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dget

7 UP! <1>

2014.05.14GQ

더 많은 사람과 더 멀리 가고 싶은 날이 있다. 그럴 때 생각나는 15대의 듬직한 자동차, 그리고 그들과의 솔직담백한 인터뷰.

엔진 V6 3,456cc 가솔린 최고출력 266마력 최대토크 33.9kg.m 공인연비 리터당 8.1~8.5킬로미터 가격 5천20만~ 5천3백60만원

엔진 V6 3,456cc 가솔린 최고출력 266마력 최대토크 33.9kg.m 공인연비 리터당 8.1~8.5킬로미터 가격 5천20만~ 5천3백60만원

토요타 시에나 3.5 어떤 차를 두고 ‘상쾌하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토요타 시에나 같아야 한다. 사업상 의전에도 무리가 없고 가족과의 주말을 설계할 땐 더 설렌다. 이 차에 자꾸만 앉고 싶다는 건 다른 도시를 향해 달릴 준비가 됐다는 뜻이다. 토요타는 충실한 기본을 바탕에 두고 모두의 기대치를 살짝 상회하는 차를 만든다. 오랫동안 소유하고 싶다.

넌 누구니? 미국차보다 더 미국적인 미니밴이야. 존재감이 끝내주지. 물론 처음엔 서툴렀어. 하지만 2011년 3세대로 진화하면서 완전 물이 올랐지. 스스로 매력을 꼽는다면? 세련된 외모, 넉넉한 공간, 꼼꼼한 편의장비까지 흠 잡을 게 없거든. 어느 나라든 소비자의 요구는 비슷하니까. 일본은 예외여서 안 팔지만. 네가 내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지? 가족과 함께 놀러 다닐 기회가 부쩍 늘 거야. 의전용으로도 손색없으니 새로운 사업도 꿈꿔볼 수 있겠고 스스로 생각하는 단점이나 감추고 싶은 점도 솔직하게 한 번 말해봐. 단점보다는 뺏고 싶은 남의 장점을 말할게. 바로 크라이슬러 그랜드 보이저의 ‘스토우 앤 고’ 기능이야. 걔는 좌석을 바닥에 완전히 숨길 수 있거든. 어찌나 부러운지. 스스로 주인을 고를 수 있다면, 어떤 사람이길 원하니? 최고의 아빠, 멋진 사업가. 나와 함께라면 둘 다 가능하니까. 특히 2열 좌석 종아리 받침을 주목해줬으면 좋겠어. 다른 미니밴엔 이런 거 없다.

엔진 V6 SOHC I-VTEC VCM 3,471cc 가솔린 최고출력 253마력 최대토크 35kg.m 공인연비 리터당 9.1킬로미터 가격 5천1백90만원

엔진 V6 SOHC I-VTEC VCM 3,471cc 가솔린 최고출력 253마력 최대토크 35kg.m 공인연비 리터당 9.1킬로미터 가격 5천1백90만원

2014 혼다 오딧세이 혼다에는 어떤 모범을 기대할 수 있다. 치장하지 않았고, 고급스럽고자 애쓴 흔적도 많지 않다. 하지만 운전자와 동승자가 기대할 수 있는 것들을 고루 갖췄으니 그저 만족하게 되는 순간…. 이런 차를 타고 사랑하는 누군가를 태웠으니 굳이 무리해 달릴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런 범위 안에서 오딧세이가 보장하는 안락의 역치는 생각보다 높다. 오로지 ‘정확하다’고 표현할 수 있는 차다.

넌 누구니? 난 ‘기술의 혼다’가 자존심 걸고 만든 미니밴이야. 외모가 비장하지 않아? 미니밴이 꼭 뚱뚱이일 필요는 없잖아. 스스로 매력을 꼽는다면? 혼다는 고집이 대단한 회사야. 뻔한 공식을 거부했지. 운전감각에도 손 맛이 살아 있거든. 네가 내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지? 삶이 바뀌길 원치 않아. 미니밴 사면 더 많이 놀러 다녀야 한다는 생각도 선입견이니까. 그냥 세단처럼 받아들였으면 좋겠어. 가능성은 덤으로 여기고. 스스로 생각하는 단점이나 감추고 싶은 점도 솔직하게 한 번 말해봐. 혼다가 흉내 내기에 집착하는 회사였다면 내가 지금 모습으로 태어나진 않았을 거야. 시에나가 자꾸 덩치 얘기하는데, 키만 빼면 내가 더 우람하다고. 스스로 주인을 고를 수 있다면, 어떤 사람이길 원하니? 아빠나 사장으로 못 박기보단 고정관념에서 자유로운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스타일이든 운전감각이든, 난 전형적이지 않거든.

