스 비보북 S300C>
GOOD 13.3인치 화면의 노트북 무게가 1.75킬로그램이라면 시대착오적이다. 500기가바이트 하드디스크를 채택한 것도 아쉽다. 그러나 터치 화면을 제공한다. 스마트패드와 비교해도 저렴한 최저가 79만원대의 가격도 매력적이다. 집에서 쓰기 좋은 저렴한 가격의 스마트 PC, 혹은 무게만 감수하면 가격대 성능비가 썩 뛰어난 노트북.
BAD 묵직하고 단단한 외장이 돋보인다. 집에서 쓴다면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아무리 터치 화면 감도가 좋아도 손가락으로 화면을 조작할 때 LCD가 뒤로 밀리면서 덜렁거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WEIRD 4기가바이트 메모리면 당장 부족할 건 없겠다. 하지만 오래오래 쓸 거라면 고려해야 한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 온보드 시스템을 채택했다. 메모리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하다.
<레더맨 뉴 서지 블랙>
GOOD 크고 무거운 게 짐이 되지 않는 경우랄까. 총 스물한 개의 도구를 포함하는 서지는 레더맨의 이름으로 나오는 멀티툴 가운데 가장 크다. 입지전적인 모델 웨이브와 기본이 같지만, 보다 큰 만큼 더 세다. ‘뉴’ 서지는 교체 가능한 전선 커터를 탑재했고, 표준 사이즈의 톱날과 호환하는 교환기를 채택했다.
BAD EDC(Every Day Carry) 목록을 근사하게 만드는 데, 위협적이고 묵직한 레더맨 뉴 서지만 한 선택도 드물겠다. 무광의 검은색이라면 심오한 뉘앙스까지 더할 수 있다. 하지만 EDC 사진 찍을 때가 아니라면 들고 다닐까?
WEIRD 판매가 18만2천원으로, 이전 모델보다 비싸고 새롭지만, 외장에 ‘New’ 한 글자 각인해주지 않았다.
<소니 ICD-X1000>
GOOD 16기가바이트 용량에 저장시간은 고작 최대 636시간이다. 하지만 마이크의 지향성과 주파수 설정을 상황에 따라 바꿀 수 있으며, 96.1킬로헤르츠/24비트 형식을 지원한다. 저장 공간을 화폐로 본다면, 가격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BAD 옆 사람이 머리 긁적이는 소리까지 잡아내는 압도적인 능력과 달리 외관은 대체 불가능하지 않다. 이 정도의 고성능 녹음기라면 D50이나 이를 이어받은 전작 SX813 정도의 골똘한 인상은 갖추었어야 하지 않을까?
WEIRD 함께 출시된 다른 모델의 무게와 비교하면, 딱히 무게 때문에 건전지 구동방식을 포기한 것 같진 않다. 하지만 덜렁 내장 USB 단자라니, 컴퓨터가 없는 곳에서는 충전도 못한다?
<니콘1 S1>
GOOD 슬로 뷰, 모션 스냅 샷, 스마트 포토 셀렉터는 결정적인 순간을 여러 개로 만들려는 시도다. 렌즈 줌 링이나 피처 버튼을 이용한 직관적인 조작은 결정적인 순간을 만들기 위한 과정을 간편화한다. 이제 카메라에 대해 딱히 뭘 알 필요가 있을까 싶다.
BAD 니콘1 시리즈의 초기작과 비슷한 1011만 화소, 지난해 발표한 V2부터 적용된 엑스피드 3A 화상 엔진으로, 박수보다는 투정을 더 듣겠다. 하지만 꼭 귀담아들을 필요는 없다. 보급형이란 말에 1니코 렌즈의 성능은 무시되어 있을 테니까. 오히려 문제는 최저가 66만원대의 성능 대비 높은 가격과 확고한 ‘자기 분야’가 없는 미러리스 카메라는 데 있다.
