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자동차는 하늘을 날아 다닌다? 먼 미래가 아니라 가까운 미래다. 올해 국제 모터쇼에서 공개된 콘셉트카를 통해 미래 자동차의 몇 가지 특징을 예상해 봤다.
1. 생체 인식 다음 세대에게 스마트키로 자동차 문을 여는 모습은, 금속 열쇠로 자동차 문을 여는 모습처럼 생소한 장면이 될 것이다. 스마트폰만 페이스 ID 기술을 도입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 자동차도 지문과 안면 인식을 통해 문을 여닫고, 시동을 걸 수 있다. 2018 뉴욕 모터쇼에서 공개된 제네시스의 ‘에센시아’ 콘셉트카는 B필러에 지문과 안면 인식 시스템을 적용했다. 2018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공개된 렉서스의 ‘LF-1 리미트리스’ 콘셉트카, 2018 CES에서 공개된 기아의 ‘니로 EV’ 콘셉트카 등 올해 국제 모터쇼에서 공개된 대부분의 콘셉트카는 생체 인식으로 제어 가능하다.
2. AI 미래의 자동차는 최신 스마트폰처럼 내외관 디자인 모두 단순해질 것이다. 특히 대시보드의 복잡한 버튼은 전부 사라질 전망이다. 실내에는 터치스크린과 인공지능 스피커 정도만 남는다. 이는 냉난방, 조명, 가전 제품 등을 원격으로 제어하는 스마트홈 시스템과 비슷하다. 운전자는 자동차에게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고, 자동차 역시 운전자에게 음성으로 정보를 알린다. 중국의 스타트업 자동차 회사인 퓨처 모빌리티가 2018 CES에서 공개한 ‘바이톤’ 콘셉트카는 무려 50인치의 터치스크린을 대시보드에 설치했다. 이 기기는 아마존의 알렉사 인공지능 스피커를 탑재했고,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를 적용해 어플리케이션 사용도 가능하다. 말조차 필요 없는 시대도 멀지 않았다. 닛산이 개발 중인 ‘브레인 투 비클(Brain-To-Vehicle)’ 시스템은 운전자의 뇌파를 분석해 생각을 읽는 기술이다. 운전자의 뇌파를 종합해 이를 토대로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기도 전에 인공지능이 먼저 제동을 걸어주는 방식이다.
3. 완전 자율 주행 앞으로 20년 뒤에는 스티어링 휠, 브레이크, 엑셀러레이터 등 주행에 필요한 기본 장치는 박물관에서나 보게 될 것이다. 현대, 기아 등 국내 자동차 회사도 2030년을 목표로 완전 자율 주행 자동차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완전 자율 주행 자동차는 한 마디로 운전자의 개입이 전혀 필요 없는 자동차다. 2018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된 폭스바겐의 ‘I.D 비전’ 콘셉트카를 보면 어떤 의미인지 단박에 알 수 있다. 이 차에는 운전석이 없다. 자율 주행 레벨 5인 이 자동차는 스캐너, 센서, 카메라 등으로 주변 상황을 감지하고 자동차 스스로 주행한다. 또한 실시간으로 교통 데이터를 수집하고 다른 차량과 소통하면서 최적의 길을 찾아낸다. 미국 자동차 공학회 기준 자율 주행 레벨 5는 완전 자율 주행 단계다. 이 단계는 차선이 보이지 않거나 도로가 미끄러운 위급 상황을 포함한 모든 환경에서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 없다.
4. 럭셔리 전기차 전기차의 대중화도 미래 자동차 산업의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이제 자동차 회사의 전기차 개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지금까지 전기차에 거부감을 표하던 전통적인 럭셔리카 브랜드도 앞다퉈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작년 말, 요트를 연상케 하는 메르세데스 마이바흐의 ‘비전 마이바흐 6 카브리올레’ 콘셉트카가 시작이었다. 2018 제네바 모터쇼에서는 무려 3개의 럭셔리카 브랜드가 전기차 대결을 펼쳤다. 먼저, 포르쉐였다. 포르쉐는 절대로 전기차를 만들지 않을 것 같았다. 포르쉐의 마니아들은 아직도 1960, 1970년대 공랭식 엔진을 추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르쉐는 그냥 전기차가 아닌 슈퍼 전기차를 만들었다. 포르쉐의 ‘미션 E 크로스 투리스모’는 전륜과 후륜에 각각 하나씩 전기 모터를 장착해 제로백 3.5초를 자랑한다. 이어서 일명 회장님 차로 알려진 벤틀리가 창립 이래 최초의 전기차인 ‘벤테이가 하이브리드’를 공개했다. 이 차는 전기 모터와 V6 가솔린 엔진을 결합했다. 같은 자리에서 재규어는 순수 전기 동력으로만 구동하는 ‘아이 페이스’를 공개했다. 슈퍼카의 양대 산맥인 람보르니기와 페라리도 전기차 개발을 시작한 만큼 내년 모터쇼에서는 진짜 슈퍼 전기차의 모습을 실물로 보게 될 확률이 높다.
5. 플라잉 카 출퇴근길마다 도로에 가득한 자동차 행렬 위를 날아서 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고? 이 바람이 현실이 될 날도 멀지 않았다. 2018 제네바 모터쇼에 등장한 PAL-V의 ‘리버티’는 자동차와 헬리콥터를 반씩 섞은 디자인이다. 이 플라잉 카는 자동차 모드에서 최대 시속 160킬로미터로 주행하고, 헬리콥터 모드에서 최대 시속 180킬로미터로 비행한다. 두 가지 모드를 오가는 데는 약 10분 안팎의 시간이 소요된다. 리버티의 상용화는 먼 미래가 아니다. 벌써 유럽 항공안전국과 미국 연방항공국의 인증을 받았고, PAL-V 공식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을 시작했다. 얼마 전, 차량 공유 업체인 우버(Uber)도 전기로 구동하는 플라잉 택시 ‘우버 에어’의 프로토타입을 선보이고 시범 운영을 위한 도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플라잉 카, 플라잉 택시가 상용화되면 출퇴근길 교통체증은 신기한 현상이 될지도 모른다.
- 에디터
- 이재위