엔진 V6 3,604cc 가솔린 최고출력 283마력 최대토크 35kg.m 공인연비 리터당 7.9킬로미터 가격 6천70만원

엔진 V6 3,604cc 가솔린 최고출력 283마력 최대토크 35kg.m 공인연비 리터당 7.9킬로미터 가격 6천70만원

크라이슬러 그랜드 보이저 듬직하고 고급스럽다. ‘패밀리밴’이나 ‘미니밴’이라는 말로 이 차의 성격을 규정하기에는 그 쓰임이 훨씬 넓기도 하다. 이 장르가 미국 시장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83년. 그랜드 보이저가 시초였다. 원조의 품격을 그대로 갖고, 용도를 확장하면서 2014년형 그랜드 보이저는 ‘비즈니스를 위한 고품격 VIP 라운지’를 표방한다. 집무실이자 영화관이며, 가족과 의전을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넌 누구니? 내가 미니밴의 원조야. 생각해봐, 오리지널이 추앙받는 덴 다 이유가 있는 거야. 미니밴은 역시 제대로 놀아본 미국인이 최고로 잘 만드는 것 같아. 스스로 매력을 꼽는다면? 풍성한 현장 경험. 1988년 데뷔 이후 1천3백만 대 이상 팔렸으니까. 속을 봐. 수납공간이 얼마나 지혜롭고 세심한지. 네가 내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지? 이제 휴일에 집에서 뒹굴거리기는 힘들어질걸. 부지런히 숙소 잡고 동선 짜서 돌아다니게 돼. 즐거우니까. 스스로 생각하는 단점이나 감추고 싶은 점도 솔직하게 한 번 말해봐. 원조로서 자부심이 대단한데, 한국에선 인기가 시들해서 사실 좀 머쓱해. 일본 애들이 내 장점을 어찌나 창의적으로 응용하는지. 스스로 주인을 고를 수 있다면, 어떤 사람이길 원하니? 그저 일밖에 모르는 사람, 가족(특히 자녀)과 함께하는 시간에 인색한 사람을 주인으로 만났으면 좋겠어. 나와의 만남을 계기로 좀 다르게 살았으면 해. 그런 보람도 있거든.

엔진 V6 2,959cc 디젤 최고출력 260마력 최대토크 56kg.m 공인연비 리터당 10.3킬로미터 가격 4천4백96만원

엔진 V6 2,959cc 디젤 최고출력 260마력 최대토크 56kg.m 공인연비 리터당 10.3킬로미터 가격 4천4백96만원

기아 모하비 3.0 디젤 4WD 국산 SUV를 한 번이라도 생각해본 적 있다면, “모하비가 그렇게 좋다더라”는 말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이건 기아자동차가 만드는 SUV 중 최상위 모델,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사양의 모하비다. 수입차 부럽지 않은 옵션과 품질, 당당한 주행성능, 담백해서 더 품위 있는 인테리어를 고루 갖췄다. 모하비를 타는 사람은, 모하비만을 갖기 위해 지갑을 열었을 것이다. 이런 게 멋이다.

넌 누구니? 날 국산 SUV의 왕 형님으로 모시는 팬도 꽤 많지. 체격 우람하고 얼굴까지 크니 보스의 자질을 타고났다고 보는 게 옳겠지. 스스로 매력을 꼽는다면? 고급 대형 SUV란 상징성이 가장 큰 장점이지. 미국 풀 사이즈 SUV 시장을 염탐하기 위한 모델답게 한때 V8 4.6리터 가솔린 엔진도 얹었지. 한국 자동차사에 남을 사건이었어. 네가 내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지? 아마도 모하비 예찬론자로 거듭나겠지. 스스로의 자존감을 높여야 선택이 정당화될 테니까. 막상 겪어보면 좀 다를 수도 있을까? 스스로 생각하는 단점이나 감추고 싶은 점도 솔직하게 한 번 말해봐. 덩치는 굉장히 큰데, 실내가 좀 좁은 것 같아. 다른 애들은 좀 어때? 스스로 주인을 고를 수 있다면, 어떤 사람이길 원하니? 남과 다른 선택, 최고의 위상을 좇는 사람들. 데뷔 당시엔 확실히 그랬지. 그런데 지금은 시간이 좀 흘렀어. 그래도 좋아 죽겠다면 나로선 마다할 이유가 없지만.

