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트 맥주가 태동한 곳이라고 명명해도 어색할 것 없는 일명 ‘맥파이 골목’에 사워 맥주만 파는 사워 바bar가 새로 문을 열었다. 식초처럼 시큼한 맛의 크래프트 맥주를 통칭 사워 맥주라고 하는데, ‘맥주 덕후’ 중에서도 더 진하고 독한 덕후들이 즐겨 마신다. 이윤을 고려했다기보다는 퐁당 크래프트 펍의 ‘맥덕’ 이승용 대표가 ‘덕심’으로 저지른 술집이다. “절반 이상이 아는 손님이에요. 건너편 맥파이 직원들도 퇴근 후에 찾아오고요.” 그가 멋쩍게 웃으며 말했지만, 이렇게 세분화한 맥주 펍이 한국은 물론이고 범 아시아권에도 없다. 이 공간의 가치는 여기서 시작된다.
국내 크래프트 맥주 시장도 이 공간 덕에 조금 더 넓어진다. “대중들이 사워 맥주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고 싶어요. 크래프트 맥주의 흥미로운 요소 중 하나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아요. IPA가 지겨운 맥주 애호가들도 이쪽으로 넘어오면 좋겠고요.” 국산 크래프트 사워 맥주는 그때그때 달라지지만 총 10가지 정도를 드래프트로 구비하고 있다. 김치 유산균, 메주 등을 효모로 활용한 재미있는 한잔도 많다. 보틀숍도 함께 운영해 병맥주를 사갈 수도 있다. 불현듯 궁금한 것 하나. IPA 다음엔 사워 맥주, 그리고 그 다음엔? “맥스에 노가리죠.”
- 에디터
- 손기은
- 포토그래퍼
- 이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