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시계에 계속 시간이 흐르는 걸 보고 싶다면.
❶ 공식 서비스 센터에 방문하자
가장 먼저 할 일은 공식 서비스 센터에 방문하는 것이다. 쿼츠 시계는 배터리 수명이 다 한 상태로 보관되어 있었다면 전지의 누액이 새어 나와 시계 내부 전체를 오염시켰을 가능성이 높고, 기계식 시계라면 오버홀 주기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진품 판별도 가능하기 때문에(얼마전 모 브랜드의 잘못된 판단이 큰 사건으로 촉발되어 신뢰성에 금이 가긴 했지만, 해당 사건으로 한국 지사장이 교체됐을 만큼 신뢰성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긴 하다) 꼭 처음에는 공식 서비스 센터에 시계를 보여주는 것이 최선이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본사 지침으로 다이얼 등의 부품을 무조건 교체하는 브랜드가 있기에, 원하지 않는다면 수리를 맡기기 전 반드시 직원과 부품 교체 범위에 대한 상담을 거치는 게 좋다.
❷ 폴리싱할까? 말까?
시계 표면을 얇게 갈아내는 폴리싱 연마를 거치면 아무래도 시계가 좀 더 새것 같이 보이긴 한다. 그러나 맨 처음 시계를 만들 때와 같이 완성도 높은 폴리싱은 불가능에 가까우며, 골드 소재 모델은 금이 그만큼 탈락된다. 또 하이엔드 메이커의 가공을 발매 당시와 동일하게 재현하는 것은 공식 서비스 센터에서도 어렵다는 것이 수많은 시계 애호가들의 중론이다. 이 같은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하이엔드 메이커의 시계나 금 시계는 가급적 폴리싱을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위 사항에 해당하지 않으며, 스크래치가 아무래도 말끔해지길 원한다면 폴리싱을 맡겼을 때 만족감이 오히려 클 수도 있다. 충고하고 싶은 부분은 깊게 고민하고 스스로 결정하라는 것 뿐이다.
❸ 워치 와인더를 사용해야 할까?
중력에 의해 로터가 회전해 무브먼트에 동력을 공급하는 오토매틱(=셀프와인딩) 무브먼트 시계가 아니라면 워치 와인더는 무조건 필요없다. 쿼츠 무브먼트나 손으로 태엽을 감아야 하는 매뉴얼 와인딩 시계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싶다면 일반적인 시계 보관함만으로 충분하다. 그럼 오토매틱 워치라면 워치 와인더를 사용하는 것이 좋을까? 그 역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다. 나는 퍼페추얼 캘린더, 애뉴얼 캘린더, 문페이즈와 같이 캘린더 관련 기능 컴플리케이션 워치가 아니라면 워치 와인더에 보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시계가 멈춰 있다면 매뉴얼 와인딩 시계처럼 크라운을 감고, 현재 시간과 날짜를 맞춰 착용하면 된다. 다만 퍼페추얼 캘린더 워치를 갖고 있다면 반드시 워치 와인더를 사용하라고 말하고 싶다. 그 기능은 사용자가 스스로 세팅하기 정말 까다롭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렴한 중국산 워치 와인더를 사용하면 시계에 좋지 못한 자기장의 영향이 미칠 수 있다. 성능에 대한 신뢰가 높은 브랜드의 제품을 구입하고 싶다면 스위스큐빅(SwissKubik)을 추천한다. 대다수의 명품 시계 브랜드가 스위스큐빅에 와인더 제작을 의뢰하며, 몇 억원을 호가하는 금고에도 워치 와인더 만큼은 스위스큐빅 OEM 제품이 많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