엔진 V6 2,993cc 터보 디젤 최고출력 255마력 최대토크 61.2kg.m 공인연비 리터당 9.8킬로미터 가격 8천2백90만~ 9천4백50만원

엔진 V6 2,993cc 터보 디젤 최고출력 255마력 최대토크 61.2kg.m 공인연비 리터당 9.8킬로미터 가격 8천2백90만~ 9천4백50만원

2014 랜드로버 디스커버리4 3.0 디젤 오프로드와 온로드를 품위 있게 가로지를 수 있는 대형 SUV다. 몸집은 2.5톤에 가까운데 시속 100킬로미터 도달시간은 9.3초, 최고속도는 200킬로미터다. 탈 때마다, 도시를 벗어날 때마다 조금 더 험한 길을 찾게 될 것이다. 그게 디스커버리의 정체성이니까. 가족을 생각하자면 아쉬움 없이 배려할 수 있고, 운전자 본연의 감성으로 거칠어지고 싶은 주말이라면 망설일 이유가 없는 순도 100퍼센트의 SUV.

넌 누구니? 나? SUV 한 우물만 파는 랜드로버의 정수지. 랜드로버 중에서는 가격 대비 가치가 최고라는 점도 강조하고 싶군. 다 설명하자면 입이 아파. 스스로 매력을 꼽는다면? 랜드로버 집안의 우월한 유전자를 모두 갖췄어. 지금은 그야말로 정점이지. 네가 내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지? 나들이를 조장하는 수준의 미니밴들을 압도하지. 모험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북돋워준다고. 난 무늬만 SUV가 아니니까. 스스로 생각하는 단점이나 감추고 싶은 점도 솔직하게 한 번 말해봐. 솔직히 고도비만이야. 가벼운 알루미늄 뼈대로 갈아탄 레인지로버 시리즈와 달리 난 아직 예전 플랫폼을 그대로 쓰거든. 세대교체가 머지않았다는 뜻이기도 하지. 아, 이건 괜히 말했나? 스스로 주인을 고를 수 있다면, 어떤 사람이길 원하니? SUV에 대한 로망을 갖고 있는 사람들. 다른 차 기웃거릴 필요 없어. 다른 SUV 타면서 열등감 느낄 필요 없이 그냥 한 번에 랜드로버로 와. 후회하지 않을 거야.

엔진 2,993 cc 직렬 6기통 직분사 디젤 최고출력 258마력 최대토크 57.1kg.m 공인연비 리터당 12.3킬로미터 가격 9천3백30만~ 9천7백90만원

엔진 2,993 cc 직렬 6기통 직분사 디젤 최고출력 258마력 최대토크 57.1kg.m 공인연비 리터당 12.3킬로미터 가격 9천3백30만~ 9천7백90만원

2014 BMW X5 30d 요즘 BMW는 모든 모델에서 고른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운전석에서는 실망한 적이 거의 없고, 체급을 가리지 않고 ‘운전 자체가 즐겁다’ 생각하게 된다. X5는 BMW의 대형 SUV다. 디젤 엔진의 효율이 공인연비 12.3킬로미터를 보장하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킬로미터에 이르는 데는 6.9초밖에 안 걸린다. 역시, 3열 시트는 꼭 필요한 순간에만 펼치게 될 것이다.

넌 누구니? 난 SUV 핸들링의 새 지평을 연 주역이지. 포르쉐 카이엔이 관심을 좀 분산시켰지만 이번 세대엔 7인승도 있어. 스스로 매력을 꼽는다면? 과거의 단점을 철저히 개선했어. 특히 디젤 엔진의 소음과 진동. 바깥에선 대단했거든. 아주 조용해졌어. 네가 내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지? 운전 재미에 눈을 뜨게 될 거야. 코너에서 꽁무니가 얼마나 매끈하게 따라붙는지 몰라. 특히 랜드로버와 번갈아 몰아보면 아주 인상적이지. 훨씬 예리하고 깔끔해. 괜히 BMW겠어? 스스로 생각하는 단점이나 감추고 싶은 점도 솔직하게 한 번 말해봐. 랜드로버나 카이엔과 비교하면 오프로드 성능이 좀 약한 것 같아. 키 높이가 조절되는 서스펜션이 없거든. 스스로 주인을 고를 수 있다면, 어떤 사람이길 원하니? BMW를 꿈꾸되 망설이는 사람들. 너무 흔한 5시리즈보단 나를 통해 BMW의 매력을 접했으면 좋겠어. 또 평생 세단만 탔던 사람. 이제 넘어올 때도 됐잖아?