WEIRD 초급자용이란 말에 함정이 있다. 카메라에 대해 뭘 알기 위해서라면, S1은 너무 쉽게 만들어서, 용어조차 배우기 어렵다. 비단 S1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삼성 스마트 탱고 코너 클린>
GOOD 로봇 청소기가 듀얼 CPU를 장착하고, 카메라를 장착하고, 가능한 얇게 만들어도, 구석 청소는 빗자루로 한 번 훔치는 것만 못했다. 새로운 스마트 탱고는 내부에 팔을 감췄다. 청소를 시작하면 팔과 함께 브러시가 나온다. 지금까지 로봇 청소기에서 봤던 팔 중 가장 길다.
BAD팔 길다고 야구 잘하는 거 아니듯이, 구석 청소를 잘할 수 있는 자질은 충분하나 아쉬움은 가시지 않는다. 구석에 먼지를 두고도 알아서 청소를 끝내지만, 로봇청소기로서는 꽤 기특한 편이다. 다만 ‘로봇 청소기로서’ 잘한다는 게 만족할 만하다는 뜻은 아니다.
WEIRD 일종의 리모컨 역할을 하며 음성인식까지 지원하는 스마트 탱고 톡 앱은 안드로이드 OS만 지원한다.
1 <카시오 프로트렉 PRG-550>
RATING ★★★★☆
FOR 등산을 가끔 가지만 제대로 산에 오를 사람.
GOOD 프로트렉 PRG-550을 처음 보면 화려하지 않은 지샥 빅페이스 같다 하지만 색이 과하지 않아 매일 차도 부담이 없다. 게다가 태양열로 충전돼 베터리 걱정이 없으며, 방수 및 고도 측정 범위의 폭이 순토 코어에 비해 넓다.
BAD 고도 측정 최소단위가 5미터로 너무 벙벙하다. 5미터면 아파트 2층 높이다. 어차피 시계안의 고도계는 오차를 감수해야 하는데, 그 오차까지 생각하면 꽤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WEIRD 전자시계의 모습을 감추기 위해 노력했지만 전자시계의 장점까지 버릴 필요가 있었을까? 백라이트가 LCD 창이 직접 빛나는 것이 아니라, LED로만 처리한 것은 조금 안일해 보인다. 카시오가 그런 걸 못하는 회사가 전혀 아닐 텐데.
2 <순토 코어>
RATING ★★★★☆
FOR 산악인으로 변신하고 싶지만, 산악인으로 보이긴 싫은 사람.
GOOD 순토는 등산용 시계의 가장 큰 축이다. 그중 코어는 꼭 필요한 정수만을 뽑은 모델이다. 무게도 가벼워 부담 없이 산행을 돕는다. 특히 시곗줄은 어떤 시계의 우레탄밴드보다 부드럽고, 착용감이 좋으며 견고하다.
BAD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면, 백라이트가 어둡다는 점이다. 그래서 아예 어두운 곳에서만 잘 보인다. 반면 순토의 최상위 기종인 앰빗은 그 밝은 백라이트 때문에라도 구입하고 싶을 정도다. 결국 가격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걸까?
WEIRD 큰 창을 사용하는 전자시계를 오지에서 사용하려면 배터리 효율이 중요하다. 코어는 배터리를 효율이 낮아 거의 1년에 한 번 꼴로 배터리 부족 알람이 울린다. 그럴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그냥 고도계를 살까.”
3 <티쏘 티터치Ⅱ>
RATING ★★★☆☆
FOR 여전히 피처폰 유저.
GOOD 새삼스럽지만 티쏘는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품질의 시계를 만드는 회사다. 하지만 티터치는 합리적이기보다는 기술력을 자랑하는 시계다. 화면을 터치해 조작하고, 브레이슬릿을 티타늄으로 만들어 가볍다. 아주 보편적인 얼굴을 하고 있지만, 다른 등산용 시계의 기능을 전부 지닌 시계다.
BAD 영하 5도까지만 측정할 수 있다면, 과연 등산용 시계라고 불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번 겨울엔 끄덕하면 영하 17도였다. 하긴 겨울 산행에는 살에 금속 브레이슬릿이 달라 붙을까봐 다른 시계를 차겠지만 말이다.
WEIRD 터치스크린은 더 이상 신기한 기술이 아니다. 터치에 오토매틱 무브를 장착하면 좀 신기하긴 하겠다.
- 에디터
- 정우영, 양승철
- 포토그래퍼
- 정우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