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를 항해하는 관객들을 위한 안내서

2017.05.04GQ

기존 마블 히어로무비들과 차별화되는 B급 코미디와 독특한 비주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이하 <가오갤>)의 속편이 5월 3일 개봉, 42만명 관객을 동원하며 올해 오프닝 스코어 최고 기록을 세웠다. 괴상한 유머와 신나는 음악, 화려한 스펙타클에 잠시 머리를 비우고 싶다면, 당장 아이맥스관을 예매하자.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 객석에 착석하기에 앞서, 관람에 즐거움을 더할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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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루트의 전사에 대해 알아보자 전편에서 동료들을 감싸 안으며 제 몸을 희생했던 그루트. 그러나 그것이 끝은 아니었다. 로켓이 불 탄 묘목을 살뜰히 보살핀 덕에 베이비 그루트로 다시 태어난 것! 거대한 모습으로 ‘몸빵’을 맡았던 전작과는 달리, 자그마해진 아기 그루트는 퀼도 로켓도 들어갈 수 없는 깊은 곳까지 종횡무진 누비며 신 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한껏 사랑스러워진 모습이지만 원래 코믹스에서는 빌런이었다. 첫 등장은 <테일즈 투 아스토니쉬 #13>(1960)로, 플래닛 X에서 온 그루트는 지구에 침공해 인간을 납치하려는 무지막지한 외계인이었다! <어나힐레이션: 컨퀘스트>(2007)에서 크리 제국에 구금되어 있다가, 로켓과 친구가 되어 동료들을 위해 희생하며 인간적인 캐릭터로 재탄생한다. <가오갤2>에서도 베이비 그루트를 싸고 돌며 ‘육아’하는 로켓의 매력이 쏠쏠하니, 이 괴상하고 사랑스러운 콤비에게서 시선을 떼지 말 것.

 

2어썸믹스

2. ‘끝내주는 음악 모음집 VOL. 2’ 트랙리스트를 미리 섭렵하자 지구 출신 스타로드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일명 ‘AWESOME MIX’ 카세트테이프. <가오갤2>에서도 훌륭한 팝 넘버들이 우주 액션신과 함께 펼쳐지는 진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오프닝 시퀀스에서 흘러나오는 Electric Light Orchestra의 ‘Mr.Blue Sky’는 거대괴물과의 액션을 익스트림 스포츠인 양 유쾌하게 보여주고, 소버린의 함대들이 떼로 공격해올 때는 Silver의 낭만적인 ‘Wham Bam Shang-A-Lang’가 여유로이 흘러나와 아이러니한 웃음을 유발한다. 크리스 프랫은 “현장에서 늘 음악을 틀어놓고 촬영했고, 틀 수 없을 때는 소형 수신기를 귓속에 넣어 들으면서 촬영을 했다”고 밝힌다.

 

3어벤져스

3. <어벤저스>와의 연결고리를 복습하자 은하를 수호하는 가오갤이 어떻게 지구의 어벤저스에 합류하게 될까? 연결고리는 사상 최강의 빌런 타노스와 그가 가진 인피니티 스톤이다. 전 우주를 지배하고자 하는 야욕을 지닌 타노스는 은하계 전사와 지구의 전사들 어느 쪽과도 싸움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인피니티 스톤을 쥐고 있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파워 스톤을 회수해 우주 경찰 노바에게 돌려주기까지 한 스타로드 무리가 타노스와의 전쟁에서 빠질 수 없는 건 인지상정. 이미 크리스 프랫과 조 샐다나, 데이브 바티스타를 비롯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멤버들은 <어벤저스 3: 인피니티 워> 촬영을 마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블의 수장 케빈 파이기는 가오갤과 어벤저스가 뭉친 <어벤저스 3: 인피니트 워>는 <가오갤2>로부터 4년의 시간이 흐른 뒤라고 밝혔다.

 

4아맥

4. 아이맥스로 관람하자 <가오갤2>는 아이맥스에 최적화된 영화다. 제임스 건 감독은 영화의 주요 장면들을 1.9:1 비율로 디자인했다. (전체 영화의 약 1/3에 해당하는 40분 가량의 장면이다.) 이 장면들은 아이맥스 스크린에서 풀 스크린으로 관람할 수 있으며, 일반적인 시네마스코프상영관의 2.40:1의 비율로는 화면의 약 26%가 잘린 채 감상하게 되는 참사가 벌어진다. 3D로 감상해야만 하는 이유도 있다. 3D 레이어가 구현하는 뎁스와 입체감 표현이 무척 자연스럽고, 손에 잡힐 듯 눈앞에 분진이 휘날리는 효과도 생생하다.

 

5쿠키

5. 엔딩크레딧 마지막까지 자리에서 일어서지 말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마지막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까지 방심하지 말자.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중간 중간, 가지각색 쿠키영상이 무려 5개나 준비되어있다. 제임스 건 왈, 6개는 지나치게 ‘어썸’해서 5개만 준비했다고. 속편에서 도래할 빌런의 존재를 암시함과 더불어 사춘기를 맞은 그루트, 마블 코믹스 원작자 스탠리까지 깜짝 등장해 소소한 재미를 책임진다.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킨 당신이 승리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즐길 수 없는 단 하나의 이유?]

6폼

영화를 잘 만들면 뭐하나. 제임스 건 감독은 유나이티드 항공 사건(승무원들이 아시안 탑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려 상해를 입힌 사건)을 패러디한 레고를 트위터에 올렸고, 그에 대한 비판적인 멘션들이 이어지자 “진정해. 영어가 너희의 모국어가 아닌 걸 알고 있어. 미국에선 이슈를 언급할 때 유머와 함께 언급하기도 해”라는 멘션으로 비아냥대기까지 했다. 그의 인종관은 이번 영화에서도 엿볼 수 있다. 한국계 프랑스인 배우 폼 클레멘티에프가 연기한 캐릭터 맨티스는 전형적인 아시안 여성의 틀에 갇혀있다. 신비롭고 순종적인 맨티스는 마초 드루크가 “넌 정말 못생겼다, 너랑 하는 상상을 하니 역겹다”며 ‘츤데레’랍시고 폭언을 해대는 데도 방긋 방긋 웃기만 한다. 너구리와 나무인간까지 온갖 외계 종족들이 이질감 없이 동등한 이 우주에서, 왜 아시아 여성만 유독 홀로 외계인 같은 걸까?

    에디터
    이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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