엔진 2,401cc 직렬 5기통 직분사 디젤 최고출력 200마력 최대토크 42.9kg.m 공인연비 리터당 11.5킬로미터 가격 6천9백20만~7천30만원

엔진 2,401cc 직렬 5기통 직분사 디젤 최고출력 200마력 최대토크 42.9kg.m 공인연비 리터당 11.5킬로미터 가격 6천9백20만~7천30만원

볼보 XC90 D5 AWD 모든 대형 SUV가 7인승이라고 말할 땐 그게 가능하다는 뜻이다. 넓은 공간과 활용의 자유 혹은 여유. 그게 장르 자체의 성격이다. 볼보 XC90은 속내가 따뜻한 대형 SUV다. 이 차의 시트에 처음 앉았을 때의 기분을 누가 잊을 수 있을까? 미국적으로 푹신해서도, 독일차처럼 정확해서도 아닌 편안함이 볼보 시트에는 있다. 아이를 위한 배려도 곳곳에 숨어 있다.

넌 누구니? 난 볼보 최초이의 SUV야. 볼보에서 처음으로 3열 좌석을 얹은 차이기도 하고. 스스로 매력을 꼽는다면? 자타공인 안전의 볼보잖아. SUV지만 스스로의 철학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지. 데뷔한 지 꽤 오래됐지만 꾸준히 업그레이드를 거듭해서 안전성은 여전히 최고 수준이야. 네가 내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지? 설령 다른 차를 또 갖고 있어도 나와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날 거야. 너무 편하거든. 특히 시야가 좋고 꽁무니가 수직으로 뚝 떨어진 모양새라 주차도 쉽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단점이나 감추고 싶은 점도 솔직하게 한 번 말해봐. 내가 2003년에 데뷔했으니 벌써 열두 살이네. 회사 상황이 복잡한 탓도 있었고, 원래 볼보의 세대교체 주기가 길기도 하고. 그게 유일한 단점이지 뭐. 스스로 주인을 고를 수 있다면, 어떤 사람이길 원하니? 유행보단 검증된 가치를 선호하는 소비자. 볼보를 신뢰한다면 특히 나를 눈여겨봐야지. 안전은 별점만으론 설명할 수 없는 자존심이니까.

엔진 V6 3,604cc 가솔린 최고출력 283마력 최대토크 35kg.m 공인연비 리터당 7.9킬로미터 가격 6천70만원

엔진 V6 3,604cc 가솔린 최고출력 283마력 최대토크 35kg.m 공인연비 리터당 7.9킬로미터 가격 6천70만원

아우디 Q7 아우디의 정체성이 그대로 살아 있는 대형 SUV다. 3열을 펼치면 두 사람이 더 앉을 수 있고, 그 상태에서도 보통 SUV 수준의 트렁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한눈에 봤을 때도 느껴지는 ‘거대하다’는 존재감. 동시에 아우디를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도회적 면모도 그대로 갖췄다. 그렇다고 사륜구동 시스템을 잊을 수 있나? 아우디, 콰트로, 오프로드 주파력은 이제 공식 같다. 출시 이후 몇 년이 지났다 해도 바래지 않고 여전히.

넌 누구니? 난 아우디 최초이자 최고의 SUV야. 거대한 덩치의 7인승 SUV이지만 구석구석 완벽하지. 품질에 유독 집착하는 아우디다워. 뒤늦게 뛰어드는 바람에 흥행은 좀 그랬어. 스스로 매력을 꼽는다면? 덩치나 장르와 상관없이 아우디의 특징을 고스란히 유지했다는 점. 아우디 콰트로가 얼마나 우월한지는 다 알지? 네가 내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지? 차 자랑이 잦아지면서 은근히 주위 사람들의 반감을 살 수 있겠지. 핫한 브랜드 아우디에서 나온 가장 큰 차니까. 차값이 얼만데 이런 재미를 포기할 수는 없잖아? 스스로 생각하는 단점이나 감추고 싶은 점도 솔직하게 한 번 말해봐.
덩치가 은근히 부담스러워. 빈자리 났다고 아무 데나 주차하긴 힘들거든. 차야 어떻게든 세울 수 있겠지만 타고 내릴 공간이 좀 빠듯할거야. 스스로 주인을 고를 수 있다면,어떤 사람이길 원하니? 아우디에선 독보적 상징성을 뽐내니까, 아우디를 선망하는 사람이 좋겠지. 능숙하게 주차할 운전 실력을 갖췄으면 좋겠고.

    에디터
    정우성, 컨트리뷰팅 에디터 / 김기범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