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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이다, 푸조 308

2015.10.24GQ

푸조 308이 이토록 즐겁고 합리적인 차인 줄 모르는 사람이 아직 있을 줄 안다.

푸조는 한 번은 머뭇거리게 만드는 브랜드였다. 가공할 연비, 단단하고 기본기가 훌륭한 하체, 귀엽고 세련된 디자인의 매력을 다 알면서도 그랬다. 수동 기어 기반의 자동변속기, 푸조 MCP는 그 탁월한 효율성이 장점이었지만 변속 순간의 감각만은 낯설었다. 거기에 적응하는 재미, 변속 순간마다 차체를 제어하는 느낌에도 즐거움은 있었지만…. 푸조 308은 지금까지 아쉬웠던 거의 모든 지점을 일거에 개선한 해치백이다. 푸조가 새로 개발한 6단 자동변속기는 기존의 효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그 낯설었던 감각도 완전히 지워냈다. 게다가 이렇게 깔끔한 디자인이라니. 모든 승객을 침착하게 만들면서 스포트 모드로 달릴 땐 계기판이 빨갛게 바뀐다. 엔진은 사납게 으르렁대기 시작한다. 튼튼하고 믿음직한 하체는 그대로다. 쭉 뻗은 고속도로나 굽이굽이 이어지는 산길에서도 떡 버티고 서서 도무지 물러설 줄을 모른다. 두 가지 엔진이 준비돼 있다. 1.6리터 직렬 4기통 디젤 엔진을 쓰는 모델의 최고출력은 120마력, 최대토크는 30.6kg.m, 가격은 2천9백50~3천1백90만원이다. 2.0리터 직렬 4기통 디젤 엔진을 쓰는 모델은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7.8kg.m을 낸다. 가격은 3천1백90만~3천7백40만원이다. 나만 소유한 것 같은 은밀한 심정, 영영 질리지 않을 것 같은 침착함을 소유하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 푸조 특유의 하체 감각와 쫀쫀한 핸들링을 즐길 수 있는 가장 안정적인 선택지다.

    에디터
    정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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