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민 무조건 단맛만 툭 튀는 국산 와인과 비교하면 꽃 향과 복숭아 향이 은은해 좋다. ‘꿈’처럼 훅 사라지는 짧은 피니시가 아쉽다. 이승훈 현대판 문익점이라고 불릴 정도로 품종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와이너리에서 만든 술. 도수가 5도로 전반적으로 맛이 약한 것만 빼면, 마시기 괜찮은 중간 단맛의 화이트 와인이다.
이지민 (‘대동여주도(酒)’ 콘텐츠 제작자) 복숭아 향, 통조림 백도 향이 훅 올라온다. 잘게 부순 얼음을 넣어 슬러시 형태로 마시면 좋을 듯하다. 이런 스타일의 화이트 와인에 ‘고도리’라는 이름은 영 어색하다. 이승훈 (‘우리술 유통연구소’ 대표) 거봉의 과육을 빼먹고 마지막 껍질을 씹을 때의 느낌이 떠오른다. 알코올 도수가 좀 낮더라도 과당하지 않는 방향으로 양조한 중간 단맛.
이지민 패션프루트처럼 새콤한 맛을 강조한 와인이다. 덜 익은 청포도 그대로의 맛도 난다. 새콤한 레몬, 유자 드레싱의 샐러드와 마시거나 바지락 술찜에 쓰기도 좋을 듯. 이승훈 한 잔 마시면 시작부터 끝까지 신맛이 강하게 이어진다. 밑바닥에 단맛도 깔려 있어 피니시가 물처럼 맹숭맹숭하진 않다. 입맛 돋우는 식전주로 괜찮을 것 같다.
이지민 전형적인 캠벨 포도의 맛. 전형적인 한국 레드 와인의 맛. 전반적으로 단맛이 두드러진다. 우리가 익히 아는 디저트 와인의 맛을 기대하긴 힘들다. 분류 자체가 달라져야 할 것 같다. 맛뿐만 아니라 색도 화채와 비슷해 과일을 넣고 상그리아처럼 만들어 차갑게 마시면 좋을 듯 하다. 이승훈 뚜렷한 특징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지민 오미자 차, 오미자 청이 생각날 정도로 오미자의 기운이 확실하다. 같은 와이너리에서 샴페인 방식으로 양조한 스파클링도 나오는데, 근사한 느낌을 내기엔 스파클링이 더 좋다. 이승훈 당분이 없는 오미자로 술을 만들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설탕을 넣었음에도 오미자 향을 잘 뽑아냈다. 이종기 대표의 힘이다.
이지민 향부터 우리가 생각하는 레드 와인과 거리가 좀 있다. 생포도가 그대로 발효된 듯한 신 맛이 느껴진다. 화이트 와인에 비해 국산 레드 와인은 일반 소비자가 받아들이기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승훈 놀랄 정도로 드라이하다. 그 면에선 양조인의 방향성이 뚜렷하다고 할까? 단맛을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은 시도해볼 만하다.
WHERE TO BUY 명절 때 반짝, 백화점 1층 선물 코너에 등장하던 전통주가 그래도 요즘은 꽤 다양한 곳에서 보인다. 술을 빚는 지역이 아닌 곳에서도 전통주를 쉽게 살 수 있어야 발전의 시동이 걸릴 터, 전통주 사기 좋은 가게를 몇 군데 소개한다. 인사동에 위치한 전통주 갤러리는 매달 추천하는 전통주를 선정해 시음과 판매를 하고 있다. 어떤 전통주를 사야 할지 모를 때, 슬쩍 들러 훌쩍 마셔보고 고르기 좋다.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와인 코너에서도 다양한 전통주를 한자리에서 판매 중이다. 구색이 다양해 가격대에 맞는 전통주를 고르기 좋다. 선물용을 찾는다면 신세계백화점 우리술방과 현대백화점 명인명촌관이 적절하다. 성동구에 있는 진승통상은 전통주 전문 유통업체다. 주로 도매 유통을 하지만,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소매 판매도 하고 있다. 근사한 판매대는 아니지만 가격만큼은 빛난다. 파주와 여주에 있는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에서도 전통주를 판매한다. 마음에 쏙 드는 옷을 못 샀다면 술이라도 입맛에 꼭 맞는 걸로 골라본다.
- 에디터
- 손기은
- 포토그래퍼
- 정우영
- 어시스턴트
- 조혜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